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극장 방문기
**모든 등장인물은 가명을 사용하였습니다.
브라질리안 스트리트 페어가 열린다는 소식에 Bruny와 함께 방문하기로 했다. 한 번도 센트럴 파크에 가 본 적 없다는 그녀의 말에 페어에 이어 공원도 같이 걸어서 방문해 보기로. 저녁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극장에서 Yang도 함께 만나기로 해서 꽤 바쁜 일정이었다.
그녀가 한껏 기대하고 간 페어는 사실 여러 나라 길거리 음식이 잔뜩 있었던 지난번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다.
브라질리안 스트리트 푸드 천막을 발견하고 사 먹은 음식들엔 귀엽게 브라질 국기도 꽂아져 있었다. 처음 도전해 보는 음식들이었지만 왜인지 맛은 친숙하게 느껴졌다. 더운 날씨 탓인지 함께 사 먹은 Guarana antarctica라는 음료수가 정말 꿀맛이었는데, 브라질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음료수라고 한다.
옆에 사탕수수를 갈아서 만든 음료도 눈길이 가 구매를 결심했는데 이 역시 브라질 사람들이 자주 마시는 음료라고. 생각보다 시원하거나 달지는 않았지만 사탕수수를 가는 모습이 신기해 한 번쯤 도전해 보기 좋은 음식 같다.
이날 날씨가 너무 더워 우리는 센트럴 파크에 가는 중간중간 쉬어갔는데, 이날 옆자리에서 만난 토끼친구가 더위를 잠시나마 잊게 해 주었다. Bruny는 고향에서 토끼를 꽤 많이 기르기 때문에 토끼 주인과 대화거리가 많아 보였다.
그 후 겨우 센트럴 파크에 도착했지만 이미 더위에 지칠 대로 지치고 많이 걸을 대로 걸은 우리에게 공원 산책을 하고 싶다는 마음은 전혀 들지 않았다. 또 애석하게도 근처에 돌아다닌 카페는 만석이거나 테이크 아웃 전문점. 그렇게 우리는 Yang을 만나기로 한 장소에 차라리 일찍 도착해서 기다리기로 결심했다.
다행히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극장 바로 옆이라 들른 링컨 센터엔 커피를 판매하는 곳도 있고 공부할만한 장소도 있어 약속 시간까지 시간을 보내기에 완벽했다. 대학원생답게 우리는 각자 공부를 하며 시간을 보냈는데, 꽤 잘돼서 다음번에 또 방문해보고 싶어졌다.
우리의 저녁 만남의 목적은 바로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극장 측에서 *노동절을 기념해 연 야외 오페라 영화제 관람을 위해서였다. 아무래도 음대생인 양은 이런 정보를 잘 알고 있는 듯했다.
무료 관람이다 보니 예약도 불가능하고 선착순으로 진행되어 예정 시간보다 미리 도착해 줄을 섰어야 했지만 이런 기회를 놓칠 순 없지.
미리 도착해 자리를 맡은 양과 그녀의 친구 수를 만나 오페라 영화 상연 전까지 함께 사진을 찍기도 하고 수다를 떨다 보니 금세 날이 어두워져 영화를 보기 딱 좋은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오늘의 상영 오페라 영화는 Rigoletto!
*9월 첫째 월요일. 노동절 당일이 아니더라도 미국에선 노동절을 기념하기 위해 세일을 포함해 이런저런 행사가 열리니 이런 기회들을 놓치지 않는 것을 추천드린다. (이날 또한 노동절 당일은 아니었다.)
비록 시간이 너무 늦어져 2부까지 다 보지는 못하고 중간에 나왔지만 야외에서 오페라 영화를 감상하는 건 처음이라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다.
같은 곳에 살아 함께 지하철을 타고 돌아가 마트도 들르며 야식거리를 사니 뭔가 고등학생 때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었다.
완벽했던 일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