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도비행

by 언더독

항공기나 로켓이 처음 개발되어 처음 비행을 해보는 것을 초도비행이라고 한다.


주식투자를 처음 시작했던 때가 생각난다. 지금으로부터 6년 전 인도 뭄바이 부근 항구에서 심카드를 구매해 바다 짠내를 맡으며 시작했었다.


나 또한 배운 것, 전수받은 것 하나 없는 흙수저 태생이었기에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잃기도 하고, 계획을 안 따르기도 하고, 요동치는 심리 속에서 여러 번의 멍청한 짓들을 했었다.


그러한 시행착오는 6년 이상 이어져 왔고, 지금의 내가 있다.


2달 전, 처음 장사규모의 사업 준비를 시작했다. 1달 전 본격적으로 판매를 시작했다. 사업자를 처음 내어봤고 이 업을 처음 해보는 것이었다.


여기 가서 부딪히고 저기 가서 부딪히고 제자리에서 뱅글뱅글 돌기도 하였다. 투자에 비해 더 많은 시행착오를 겪는 것처럼 느껴진다. 새로운 것들을 다수 접하였고, 자연히 여러 실전 지식들을 익히게 되었다. 책을 읽거나 영상을 보는 걸로는 절대 배울 수 없는 것들을 배웠다.


매출이 아주 안 나오는 것은 아니나, 장사 초기단계에 있기 때문에 광고와 홍보비용으로 출혈이 일어나고 있다. 그래서 순익은 없거나 오히려 살짝 적자 상태라고 보는 것이 맞다.


이곳도 치열한 것은 매한가지이며, 반칙과 권모술수는 디폴트 값이다. 모두가 일정규모의 치킨게임을 하고 있기에, 덩치 작은 업체가 살아남으려면 로드가 많이 걸리게 된다. 그게 나다.


아직까지는 이게 성공이다 실패다 결론을 내릴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그러나 당장에 드라마틱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지는 않기에 파멸이 스멀스멀 다가오는 것을 직시하려 한다.


주말정도는 근로를 통해 당장의 생활비를 벌기로 했다. (나는 투자와 사업을 추구하는 사람이고, 이걸 정말로 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필요하다.)


더 하려야 더 할 것이 없는, 그러한 상태를 유지하면서 하늘의 뜻을 겸허히 따르기로 했다. 적어도 나 스스로에게 후회를 남기지 않을 수 있는 하루하루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최선이다.


얼마전 스페이스X에서는 '스타쉽'과 '슈퍼헤비'를 연결한 초대형 로켓을 발사했다. 4분 정도 잘 날아가더니 공중에서 뱅글뱅글 돌았고 결국엔 터져버렸다.


SpaceX_starship_sitecard_april_20.png


발사 장면과 실패 장면을 보며 관제실에서 어깨를 으쓱하며 옅은 미소를 짓던 일론 머스크의 모습을 봤다. 저게 내가 따라가야할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뭐. 굶어 죽기야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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