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이주 10년 봄날의춘천 노형 숯불닭갈비 손님의 정

by 봄날의춘천저널


식당안 냉장고 속 채소가 가득, 그야말로 풍년이다. 밭에서 금방 수확한 싱싱한 양배추, 브로콜리, 제주도 무, 당파까지. 녹색의 파릇파릇한 어디 가서 팔아도 될 값진 자태들을 뽐내며 식당에 모셔졌다.


며칠 전 우리 딸 친구네 부부가 부모님을 모시고 식사를 하러 가게로 오셨다. 딸 친구네 부부 첫째딸과 우리딸이 7살부터 서로 알고 지낸 막역한 사이다. 부모님두분, 부부, 아이들 3명. 테이블 두 개는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저녁에 이미 서로 붙어 있는 테이블에 모두 손님이 있어서 따로 앉아야 했다. 이런상황이면 자리가 없다고하며 나갈법도한데 따로 앉아도 된다고해서 내심 놀랐다.


친구네 부부는 아이들은 방에 있는 테이블에 앉고, 부모님은 입식 테이블로 앉아도 된다고 했다. 주문은 각각 테이블마다 받았다. 아이들은 간장 닭갈비와 순한 맛 닭갈비로 주문하고 부모님은 순한 맛 닭갈비와 매운맛 닭갈비를 주문하셨다. 막국수와 주먹밥, 된장찌개까지. 술은 생맥주로 주문 완료.


주방에서는 남편이 땀을 뻘뻘 흘리며 초벌을 하고있었다. 그 노고만큼 닭갈비가 착착 순조롭게 나오고 있었다. 남편은 주로 주방, 나는 홀 전담. 남편이 불 앞에서 힘들어하면 내가 가서 초벌도 하고 번갈아가면서 일한다. 주방이든 홀이든 모든 멀티로 해야 하는 법. 친구네부부 테이블 아이들에게는 음료수 서비스가 나갔다. 콜라와 사이다 각각 하나씩. 친구네 부부 아이들은 초등 6학년, 초등 3학년, 막내가 4살이다.


친구네 부모님이 식사를 다 마치고 계산하시며 부모님께서 말씀하셨다.

“ 혹시 채소 받는곳이 있어요?”

“아니요, 마트에서 주문해서 쓰고 있어요”

“그럼 주말에 양배추 좀 갖다 줄게요."

“와! 고맙습니다.”


제주 10년 차, 이제야 제주도민이 된 것 같은 느낌이다. 주말 비 오는 와중에 가게 문을 열고 얼마 지나니 딸 친구 부모님께서 채소를 트렁크에 한가득 실어서 갖고 오셨다. 양배추뿐만 아니라 덤에 덤으로, 냉장고 안에 있는 채소만 바라봐도 뿌듯하고 든든해서 냉장고가 채워지니 마음이 편안했다. 나중에 딸친구엄마는 부모님이 농사지어서 나누어주는 정, 그 맛으로 사신다고 말했다. 그 정을 나까지 주시다니 고마울 따름이다.



hands-923293_1280.jpg


keyword
작가의 이전글제주도 봄날의춘천 숯불닭갈비 초벌구이하며 글쓰는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