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조깅을 뛰었다. 3km 정도 뛰었다. 집에 들어오기 전 저녁을 먹으려고 집 근처 중국집을 갔다. 삼선볶음밥을 시켰는데, 메뉴 중 단백질이 가장 많이 들은 음식이라 시켰다. 들어갔을 당시에는 사람이 몇 없어서 조용히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좋았다.
몇 술 떴을까. 뚱뚱한 남자 꼬마 녀석을 필두로 가족 2팀이 입장했다. 그 꼬마의 손에는 폰이 들려있었고, 아이는 거기서 눈을 떼지 못했다. 말할 것도 없이, 소리는 광광 크게 튼 채로 말이다. 뚱뚱한 아줌마 몇 명과 모든 것을 놓은 듯한 표정을 한 아저씨 두 명이 들어왔다.
시끄러웠다. 한숨이 나왔다. 그냥 빨리 먹고 나왔다.
당시에는 그냥 짜증스럽기만 했는데, 몇 시간 지나고 나서 그 가족들 생각이 난다. 좋은 글의 소재가 될 것 같다.
나는 상류층 가족을 본 적이 있다. 당연히, 하류층 가족도 많이 보았다. 중국집에서 본 그 가족들은 후자일 확률이 높다.(특징이 있다.) 국적도 여러 군데를 보았다. 거기서 어떠한 통찰을 해보았다.
상류층 가족의 특징은 이렇다.
- 각자의 어젠다가 있다. 가장은 가장의 것이 있고, 아내는 아내의 것이 있으며, 자식은 자식 나름대로의 뭔가가 있다.
- 한 번에 한 사람씩 말한다. 나머지는 듣는다. 자기 차례가 있다.
- 기본적인 식사 예절이 있다. 쩝쩝거리지 않는다. 수저를 살포시 들고 놓는다. 다 같이 먹는 것들은 덜어 먹고, 음식은 최대한 간결하게 집는다. 음식을 먹고 있을 때는 말을 하지 않는다.
- 식사 중 폰이나 티비를 쓰지 않는다.
- 은은한 웃음꽃이 있다.
하류층 가족의 특징은 이렇다.
- 각자의 어젠다가 없다.
- 한 번에 여러 명이서 말한다.
- 식사 예절이 부족하다. 쩝쩝거린다. 수저 소리 나게 놓는다. 같이 먹는 사람 생각 안 하고 반찬이나 국을 마구 헤집는다. 음식을 먹으면서 말한다.
- 티비나 폰이 광광 틀어져 있다.
- 왁자지껄한 웃음이 있다. (반대로 밥상머리에서 푸닥거리는 경우도 왕왕 보았다.)
당연히, 나는 상류층의 모습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오늘은 그런 넓은 범주의 이야기보다는, 특정한 어떠한 것에 대해 통찰해 보고 싶다.
'각자의 어젠다를 지니고 있는가 없는가'에 대해 말해보고자 한다.
각자의 어젠다를 가진다는 것은 스스로 무언가를 생각해 보았다는 증거가 된다. 자기가 가진 문제를 주체적으로 생각해 보아야만 남들에게 어떠한 내용을 제시할 수 있다. 이것은 인간에게 아주 중요하다. 특히, 아이에게는 정말로 중요하다. 나는 이것이 아이의 인생 향방을 달리 하는 요인이 된다고 생각한다. 이유가 있다.
사람마다 선천적으로 지니고 있는 강점이 있고 약점이 있다. 스스로 통찰하지 않으면 이를 알 수 없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세상은 경쟁전이다. 남자는 경제력의 측면에서, 물리적인 힘의 측면에서 그러하다. 여자는 외모적인 면에서, 내면의 매력적인 힘의 측면에서 그러하다. 경쟁에서 승리하는 이들이 더 좋은 짝을 만나 더 가치 있는 삶을 산다.(누구에게나 삶의 가치는 동일하다고 말하지 마라. 그렇지 않다. 삶을 진정 가치 있게 만들기 위해 목숨을 거는 사람은 많지 않다. 소수만이 자신을 스스로 사지로 몰아넣는다.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는가.)
자기가 주체적으로 생각을 하는 습관이 없게 되면, 저러한 세상의 본질을 인식하지 못한다. 거기서부터 아주 잘못되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의 특징이 부정적인 상황을 그러한 상황이라고 깔끔하게 인정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계속 도망치는 버릇이 들어있다. 예를 들면, 뚱뚱하지만 자긴 예쁘다고 마구 우기는 여성이라던지, 경제적인 능력이 형편없으면서 목소리만 큰 남자들이 있다.)
어린 시절부터 스스로 생각하는 버릇이 습관화되면, 저러한 세상의 본질을 빨리 직시한다. 그래서 자기가 들고 있는 비교우위가 뭔지 생각하게 된다. 기본적으로 확실하게 이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비교우위'라는 단어를 모를 만큼 나이가 어려도, 그러한 개념을 들고 있게 된다는 뜻이다.
그래서 자기가 가진 고유 능력치 중 가장 강한 것을 갈고닦는 전략을 일찍 구사하게 된다. 그런 아이들은 성공할 확률이 높다. 책임감 있는 삶을 살아낼 가능성이 높고 행복하고 충만한 인생을 살아낼 가능성이 높다.
나는 상류층 가정에서 태어나진 못했지만, 일련의 불행들이 연달아 일어나며 지속적으로 자유와 힘을 염원해 왔다. 그 과정에서 상류층 가족을 어깨 너머로 지켜보게 되었다. 그때부터 생각이라는 것을 하기 시작했다. 나는 내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강점이 '거시적인 플레이 & 원거리 공격'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남들보다 잘하는 것은 저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고등학교 때부터 자산에 대한 공부를 시작하여, 노동으로 돈을 벌기 시작함과 동시에 주식투자를 시작했다. (나는 적극적인 성향의 사업 활동에 있어서 적합한 인간상이 아니다. 사업 자금을 조달하는 데에 있어 발생하는 출혈비용에 상당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한다. 그래서 애초에 그런 것은 안하거나 극히 보수적으로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