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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화 Jul 01. 2024

META

Part 1 출입처-On the Record

META 직원들과의 Coffee Chat에서 얻은 인사이트 모음


#Branding

프레젠테이션이 끝나고 우리는 메타 직원들과 커피챗을 나눴다. 프로젝트 매니저, 프라이버시 마케팅, 사용자 경험 디자이너, 데이터 분석가 등 다양한 직무의 사람들에게 궁금한 내용을 질문할 수 있었다. 

소그룹으로 나눠서 네트워킹을 하는 방식은 크리켓의 홈커밍데이와 똑같았다. 브랜딩 학회 크리켓에 1년 동안 몸 담은 학생으로서, 브랜딩에 관해 궁금한 내용을 직원 분께 질문드렸다. 

직원 분의 답변은 내가 브랜딩에 관해 알고 있었던 바를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다.

학회에서는 브랜딩과 마케팅은 별도의 영역이며, 브랜딩이 더욱 본질적이라고 배웠지만, 직원분께서는 ‘브랜딩 열풍’을 회의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시면서 브랜딩은 마케팅에서 파생된 개념일 뿐 회사가 더 공을 들여야 하는 분야는 마케팅이라고 말씀하셨다. 

또한 미국에서 한국은 브랜딩을 잘하는 나라로 평판이 높으며, 특히 젠틀몬스터의 브랜딩이 주목받고 있다는 말씀은 한국의 브랜딩이 걸음마 단계라고 보았던 나의 생각과 정반대였기 때문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Feedback

이어진 다른 직원 분과의 대화에서는 메타의 피드백 문화를 접할 수 있었다.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을 주기 위해’ 상대가 잘한 점을 먼저 얘기하고, 끝에 상대가 못한 점을 비판하는 한국식 피드백과 달리, 미국식 피드백은 미팅 전 피드백에 관하여 대화를 나눌 것이라는 통보를 한 후 미팅에서는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가 상대의 잘못을 비판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미국 직장에서는 잘한 점을 먼저 언급하는 말하기가 ‘칭찬’이나 ‘상대에 대한 존중’이 아닌 ‘무례’로 간주된다는 측면에서 한국과 미국의 큰 문화적 차이를 느꼈다.

또한 메타는 이러한 회사의 피드백 문화에 익숙해지기도록 돕기 위해 On boarding 기간 (회사 입사 후 적응 기간) 동안 사수가 붙어서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가르친다고 한다.

덧붙여 일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는 시간이 해결하도록 가만히 두는 것보다는, 매니저나 동료에게 도움을 요청해서 본인에게 어떤 피드백에 필요한지에 대한 조언을 적극적으로 강구하는 태도가 요구된다고 한다.

피드백 메일을 확인하는 것이 너무 스트레스 받으면서도, 그래도 기분 나쁘게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는 말을 들으니 미국 회사에서 피드백이 갖는 위력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지닌 중요성이 피부로 와닿았다. 


#Life Experience


가장 감명 깊었던 내용을 꼽자면, 자신의 인생 경험을 기쁘게 공유하시는 직원 분들의 모습이었다. 

솔직히 나는 계산적인 마음으로 직원 분들과의 대화에 임했다. 스카이캐슬에서 서울대 의대 합격 포트폴리오를 얻기 위해 안달하는 강예서처럼, 나는 소위 말해 꿈의 직장인 메타에서 일하기 위해 갖춰야 할 스펙을 알아내려고 했다. 

하지만 메타 직원분께서는 ‘공모전 수상’ ‘대기업 인턴 경력’ ‘높은 학점’ 등의 전형적인 스펙과는 한참 동떨어진 다양한 경험을 얘기해주셨다. 태초의 목적은 까마득히 잊은 채, 나는 라틴댄스에 빠져들어서 3년동안 무대에 올랐다는 이야기, 해외 스타트업에서 일해보고 싶어서 무작정 비행기 티켓을 끊은 이야기, 대학시절 파티에 빠짐없이 참석하면서 친구들과 원없이 놀았다는 이야기 등 직원들의 경험담에 매료되었다. 처음부터 메타 입사를 목표로 전력을 다한 사람은 없었다. 내 앞에 있는 모든 분들은 자신의 가슴을 뛰게 하는 활동에 앞도 뒤도 재지 않고 뛰어들었던 사람들이었다. 

능성의 역설이라고 이름 붙여야 할까. 나만의 대체 불가능한 전문성을 갖추겠다는 명분으로, 가장 ‘가능성 있어 보이는’ 한 우물만 진득하게 파는 것은 정당화해왔다. 그런 태도가 새로운 도전과 성장의 가능성을 스스로 차단해 버리는 어리석은 행위가 될 수 있음을 대화를 통해 자각하게 되었다. 다른 친구들 또한 나와 느낀 바가 같았는지, 취업, 진로, 적성에 대한 골치아픈 고민은 잠시 접어둔 채, 남은 학기 동안 대학생의 특권을 활용해 최대한 다양하게 활동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나 역시 의미 없는 것은 없다는 진리를 상기하며, 한국으로 돌아가서는 글쓰기라는 ‘틀’에만 스스로를 가두는 대신 글쓰기가 중요하지 않은 환경에 나를 끊임없이 내던지기로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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