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만난 직장 동료와 이탈리아 축제 구경
**등장인물은 가명을 사용하였습니다.
오랜만의 만남이 이루어지다
약 7년 전쯤 대학교 재학 시절 아르바이트로 한 유명 프랜차이즈 영어학원에서 학원 강사로써 일을 한 적이 있었다. 꽤 적성에도 잘 맞아서 졸업 후에도 몇 개월 더 지속하기도 했었는데, 단순히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재밌어서가 아니라 같이 일하시는 분들이 좋았던 점도 크게 작용했었다.
당시 학원 강사를 위한 교무실에서 내 옆자리에 앉은 선생님이 바로 안나 선생님이었는데 함께 일을 몇 개월 간 하다 미국으로 석사 유학을 가신다고 그만두시며 헤어지게 되었다. 그때의 나 또한 유학을 가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유학은 나에게 정말 오랜 꿈이었다.) 그때도 안나 선생님을 부러워하면서도 멋지게 생각했던 기억이 있다.
안나 선생님은 7년 동안 석사 유학도 무사히 잘 마치고 미국에서 일도 하시다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한국에 들어와 한국에서 커리어를 이어나가는 중이셨는데, 마침 뉴욕에 잠깐 방문할 것 같다며 나를 보러 뉴저지에도 들르겠다는 연락을 해주셨다. 자주 연락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인스타그램으로 소식을 가끔 주고받으며 언젠가의 만남을 고대하던 중이었는데 드디어 실현되는 순간이었다. 그것도 뉴저지에서 말이다!
룸메이트의 허락을 받고 안나 선생님이 뉴욕에서 일정을 소화하는 2박 3일 동안 내 방에서 지내기로 약속되었기에 7년 만에 이루어진 감격스러운 만남은 현재 지내는 집에서 이뤄지게 되었다. 보자마자 7년 전이랑 똑같다고 생각이 들었는데, 안나 선생님도 날 보자마자 똑같이 그렇게 느꼈다고 한다. (물론 빈말일 수도 있다.)
우리는 그동안 못해왔던 업데이트를 하느라 몇 시간을 얘기했다. 7년 전 함께 치킨집에 가서 맥주도 마셨다는데 나에게는 잊혀 있던 기억이라 묵힌 기억들을 꺼내는 재미도 있었다. 그동안 우리가 얼마나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떤 노력을 쏟아왔는지 서로 공유하며 다시 한번 안나 선생님은 정말 멋진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다. 노력하는 사람은 항상 자극이 된다.
이탈리아 스트리트 페어 나들이
며칠 전 룸메이트가 보내준 링크를 통해 타이밍 좋게 집 근처에서 Italian Festival이 열린다는 것을 안 상태라, 안나 선생님과의 근황 토크 후 우리는 축제하는 곳으로 향하기로 했다. 사실 이때 비가 굉장히 많이 와서 내가 가져온 조그만 우산 하나를 사이좋게 나눠 쓰며 '어쩌면 폭우 때문에 축제가 취소된 거 아닐까'하는 우려와 함께 갔는데, 다행히도 축제는 그대로 진행되었고 폭우도 점차 멎기 시작했다. 물론 가리는 거 없이 잘 먹지만 원래도 이탈리아 음식을 좋아하는 편이라 파스타 미트볼, 라이스볼, 미트볼 따로 한 번 더 추가 주문에 와인까지 마시며 제대로 이탈리아 축제를 즐겼다. 파스타 미트볼을 구매한 곳에서는 오늘 우리가 첫 손님이라며 기념으로 우리 사진을 찍어가기도 했다. 파스타는 예상했던 그 맛 그대로 맛있었지만 미트볼은 엄청 짤 줄 알았는데 예상과 다르게 단 맛이 강해서 추가 주문을 할 정도로 취향에 잘 맞았다. 라이스볼의 경우 인기가 대단했는데, 먹어보니 미트볼과는 다른 매력으로 단짠단짠이 잘 어우러진 것이 역시 인기가 많은 이유가 있었다.
스트리트 페어다 보니 현금만 받는 곳들이 많았는데, 다음엔 현금을 좀 챙겨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 근처에 한 번씩 이런 축제가 열린다면 일상의 큰 즐거움이 될 것 같다.
미국에 온 후 처음으로 방문하게 된 스트리트 페어를 오랜만에 만난 인연과 방문하다니 더 뜻깊은 축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