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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K이혜묵 Jun 14. 2024

두근두근 열 번째와 열한 번째 자격증을 위해

온수온돌기능사와 타일기능사 시험 보기

먼저 온수온돌기능사 자격증부터 갈겨 보자.

온수온돌은 보일러 배관설비 하는데 필요한 자격증이다.


야! 자격증 수집가냐?

그런 것 따서 무엇에 써먹을 건데.


그러게 나도 모르겠다. 왜 이런 도전을 하고 있는지.

2개월 전 6월에 온수온돌기능사 시험에서 동관소켓에서 누수가 되어 시험에 탈락하고 또 원서접수를 했고 지난번 떨어진 장소에서 이번에도 시험을 보았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제출했던 작품에 감독관은  "5번 나오세요. 물세는 곳이 없으니 해체하고 가도 됩니다"라고 말했다. 

이런 말을 들으면 합격이다.


지난번 감독관은 "여기 보이시죠 물세죠. 여기 수험번호 옆에 서명하세요"  이런 말을 했었기 때문이다.


정말 나는 왜? 

이 짓거리를 하고 있는가? 그냥 무의식적인 것 같기도 하다.  


또 돈과 시간을 계산해 보자. 

머리가 좋지 않은 덕분인지 연습했던 내용 중에 상세 부분이 잘 감이 잡히지 않아 다시 학원실습을 하루 했더니 학원 실습비 8만 원 내라고 한다.

그리고 동관파이프 구부리는 데 사용하는 도구와 관을 자를 때 사용하는 컷팅기 등 공기구 빌리는데 또 학원에 8만 원도 주었다.


                               시험 보러 가기 전에 학원에서 완성한 작품(물 넣고 누수 테스트)


사실은 학원에서 도구를 빌리지 않고 어차피 사용할 공구라고 생각되어 몇 개를 인터넷으로 샀는데 싸구려라 그런지 작동이 영 맘에 들지 않는다.

강관이 정밀하게 잘리지 않고 힘만 들어 결국 학원 공구를 빌려서 갔다.


무거운 공구가방 메고 시내버스 30분 타고 도착했고 이번에는 지난번과 같이 실수하지 않으려고 파이프 나사 내는 기계에 여러 번 연습나사를 내어 최대한 소켓들이 자연스럽게 들어가도록 했다.

지난번 보다 조금 여유가 있어서 그런지 다른 사람들 작업하는 광경도 구경해 가면서 여유롭게 했는데 


아뿔싸! 가지고 갔던 동관커팅기가 안보였다. 


남의 것 빌리면 탈락이라 머리가 삣족하게 스는 순간 그래 어차피 자르는 것 강관커터기로 돌려서 잘라보자 생각했고 정밀하게 잘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잘 커팅이 되어 조립하는데 차질이 없었다.


옆에 중국 아저씨 자꾸 말 시켜서 말 시키지 말라고 눈총 주었는데 이분은 3번째 시험 보러 왔는데 또 물 샌다고 탈락되었다고 감독관에게 봐달라고 사정하는 말투이다.

감독관은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아도 누수확인란에 서명을 받는다. 

지난번 내 상황에 대한 생각이 난다. 

한번 떨어지면 금전적인 손실에 실망감이 너무 커지기 때문이다.


이번 온수온돌기능사 시험으로 테프론(물 세지 않게 감는 테이프) 감는 실력이 많이 늘었다. 

그리고 값싼 공구에 그만 손대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다음은 타일기능사 이야기이다.

온수온돌과 같은 회차이지만 시험 날짜가 달랐다.


퇴직을 하지 않을 때 주말에 국민내일 배움 카드를 이용해서 타일학원을 다녔었다. 

국민내일 배움 카드를 발급하면 학원비 중 개인이 45% 정도만 지급하면, 나머지 55% 정도는 국가에서 학원으로 바로 지불해 줘서 개인적으로는 경제적 큰 부담이 줄어든다.

이때 학원 선생님께서는  "실무를 배울 거냐? 자격증 위주로 배울 거냐?" 선택하라고 했었다.


"자격증은 무슨 자격증 실무를 배워야지" 하고서는 실무이주로 학원을 다녔었다. 

올해 들어 욕실리모델링 학원을 다니면서 타일을 붙이는데 이 정도면 학원 안 다니고도 타일기능사 자격증을 딸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냥 한번  자격증 시험을 응시해 보자 하는 생각이 들어 온수온돌과 함께 2가지 기능사 시험에 응시를 하였다.


그래도 자격시험과 실무는 다른데 

실무에서는 시멘트에 모래를 썩어 타일을 붙이지 않는다. 


대부분 본드나 모래를 미리 썩어 놓은 압착시멘트, 또는 접착력과 조기강도가 높은 백시멘트, 방수나 틈새 메꿈등에 주로 쓰는 실리콘, 폼본드, 강도가 센 에폭시 등 너무나 다양하게 사용한다. 


그리고 상황에 따라서는 이들을 한 타일 위에 함께 발라 썩어 쓰기도 한다. 

또한 타일 규격도 기능사에서는 200*200mm을 사용하지만 

현장에서는 최소 300*300 또는 300*600이 대부분이고 최근에는 타일의 크기가 점점 커지고 있다.


그래도 연습은 한번 해봐야 해서 옛날 다녔던 학원에 요청하여 연습해 보기로 하고 하루 연습비용으로 6만 원을 지급하였다. 


타일이 붙지도 않고 자꾸 덜어졌다.

또한 실 띄우는 방법도 기억이 나지 않고 조각타일을 얼마의 규격으로 만들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하트모양과 마름모는 어떻게 만들지.


4시간 40분 안에 완성도 못하고 측면 벽에 붙였던 타일이 떨어져 있는 상태에서 그냥 바닥에 모래를 깔고 타일을 까는 것까지 하는데  온종일이 걸렸다.


학원 선생님께서는 학원 문 닫는다고 청소하고 정리해 놓고 가라고 하면서 몇 가지 잘 못된 점을 지적해 주었다.


이왕 시험을 접수한 거라 

한번 더 연습해 보자고 생각하고 시험날짜 3일 전에 또 6만 원을 주고 학원에서 하루 연습을 더 했다. 

어느 정도 붙어 있기는 했는데 바닥 기준점을 잘 못 잡아 상부 젠다이 타일을 붙일 수가 없었다.

또한 재료와 재료 사이 분리대로 사용되는 비드도 안 맞고 그라인더 질 해서 자른 하트모양 타일은 깨졌다. 


다행히 4시 40분 안에 끝내기는 했지만

조각타일 규격도 제대로 맞지 않아 완성 작품이 난리가 아니다.


이 실력으로 시험 보러 간다고?

                                          학원에서 2번째 연습했던 작품


안 되겠다 싶어 일요일 유튜브를 또 좀 보았다. 

유튜버 중에

타일을 위에서 살살 흔들면서 내려 붙이는 것이 특이하게 보였다.


그래 시험장에서 이 방법으로 붙여 보자.

(이 방법으로 시험 볼 때 실행을 해 보았는데 정말 하나도 떨어지지 않았다.)


맨 밑에 타일이 그 위 타일들을 수직으로 힘을 받고 있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벽타일은 수직력으로 버티는 것이 아니라 각장마다 벽면에 접착력으로 버텨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준다. 

수직도가 안 맞아도 떨어지지 않고 버티는 것이 이 원리라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이었다.


시험 당일 월요일 아침 간식으로 연양갱과 초코파이 하나씩,

그리고 냉커피를 만들어 나의 새로운 동반자 1톤 포터를 몰고 오산 끝자락 아마도 거의 안성시 남사읍쯤에 있는 시험장으로 갔다. 

월요일 아침이라 그런지 가는 곳마다 차는 막혀 있다. 

특히 오산시내를 통과하는 데는 너무너무 차량들이 많았다. 


넉넉히 여유를 갖고 출발했는데도 겨우 겨우 시험시작 10분 전에 도착했다.

                                                          시험장 외부 모습


대기실에서 유의사항을 듣고 있는데 

시험 시작도 전에 감독관과 안전화 문제로 시험을 볼 수 있네 없네로  약간에 언쟁을 붙었다.

내가 신은 신발이 안전화로 인정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수검표에 안전화 규정이 세밀이 나와 있지 않기 때문에 이것도 안전화라고 끝까지 버텼다.

결국 감독관들끼리 상의하더니 인정을 해 주었다.

이 논쟁의 후유증으로 시험 내내 얼굴을 필 수가 없었다.

그렇지 않아도 얼굴이 포커페이스가 아니라서 

기분이 좋고 나쁨이 금방 얼굴에 표시가 나는 성격이다.


감독관은 그라인더 실에도 따라와 귀마개를 쓰지 않았다고 지적을 했다.

사실은 정신이 없어서 귀마개를 밖에 두고 쓰는 것을 깜박했다.

꼭 나만 따라다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아무튼 연습 때보다는 훨씬 여유 있게 차분하게 작업을 했고 제한시간 10분을 남겨 놓고 완성을  했다. 

나중에 청소하러 들어가보니 감독관이 체점한 흔적이 보였는데 

벽타일에 2군데 잘 못 된 점이 체크되어 있었고, 

바닥타일 중에도 4장이 뒤집어져 있었다. 


벽타일의 잘 못된 점에 대해서는 이해가 가는데 

바닥타일은 무엇 때문에 뒤집어 놓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다행히 2개 자격증 모두 시험 수검 20여 일 뒤 발표에 합격을 하였다.


11개의 자격증 전시회라도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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