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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나주 Sep 14. 2023

Day6. 타국에서 친구를 사귀는 방법(2)

낯선 친구를 사귈 때의 나만의 규칙

**등장인물은 가명을 사용하였습니다.


Meetup 모임을 성공적으로 마친 후 난 Bumble 사용에도 급 자신감이 붙어 열심히 이용하게 되었는데, 계속 들여다본 덕분인지 다른 친구와 성공적인 매칭이 되어 저녁에 즉석으로 약속이 잡히게 되었다. 사실 성격 상 즉석 만남을 썩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학기 시작 전 뉴저지에서 퍽 여유로운 생활을 보내는 지금은 즉석 만남도 나쁘지 않은 듯하다. 그렇게 아침은 전날 남긴 카레를 먹고 점심마저도 근처 마트에 가서 belvita라는 (비교적 건강해 보이는) 과자로 대충 때운 후 약속장소인 근처 스타벅스로 향하게 되었다.

 

부모님께서는 이렇게 처음 보는 사람들을 만나는 나를 매우 걱정하는 편이지만, 나 또한 나 자신을 아주 소중하게 여기고 아무나 절대 만나지 않는 사람이며 심지어 나만의 규칙이 있음을 미리 말해드린다. (부모님께서 브런치를 구독하고 있다.)


나만의 규칙은 다음과 같은데 오직 나에게만 적용되는 규칙이며 물론 이에 대한 생각은 다들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1. 절대 남자는 만나지 않는다.

데이트 목적으로 친구를 사귀는 것도 아닐뿐더러, 남자와 여자 사이에 순수한 절친이 존재한다고 생각하지 않는 편이다.


2. 인스타그램 계정을 확인한다.

단순한 게시글 확인뿐만 아니라 난 팔로우와 팔로워 수를 꼭 체크하는데, 둘 다 100명이 되지 않는 사람들은 만남을 가지지 않는다. 이 이유는 나와 성격이 맞지 않을 것 같은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나 또한 그렇듯 이미 친구들이 많지만 더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고 싶은 마음으로 친구들을 만나는 사람들을 선호하는 편이다.


3. 만나기 전 충분한 대화를 나누고, 만날 때는 오픈된 장소에서 만난다.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만나기로 한 친구는 ‘유키’라는 이름을 가진 일본인 친구였는데, 아직 동네 지리도 잘 모르는 날 위해 흔쾌히 내가 있는 쪽으로 와주겠다고 하였다. 그게 고마워서 커피를 사주고 싶었으나 사양하여 우리는 각자 먹을 커피를 시켰다. 동네 지하철역에 스타벅스가 있는 건 알았으나 계속 시도를 못해보고 있던 참에 덕분에 시도해 볼 수 있었다. 미국에서는 보통 주문 후에 이름을 불러주기 위해 이름을 요청하는 편이었는데 스타벅스도 그랬다.

유키는 뉴저지에서 지낸 지는 2년 정도 되었고, 일을 하기 위해 왔다고 한다. 우리는 같은 아시아권 문화를 공유하고 있어서 이야기가 제법 잘 통했다. 우리의 주요 대화 내용은 서로의 아는 ‘한국어’와 ‘일본어’ 공유하기, 서로 알고 있는 문화에 대해 이야기하기였다. 중고등학교 시절 제2 외국어로 일본어를 배운 것이 빛을 발하는 시간이었다. 유키가 슈퍼주니어와 엑소에 대해 알고 있는 게 신기했는데, 일본에서도 그들이 꽤나 유명했구나 하는 것이 실감이 났다. 유키도 원어민이 아니었기 때문에 비교적 영어를 얘기하는 것도 편하게 느껴졌다. 유키와 스타벅스에서 몇 시간 얘기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 후 다음을 기약하며 헤어지게 되었다. Meetup과 같이 Bumble을 통한 친구 사귀기도 꽤 성공적인 것 같다.

 

집에 돌아오니 김치찌개를 끓이던 룸메이트가 같이 저녁을 먹자고 해서 오랜만에 김치찌개를 맛볼 수 있었다. 한국에서 먹은 것과는 다른 맛이었지만 고유한 매력이 있는 맛이었다. 룸메이트는 나의 Bumble 후기를 엄청 기다리고 있었는데, 유키에 관한 얘기를 해주었더니 나의 낯선 친구 사귀기가 성공적으로 끝난 것을 매우 기뻐했다. 나의 기쁨을 함께 기뻐해주는 사람이 있어 감사하다.

그리고 우린 밥을 먹은 후 산책도 하고 쇼핑도 할 겸 함께 타겟에 다녀왔다. 이젠 매번 밖에 나가서 매 끼니가 되는 걸 사 오기보다 집에 있는 걸로 때우려는 시도도 해봐야겠다.


유키와의 스타벅스
룸메이트의 김치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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