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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K이혜묵 Jun 10. 2024

혼자 하는 욕실 리모델링  

더위와 먼지가 친구가 되어

더위도 더위도 이런 더위가 없다. 

섭씨 30도가 넘는 날씨가 계속 이어지고 있고 폭염주의, 폭염경보 메시지가 휴대폰으로 계속 날라든다.

이런 날씨에 좁은 화장실 일을 하는 것은 불구덩이에 띄어 드는 것 같다.

어린이집이라 아이들이 없는 방학기간에만 작업이 가능해서 시원한 날짜로 변경할 수 없다.


이런 날씨 속에 22년 차가 되는 수지의 아파트 공용화장실이다.

오래되어 그런지 욕조는 변색이 되어 누런기가 여기저기 배워 나왔고 벽면에 타일은 고전적인 분위기이다.

요즈음 화장실에 욕조는 많이들 사용하지 않아서 그런지 철거하는 곳이 많다. 

대신 시원하게 샤워할 수 있도록 변경을 많이 한다.

이곳도 욕조를 철거하고 바닥과 벽의 타일을 덧방 한다는 작업이다.


                                                          철거 대상물들


이번이 3번째 욕실 작업이다.

그렇지만 계획에서부터 모든 과정을 혼자 하는 거라 고민도 많았다.


계획(레이아웃, 공사예정표 및 안내문 작성, 타일 선택에서부터  -> 자재구매(거래처 와 인터넷) 및 운반(일면 양중) -> 철거(욕조, 변기, 세면대, 거울  등) -> 액체방수 -> 구배 잡기 -> 타일 붙이기 ->  전기작업(LED 등, 간접조명, 방수콘센트, 환풍기 연결) -> 돔 천장 설치 -> 줄눈메지 -> 세팅(변기, 샤워기, 세면대, 슬라이딩장) -> 폐기물 처리(일부 분리수거, 일부 폐기물업체 집하장까지 혼자 다하기는 처음이다.


욕실리모델링 요청을 받고 파티션이 필요 없는 곳이라 일반적인 레이아웃이지만 안전손잡이와 콘센트를 추가적으로 요구하였고 제품도 일반적인 것보다는 변기, 수건걸이, 화장지걸이 코너선반등 약간 비싼 제품들로 협의를 하였다.


혹시라도 공사 중에 빠진 게 없는지 그리고 실수하는 일이 없도록 공정표를 스스로 만들어 봤다.

D일에서 D+2일, 즉 3일간 일정으로 작업을 끝내려고 했는데 아직은 손에 익숙하지 않아  D+4일까지 5일이나 걸렸다. 


앞으로 이 부분은 공정별로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봐야겠다. 사업자 입장이 아니라 소비자 입장에서 욕실리모델링 할 때 체크할 수 있는 리스트를 만들면 좋을 것 같아서다. 이런 자료 만들어 배포하면 욕실리모델링 종사자들로부터 욕은 실컷 욕먹겠지만 말이다. 


아파트 현관과 엘리베이터에 부착할 공사안내문을 만들어 붙였다.

학원에서 안내해 준 곳이 자재가 싸다고 해서 이곳에 욕실 1칸 자재를 거의 대부분 구입했다.

1톤 더블캡 화물차에 한가득이다. 운전석 뒤에 사람이 앉을 수 있는 곳에도 자재들로 한가득 싣었다.


비어 있는 집이 아니라 사용하고 있는 집이라 비닐로 보양을 얼마나 했는지 모른다


철거를 시작해 본다. 

두 번째 욕실 리모델링 작업할 때 욕조 밑과 옆에 붙어 있던  벽돌을 깨느라 고생을 했는데 이번에는 더 하다.

엄청난 량의 몰탈로 쌓아 놓아 단단하다. 욕조 배수구 근처에는 배수관이 제대로 연결이 안 되어 있어서 그런지 습기와 물기가 일부 있었다.

벽돌이면 정으로 그냥 깨려고 했는데 망치와 정으로는 일이 되지 않아 전기 핸드브레이커를 22,000원 주고 하루 빌려왔다. 

정과 망치를 이용해 수작업으로 반나절 걸릴 일을 일명 뿌레카로는 20분에 다 해결했다.



벽타일 붙이기


벽타일을 붙이기 위해서 돔 천장이 놓을 위치에서부터 하부로 온장의 타일이 붙여질 자리에 기준을 잡는다.


그리고는 맨 밑장을 빼놓고 붙이기 시작했다.


혼자 일하기 무료하고 힘들어 군에서 휴가 나온 조카에게 와서 일 좀 도와달라고 했다.

그냥 용돈 주기 뭐해서 옆에서 지켜라도 보라고 먼지 많은 구덩이로 조카를 불렀다.

혹시 또 알아. 이쪽에 어렸을 때부터 관심 있으면 조금이라도 지도를 해 주고 싶었다.

이틀 일 하더니 그다음부터는 나오기 힘들다고 한다.

이런 험한 일은 싫은 모양이다.

그래도 환풍기 달 때 헤매고 있는 나에게 조언을 해주어 환풍기 설치를 쉽게 할 수 있었다.


벽타일을 붙인 다음  전기배선을 완료하고 최대한 먼지를 적게 내려고 천정자재는 야외에서 그라인더로 절단한다.

환풍기와 6 인치 LED등의 구멍을 내고 설치하여 돔천장을 올린다,


벽체 최 하단 조각타일과 바닥타일을 붙인다.


드디어 완성이다.


처음 주도하는 일이라 아파트이지만 소리 나지 않는 일은 야간까지 했다.

아뿔싸! 최종 마무리 단계에서 화장실 문을 조립했는데 닫히지 않는다.

결국 유튜브를 밤늦도록 보고 다음날 오전에 가서 해결했다.


일을 하면서 많은 생각들이 오고 간다.

도대체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왜 이 일까지 손을 대게 되었는지? 

그리고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 많은 상념이 들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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