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은 제 오랜 벗이지요.
하루종일 일을 하다가 보면, 어느순간 졸리지는 않지만 두뇌가 정지한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판단력이 좋지 않아지기 때문에 그쯤되면 머리쓰는 일을 멈추고 운동을 하거나 집안일을 한다.
오늘은 물류업체와 관세사 측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최선을 다해본 날이었다.
목표했던 바 100%를 해내지는 못했다. 그러나 70%는 해냈다. 결국엔 이것도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불쌍해서 도와준 것이 아닌가 싶다. 나는 이런 걸 '운'이라고 칭한다. 간절해보여 불쌍한 마음에 누군가가 도와주는 현상 말이다. (그래서 브런치 독자분들도 나에게는 무한한 '운'이다. 감사할 따름이다. 앞으로도 한동안 꽤 불쌍하게 살 예정이니 재미있게 봐주시라..)
광복절. 빨간날이다. 나 같이 자기 일 하는 사람빼고는 다 쉰다. 그래서 16일에 명운이 달렸다. 다만, 큰 고비 하나는 어제 넘겨뒀기 때문에, 또한번 16일에 최선을 다하고 간절하게 움직인다면, 고객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한다. 언급한 약속이란, 배송기일을 뜻한다.
지난 3-4일은 지옥이었다. 고난의 행군이라는 표현이 딱 알맞을 것 같다. 보유재고는 바닥을 보이고 있는 와중에 후발 재고는 세관에서 거의 일주일 씩이나 잡혀있었다. 무슨 문제가 있어서 그런게 아니라 물동량이 터져나가서 그렇다고 한다.(이를 미리 계산하고 주문 시기를 일찍이 잡았던 것임에도. 역시 현실은 척박한 실전이다. 안그랬던 적이 없었다. 하루종일 전화기를 잡고 매달려 종일 질척거리며 빌어본 것은 이때문이었다.)
그런 와중에 태풍까지 밑에서 밀고 올라와 물류 업체가 한동안 바보가 되었다. 지난 주말과 광복절 사이의 14일은 주 택배사들의 휴무가 잡혀있기도 했다. 실제로 배송이 지연되는 것은 아니지만, 고객 입장에서 볼 때는 어찌되었든 몇 일 더 있어야 하는 것이니 답답한 마음일 것이다.
엎친데 덮친데다가 오줌까지 갈겨버리는 이 현실. 전혀 낮설지 않다. 이런게 무조건 올거라 생각하고 있었다. 이게 보통값이다. 전투기가 하늘을 가로지르며 내 머리위에 포탄을 떨어뜨리거나, 원자력 발전소가 별안간 터진다던지 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그게 불행한 것이다.
폐인 몰골을 하고도 하루종일 일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이건 열정도 아니고 열심히 하는 것도 아니다. 여기에 무슨 긍정적인 감정이 있는 것도 아니며, 희망 같은게 그리 크게 있는 것도 아니다.
이게 무슨 말인가 싶은 사람들 있을 것이다.
나는 행복을 추구하지 않는다. 나는 내 책임을 다하는 것을 추구한다. 행복하지 않는 것은 전혀 두렵지 않다. 내 책임을 완수하지 못하여 불완전한 인간으로 남아 불명예스럽게 생을 마감하는 것이 두렵다. 그래서 계속 나아간다.
내가 언제나 인간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려 노력한다는 사실은 하늘이 알고 신이 알며 내 우방들이 안다. 나는 이런 자세를 평생 유지할 생각이다.
어차피 고통은 언제나 그 어떤 선택지에서도 존재하며, 절대로 피할 수 없다는 것을 기억하길 바란다. 그러하다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며 고통에 끊임없이 대적하는 것이 명예롭다. 또한, 그러한 삶이 대체로 바람직한 삶일 경우가 많다.
그런 사람들이 멋진 아버지, 아름다운 어머니가 된다. 그럼 사람들이 존경받는 형제가 되며 종래에는 공동체와 사회에서 인정을 받게 된다고 믿는다. 옳은 것을 추구하는 힘센 사람이 되는 것이다.
행복은 그렇게 자연스럽게 은은히, 고통속에 파뭍힌 내게 알아서 찾아와야 하는 것이다. 행복 비슷한 무언가를 찾아나서는 삶들은 절대로 진정 행복할 수 없다. 더 짙은 구렁텅이에 빠져 청춘과 세월을 소모할 뿐이다.
마치 무지개가 절대 손아귀에 잡히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내일도 죽이되든 밥이되든 계속 간다.
제가 파는 상품입니다. 한번 클릭하여 들어와봐주시는 것만으로도 저에게 큰 힘이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