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을 여닫는 소리, 숯불의 온기, 닭갈비 굽는 냄새. 손님이 많을 때와 한가할 때의 빈틈 사이.
하루에도 수십 번 반복되는 익숙한 풍경 속에서 나는 나만의 시간을 찾아낸다.
손님이 한, 두 테이블 남아있는 늦은 밤.
배달의민족 주문 앱만 켜놓고 혹시나 배달 접수가 들어 올까 하며 기다리는 시간.
가게 안 홀 테이블 한쪽에 앉아 자연스럽게 작은 의식, 나의 글쓰기 시간이 시작된다.
하루 동안 있었던 일을 떠올리며 한 줄, 두 줄 써 내려가는 시간.
가게 문 닫는 자정 12시가 내가 정한 나만의 시간, 곧 글쓰기 마감 시간.
“오늘은 어떤 손님이 다녀갔지?”
“내가 너무 바빠서 웃는 시간을 놓치진 않았을까?”
평소에 지나쳤던 순간들이 글 속에 들어오면 전혀 다르게 느껴진다.
사람을 상대하고 응하는 일은 많은 체력적 정신적인 소모가 많다.
아무리 일이 힘들고 지치더라도 손님이 흡족해하는 표정을 짓는다던가, 말 한마디라도 맛있다 하고 가면
힘이 나고 어깨가 들썩거린다.
사람을 상대하는 일을 많이 하니 나만의 평정심이 필요하기도 했다.
가게, 집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것들. 일의 힘듦을 해소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고 싶었다.
포기하지 않고 일을 하기 위해 쉼, 휴식, 나의 엔도르핀이 결국 글쓰기.
여러 사람이 아닌 나 혼자 살며시 할 수 있는 것.
누구 눈치 없이 나만의 오롯한 시간을 준 글쓰기가 소중한 일상의 한 페이지가 되었다.
가끔은 손님과 나눈 짧은 대화 한마디가 오래 남기도 한다.
며칠 전에 한 가족 손님이 식사를 마친 뒤,
“ 이 집은 맛도 맛이지만 친절하게 해주셔서 좋아요.”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듣고 가슴이 뭉클했다. 그날 밤 나의 작은 의식, 글쓰기에는 그날의 에피소드를 적었다.
이런 글쓰기는 나를 붙잡아주는 버팀목이 된다. 내 마음을 내가 스스로 바라보는 시간,
가게 안에서 나를 다독이는 순간.
맛있는 음식을 만들고 사람들과 웃으며 지내는 하루도 좋지만 나와 조용히 마주하는 이 글쓰기 시간이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든다.
그날의 나를 정직하고 진솔하게 담아낸 글쓰기, 작은 의식은 내가 나를 잃지 않게 하기 위한 다정한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한 남자의 아내로, 엄마로, 자영업을 하는 사람으로 그렇게 한 페이지, 또 한 페이지 쌓여 언젠가는 글이 모여 나라는 사람의 온기가 전해질 수 있기를. 글을 쓰며 나 스스로 살아 숨 쉬며 삶의 중심이 되어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