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펜하우어의 실험.

투자를 넘어 사업의 길로 들어서며.

by 언더독


쇼펜하우어는 인간에 대한 고찰을 자주 한다. 친구의 우정이 진정한지 그렇지 않은지 실험해 보는 방법을 알려줬다. 방법은 그 친구에게 자신의 고충을 털어놓는 것이다. 요즘 하는 일이 잘 안 되어 힘들다던지 하는 이야기를 해보는 것이다. 그리고 친구의 얼굴을 보는 것이다.


그 말에 공감해 주며 같이 얼굴이 일그러질 수 있다. 슬픔이 보일 수도 있다. 어떠한 생각에 잠기는 듯한 표정을 지을 수도 있다. 그리고 악마의 웃음을 지을 수도 있다.


인간 본연의 악이라는 게 있다고 한다. 가까운 이의 고통을 보았을 때 느끼는 악마의 기쁨이 있다고 표현한다. 쇼펜하우어는 그렇게 말했다.




나는 사업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건지 알고 있다. 나의 친부는 모직물 수출 사업을 했다. 공장도 가지고 있던 사장으로 나름 벌 땐 잘 벌었던 것 같다. 2000년대 초반 중국이 제조국가로 급부상하며 국내 제조업계는 사장되었다. 원가 자체에서 경쟁이 불가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아버지의 회사는 20억 가량의 채무가 발생했다. 우리 집은 원자폭탄이 떨어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처럼 초토화가 되었다. 나는 그때 고등학생의 장남이었고, 그 타격을 정통으로 맞았다. 달리 무슨 방법이 있었겠는가.


그래서 나는 사업이라는 걸 바보천치 상태로 하고 싶지 않았다. 원칙을 배우고 시작하고 싶었다. 그래서 공부했다. 지금 시대에 어떤 식으로 하는 것이 효율적인지 배웠다. 지금처럼 SNS가 존재하는 세상에서의 전략은 내 친부의 시대와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


펼치고 있는 전략은 '원거리 펀치'라고 표현할 수 있겠다. 메이웨더는 어깨로 항시 가드를 유지하다가 이따금씩 유효타만 넣고 빠진다. 반면에 타이슨의 경우 탱크처럼 밀고 들어가 핵주먹을 날리는 인파이터 스타일이다. 나는 메이웨더 스타일에 가깝다.


그래서 사람을 대면할 일이, 전통적인 사업방식에 비하면 적다. 그럼에도 볼 때는 봐야 한다. 그런 자리의 이름이 여러 가지가 될 수 있다. 계약, 미팅, 회의, 자리, 협상 등으로 표현할 수 있다.


물론, 나의 경우 대부분 제대로 된 이야기를 나누게 되는 상대방은 알파 또는 시그마 인물들이다. 이미 성공자로 우뚝 선 사자들이다. 그런 분들의 경우, 이제껏 악의적인 마음을 가지고 언더독을 대하는 경우는 없었다. 그럴 필요 자체가 없지 않을까 싶다. 다만, 아직 서로가 초면이니 조심스럽게 대화를 이어나가는 정도는 있다.


무서운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이다.


사자가 아닌 이들이 먼저 접근해 올 때이다. 나는 이제껏 근로자, 투자자의 삶은 살아보았지만, 사업가의 삶에서는 경험치가 없다. 초짜이다. 다만, 남들보다 좀 더 공부를 한 초짜이다. 그래서 악의적인 밑천이 있어 보이는 듯한 제안들에 살벌함을 느낄 때가 있다. 정말 악의적이었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그러나 나는 육신을 가진 사람이고, 육감이라는 게 있다.


대게, 상당히 달콤한 제안 내용을 말해준다. 그런 내용을 검색해 볼 때면, 늘 불미스러운 피해 사례가 있다.


'돈의 속성'의 저자 그리고 '스노우 폭스' 그룹의 김승호 회장님은 사업을 하며 받았던 부정적인 감정을 강연에서 언급하신 적이 있다. 그중 내 눈에 띄였던 것은 '인간에 대한 모멸감'이었다.


사명의식을 가지고 시작한 작가 활동, 그리고 강연가를 꿈꾸고 있는 나는 이 길을 포기해야겠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나는 전국의 가난을 뿌리 뽑겠다는 염원을 저버릴 수가 없다. 그것과는 별개로 김승호 회장님이 언급하셨던 저런 마음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아직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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