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차 적응 비법부터 졸리비, 타겟 방문까지
작년 미국 출장을 갔을 당시 시차 적응 비법에 대해 들은 바가 있다. 보통 비행기에서는 숙면을 취하지 못하기 때문에 도착지에 도착하고는 낮잠을 자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절대 낮잠을 자지 않는 것이 포인트이다. 잠을 꾹 참고 밤에 잠을 자야 낮밤 바뀐 생활 없이 시차에 바로 적응할 수 있다. 물론 당분간 피곤함을 느낄 순 있겠지만 말이다. 그렇게 한 덕인지 다음날, 한국에서와 같이 아침 생활에 바로 적응할 수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제일 먼저 한 일은 룸메이트에게 집 주변에 쇼핑할만한 장소가 있는지 물어보는 것이었다. 짐을 쌀 때 가족들과 가장 많이 주고받은 말은 “괜찮아. 그건 미국 가서 사면 돼.”였는데 웃기게도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느낀 점은 “아, 한국에서 들고 올걸.”이라니. 룸메이트는 집 주변에 C.H. MARTIN이 있긴 한데, 다양한 제품을 괜찮은 가격으로 구매하기 위해서는 타겟(Target)이 낫다고 추천해 주었다. 역시 쇼핑 정보를 얻는 건 로컬이 최고라니까.
고맙게도 저녁에 함께 타겟에 가줄 수 있다고 말하는 룸메이트 덕분에 점심은 밥도 사 먹으러 나갈 겸 C.H. MARTIN을 들르기로 결심했다. 걸어서 10분 내외로 가깝게 갈 수 있었다. 처음 듣지만 꽤 근사하게 들리는 네임 때문에 세련된 내부를 기대했는데, 직접 들러보니 한국 아파트 근처에 꼭 한 군데씩 있는 살짝 낡았지만 동네에서는 나름 큰 규모의 마트 같았다. (물론 해당 마트는 체인점이므로 지점마다 다를 수 있다.) 내가 원하는 제품은 없었지만 젤리만큼은 정말 다양하게 진열되어 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점심으로는 근처에 있는 Jollibee에 방문하였다. 한국 사람이 미국에 방문하면 으레 겪는다는 팁 공포증을 느끼고 있었기에, 이런 패스트푸드점을 방문하는 것이 마음에 편했다. 처음 가보는 곳이라 신중하게 고민하다 고른 것은 졸리비 스파게티와 소다 세트.
아직까지는 어색한 외국인들 틈에서 대기하던 중, 가게에서 방탄소년단의 ‘Dynamite'와 아이유의 ‘라일락' 음악 소리가 들려왔다. 이렇게 감동적인 노래였었나. So I’mma light it up like dynamite~
졸리비 스파게티는 '단백질도 채워야 할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잠깐 들긴 했지만 무난하게 먹을 수 있는 맛이었다. 너무 짤까 봐 걱정했는데 오히려 단맛이 나는 토마토 스파게티. 역시 처음 방문하는 곳에서는 해당 가게의 이름을 딴 메뉴를 시켜주는 것이 가장 안전한 선택 같다.
다행히도 걷는 것을 좋아하는 룸메이트와 난 집 도착 후 얼마 있지 않아 약 30분 떨어져 있는 ‘타겟’으로 향했다. 가기 전 피자 가게에 들러 페퍼로니 피자로 기운 충전 완료!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걷다 보니, ‘타겟’은 월마트, 코스트코와 함께 미국을 대표하는 할인 쇼핑몰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이마트와 홈플러스 같은 개념이려나.
가면서 룸메이트는 한 건물 앞에 내놓은 여러 물건들을 잠깐 살펴보며 챙겨갔다. 미국에서는 안 쓰는 물건들을 그냥 집 앞에 두면 사람들이 지나다니다 보고 마음에 드는 걸 챙겨간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바로 그냥 당근인데! 이런 사소한 문화들도 전부 신기하게 느껴진다.
타겟에 도착해서는 쇼핑 카트를 끌며 *토너를 비롯해 세제, 섬유유연제, 휴지 등을 구매하였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듯 다른 카트다 보니 중간중간 다리가 부딪히는 것도 잊지 않고 말이다.
*스킨이라고 했더니 룸메이트가 못 알아들었다. 콩글리쉬 주의 요망.
그런데 집에 도착 후 확인했더니 카트에 부딪힌 곳마다 큰 멍이 들어있었다. 어쩐지 부딪힐 때마다 눈물이 찔끔 나올 뻔하더라니. 집에 와서 홈플러스와 이마트의 쇼핑 카트를 검색해 보니 다리가 맞닿는 부분에 쇠로 연결된 부분이 없었다.
미국에서 다들 안전 (쇼핑 카트) 운전하시길.
문제의 타겟 쇼핑 카트와 슬프게 멍들어버린 다리도 함께 첨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