02. 왜 맨날 동생 먼전데

무조건 똑같이 1개씩 = 평화와 정의의 열쇠

#1

운동 목적으로 문틀철봉이랑 풀업밴드를 샀다.

둘째는 그네가 생겼다며 좋아한다.

"이건 아빠 운동기구야"라고 말해도

"아빠 빨리 그네 태워줘"라며 안겨온다.

심쿵사하기 전에 얼른 둘째를 그네에,

아니 풀업밴드에 태웠더니 앞뒤로, 위아래로 출렁거리는게 재밌다며 깔깔댄다

#2

그 소리를 들은 첫째가 거실에서부터 후다닥 뛰어오더니

나는 왜 안 태워주냐면서 입이 삐죽 튀어나왔다.

"알았어 알았어 너도 태워줄께"

둘째를 두세번 더 태운 다음 내리고 첫째를 태웠는데,

큰애의 엉덩이가 바닥에 닿아버렸다.

밴드의 탄력성이 27kg을 소화하기에는 무리였나보다

#3

큰애는 "나는 왜 그네를 못타는거야, 아빠 미워"라며 울고

둘째는 "언니 안탈꺼면 어서 비켜"라며 미운 시누이짓을 한다.

둘 다 얼굴이 곧 터질것 같다.

"오늘 그네 장사 끝났습니다"

풀업밴드를 어서 풀고 제136차 자매전쟁을 예방했다.

#4

큰애는 계속 서운한가보다.

"밖에 나가서 진짜 그네 탈래?" 했더니 싫단다.

동생이 탔으니깐 무조건 자기도 밴드그네를 타야겠단다.

'니가 동생한테 양보좀 하면 어때'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말해 뭐해.

무조건 똑같이 해야되는걸.

아빠가 잘못했다.

다음에 더 좋은 밴드그네 태워주겠노라 약속했더니 겨우 풀렸다.

#5

애들한텐 뭐든지 똑같이 해줘야 한다.

아이스크림 여러 종류 사면 좋을것 같지만

서로 좋은거 하겠다고 100% 싸운다.

성능? 맛? 다 필요없다.

그냥 서로 똑같은거면 뒷탈없고 깔끔하다.

속터지기 싫다면 무조건 똑같이 한개씩!

평등이 곧 평화이자 정의다

#똑같은걸사면되니고민이줄어서좋긴해 #근데비싼것좀고만골라이것들아 #아빠등골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