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에게 정말 롤러코스터 같은 한 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더본코리아의 상장과 더불어 방송인이자 사업가로서 누리던 절정의 위치에서 현재의 위기 상태로 너무 급격히 떨어져버렸기 때문이죠. 한 때 방송가에서 앞다투어 찾던 그는 이제 방송에서 물어나 사업가로서 돌파구를 찾고 있습니다. 그를 바라보는 대중들의 시선도 예전보다 극도로 차가워졌구요.
그렇게 방송을 떠나있던 그가 MBC <남극의 쉐프>를 통해 TV 방송으로 돌아옵니다. 사실 돌아왔다기보단 미리 찍어둔 방송이 방영되는 것이니 그의 활동방향에 큰 변화는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백종원 씨는 지난 5월 유튜브를 통해 방송활동 중단을 발표할 때 “지금까지 촬영한 방송분을 제외한 일체의 방송활동을 중단한다” 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남극의 쉐프> 에 이어 그가 미리 촬영해놓은 <흑백요리사 2>도 조만간 만나볼 수 있을 겁니다.
백종원 씨는 요식업 사업가 중 정말 절정의 인기를 누렸던 인물이었습니다. 2015년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스스로 “시간 되는 사람이 없어서 절 부르셨나봐요” 라고 말할만큼 애매한 인지도를 가졌던 그가 해박한 요리지식과 요식업 사업가로서의 면모를 십분 발휘해 순식간에 방송가의 블루칩으로 올라선 건 지금 생각해도 신기한 일입니다. 그 후 그의 전성기는 장장 10년을 이어갔고, 방송인으로 절정의 인기를 누리는 동안 단 한번의 슬럼프와 하락세도 겪지 않았습니다. <맛남의 광장>, <백종원의 골목식당>,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 <흑백요리사>까지 그가 손대는 프로그램은 항상 괜찮은 시청률을 방송사에 안겨줬죠.
하지만 그가 방송을 통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비추어왔던 ‘공익을 생각하는 사업가’ 라는 이미지가 한번 훼손된 순간부터 그의 추락은 급속도로 시작됐습니다. 언론을 통해 무분별하게 보도되는 그에 대한 뉴스들을 보면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아니면 걸러야 하는지 헷갈릴 정도였습니다. 무엇보다 대중들이 백종원 씨에 대해 가졌던 신뢰가 두터웠던 만큼 그가 추락하는 속도에 더욱 가속도가 붙었습니다. 그렇게 한 때 연예대상 후보로 거론되던 그는 몇 개월도 되지 않아 매체에서 사라졌습니다. 정말 먼지처럼.
이 글을 통해서 백종원 씨의 논란에 대해 다루거나 그를 험담하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여러 논란들 중 수사기관으로 넘어간 사건은 그 곳에서 진위여부를 판단할 것이고, 그 외의 이야기들은 백종원 씨 본인이이 결국 감내하고 가야할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미리 촬영해두었던 프로그램이 방송된다고 해서 백종원 씨가 현재 처해있는 상황이 급속도로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도 하지 않습니다. 아마 많이 망가진 지금의 상황을 복구하려면 지난 30년여간 쏟았던 노력보다 몇 배의 시간과 해결책을 투자해야 할 겁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저는 지난 시간동안 대중들이 백종원 씨를 바라보는 시선이 좋게 말하면 너무 순수했고, 나쁘게 말하면 너무 순진했다는 생각을 합니다. ‘공익만을 위해 뛰는 사업가’ 라는 표현은 애초에 상당히 모순적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백종원 씨가 방송을 통해 이런 이미지를 자의적으로 많이 강조한 부분도 이 사태의 원인 중 하나지만, 기본적으로 대중들이 백종원 씨가 일반적인 사업가들과 차별적인 비전을 가지고 있다고 너무 손쉽게 생각한 것이 그의 이미지 훼손에 상당한 밑바탕이 된 건 사실인 것 같습니다.
백종원 씨는 요식업에 종사하는 사업가입니다. 자신이 이끄는 더본코리아의 경제적 이익 및 성공이 가장 큰 우선순위일 것이고 그가 부업으로 하는 방송이나 여타 일들도 결국 더본코리아를 위한 일종의 투자입니다. 사업가가 회사의 이익을 위해 지독하게 덤벼드는 건 사업을 하는 모든 이들의 기본 정서인데 지금까지 대중들은 백종원 씨를 바라볼 때 이러한 사실을 약간 잊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를 공익을 위해 일하는 자선사업가 마냥 극히 우호적인 시선으로 바라봐줄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이러한 시선만 상당부분 걷혔더라면 백종원 씨가 대중들에게 조금 더 이성적인 기준으로 어떤 인물인지 평가받을 기회가 조금 더 일찍 왔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백종원 씨에 대한 평가는 끝나지 않았고, 그에 대한 여러 논란들은 결론이 나지 않았습니다. 사업가, 방송인으로서 절정의 위치에서 살아온 지난 10년이 끝나고 이제 백종원 씨는 다시 한번 허리띠를 졸라매야 되는 상황에 접어들었습니다. 10년 뒤 그의 모습은 어떻게 되어있을까요? 그가 그저 추억 속의 사업가로 끝날지, 아니면 위기의 더본코리아를 회복시킬지는 본인에게 달려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그가 망가진 현재의 상황을 극복할 수 있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결국 이런 결말이 백종원 씨 본인이나 더본코리아를 믿고 가맹점을 운영중인 점주들에게 좋은 결과 아닐까요? 그리고 이제부터 대중들도 백종원 씨를 조금 더 명확한 기준으로 바라봤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