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송강호 (넘버 3)
나는, 우리는 현실을 산다. 나에게는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 그것은 가치 있는 목표다. 가치가 있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성취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목표에 다다르기까지 수많은 장애물들이 내 앞길을 가로막고 발목을 붙잡을 것이며, 이미 그렇게 되고 있다.
매일 글을 써서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정진해야 하며, 이것이 언제 효과를 거둘지 아무도 모른다. 보이지 않는 것을 믿어야 한다. 아침에 우유배달 해주듯, 누가 매일의 글 쓸 소재를 가져다주는 것도 아니다. 당장 여기서 소득이 발생하는 것도 아니다. 그런 건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
원고를 투고한다고 해서 출간까지 이어진다는 보장도 없고, 책을 출간을 한다고 해서 단방에 베스트셀러가 된다는 보장도 없다. 이러한 여정은 비단 작가 필드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있는 과정이다.
만약, 이 과정 속에서 어떠한 변명, 핑계, 불만을 달게 된다면 그걸로 끝이다. 이걸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알면서도 본능에 이끌려 합리화의 늪에 빠지는 사람들이 많은 것일 수도 있다.
흔히들 '우쭈쭈'해준다고들 한다. 자신의 핑곗거리를 받아주며 위로해 주는 사람들이 곁에 있을 수 있다. 그런 사람들을 멀리해야 한다. 본인이 정말로 성공다운 성공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면 말이다. 이쯤 되면 슬슬 내 글을 읽기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그런 감정이 들었다면 그만 읽고 가라. 우린 섞일 수 없는 사람이다.)
그러나 나는 현실을 말한다. 성공이라는 것도 현실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우리 행복회로에서 상상하는 성공은 그 누구도 인정해 주고 알아주지 않기에, 망상에 지나지 않는다. 나는 망상이나 하려고 이 일을 시작한 것이 아니다.
매일 글을 쓰는 생활을 하다가 보면, 소재가 고갈되어 정신이 괴로운 하루하루를 살게 된다. 마른오징어 즙 짠다고 표현하면 딱 알맞을 것이다. 내가 조금이라도 해이한 생각을 가지고 하루쯤 건너뛰자 생각하게 되면, 나는 바로 3류 되는 것이다. 성공하고는 어울리지 않는 행동이라는 것이다. 나는 그런 곤조를 가지고 글을 쓴다.
결국에는 그것도 핑계다. 머리가 있고 손가락이 달려있으면(사실 발가락만 있어도 나는 쓰려고 할 것이다.) 글을 쓸 수 있는 것이다. 솔직히 오늘도 이렇다 할 소재는 생각나지 않았다. 그래도 쓰지 않는가.
브런치에서 새로운 작가를 발굴하기 위해 여러 출판사들이 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내가 출판사 사장이라고 생각해 봤다. 여기에는 많은 잠재적 작가들이 있다. 같이 출간 작업을 해서 책을 내고 싶은 작가는 어떤 작가일까.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매일 같이 글을 써내면서도 불평불만 없이 자기 앞가림도 하는 작가를 쓰고 싶을 것이다. 일단, 귀찮지가 않기 때문이다. 알아서 하니 말이다. 성실함도 보장된 캐릭터라고 느낄 것이다. 거기다 쓰는 글의 완성도가 높고, 본인이 가진 인생 히스토리까지 비범하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글의 완성도가 높다고 자신하는 것은 내가 나에게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독자가 나를 평가해주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이에 대해서는 할 수 있는 말이 없다.
내가 가진 인생 히스토리는 엄청나게 비범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는 비범하다. 내 인생 히스토리에는 죽음이 있고, 생존이 있었다. 아무것도 없던 거렁뱅이에서 지금까지는 왔다. 앞으로 더 갈 것이고 말이다.
나에게는 잠재력이 있다. 그러니 그 잠재력을 하잘 것 없게 보이도록 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 변명, 핑계, 불만 따위의 행동을 일절 하지 않는 것이다. 내 얼굴에 침 뱉는 행동이다.
또한, 매일 글을 쓰겠다는 절대적인 규율을 가지고 양적으로 접근하다 보면 알게 모르게 나의 글쓰기 실력도 조금씩 좋아지는 것이다.
젊은 독자들이여. 남들의 도움을 받지 않고, 정직하게 자신의 힘으로 일어서보고자 하는 청년이라면 나와 같은 결의 길을 가야 한다. 어쭙잖은 위로하는 에세이 읽지 마라. 해악이다.
가장 하기 싫은 일을 가장 먼저 해야 한다. 가장 어렵고 지저분한 일을 마주하여, 도망치지 않고 돌파하려고 행동해야 한다. 설령 그것의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그러한 용맹하고 명예로운 자세에서 남들의 존경을 살 수 있는 것이다.(중세시대에는 이런 걸 '기사도 정신'이라고 불렀다. 지금은 이런 사람이 많지 않기에 희소성을 지닌다. 경쟁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