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를 만나면 성장한다는 말은 참이다. 겪어보니 그렇다.
A) 어떠한 일을 올바르게 그리고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능력이 커진다. 이는 실전에서의 경험치가 쌓이고, 중도에 포기하지 않으면 점차 는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돈이 설명해줄 것이다.
B) 압박을 억지로 삼켜내고 무식하게 나아가는 능력이 커진다. 나도 사람이기에 나쁜 일이 터지면 괴로워한다. 심각하게 나쁜 일이 터져도 일단은 그 괴로움을 어딘가에 박아두고, 신속하게 해내야만 할 일을 해내는 능력이 커진다.
투자를 처음 시작할 때에도 그랬고, 사업 초반의 지금도 그렇다. 한계와 성장에 관한 클리셰는 참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에 의하면, 투자의 경우 A가 많이 느껴졌다. 사업의 경우 B가 많이 느껴진다.
투자의 경우에는 돈의 흐름이 디지털화된 숫자로만 보이기 때문에 사업에 비해서는 스트레스가 덜한 편이다.(비교적 덜하다는 뜻이다. 큰 돈을 손가락 몇번으로 옮겨낸다는 것에는 담력이 필요하다.) 거쳐야할 사람이 없기도 하다.
사업의 경우 돈이 자잘히 나가는 것이 모두 피부로 느껴지고 실제 노동도 한다. 모든 과정에 있어 사람과 책임이 끼게 되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훨씬 더한 편이다. 가장 두드러지는 점은 '도미노 속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속성 때문에 몇 차례 헛발질을 해본 경험을 하게되면 극한의 압박감이 오고는 한다.
내 일을 하려면 여러가지 파트를 한 사람이 총괄해야한다. 뭔가를 판다고 쳤을 때, 신경써야할 성격이 다른 섹터들의 업무가 동시다발적으로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성격은 제각기지만 모두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하나의 생명체 같다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예컨대, 간단히 이렇게 있다고 쳐보자.
마케팅 / 판매 / 배송 / 재고조달 / 자금관리
이 다섯가지 영역은 살게 되면 다 같이 사는 것이고, 죽게 되면 다같이 죽는 것이다. 하나만 살고 하나만 죽을 수 있는 속성이 아니다. 여기서 어느 하나라도 잘못되면 타격이 암세포처럼 퍼져나간다. 그래서 도미노 같다.
암세포는 조기발견과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사업도 똑같다. 그래서 예전부터 스피드가 중요하다는 내용을 글에서 담았었다. 나는 극한의 소자본으로 이 일에 도전했다. 동맥이나 정맥이 터졌을 때, 어떻게든 최대한 빨리 출혈을 멈춰내지 않으면 비명횡사다. 애초에 피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스스로를 관찰하며 발견한 것은, 나는 저러한 위기상황에서 가장 좋은 퍼포먼스를 낸다는 점이다.
한 사람의 능력이 발전하는 것에는 환경과 배움이 중요하다는 말을 많이들 하곤 한다. 아주 잘못된 말은 아니지만,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가장 원초적인 원리를 놓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동물이고, 동물은 기본적으로 생존과 번식을 최우선 가치에 두고 진화해왔다. 그래서 목숨이 위협받는 또는 그에 준하는 상황에서 가장 우수한 성능을 보인다. (어린 아이가 돌덩이에 깔렸을 때, 상식적이지 않은 괴력을 보이는 엄마의 모습은 그래서 발현되는 것이다. 자녀는 번식의 결과물이며 종족 보존의 매개체이다.)
그래서 어떤 한 사람의 능력을 최대의 극한치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최대한 배울 수 있는 만큼 배운 뒤, 아무 안전장비 없이 벼랑끝으로 떨어뜨려야 한다.
어떠한 악조건을 극복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해있는 사람은 스스로를 그렇게 만들던지, 그렇게 할 가망이 없겠다 싶으면 주변에 누군가가 강제로 발로 차서 떨어뜨려줘야 한다.
절대 빈곤에 처해있음에도 우물쭈물하며 핏줄의 고통을 장기화시키는 사람들에게는 이것이 필요하다. 내 생각이다. 이것은 선한 것이며 악한 것이 아니다.
안타까운 것은 이렇게 해줄 선한 인물이 주변에 없을 확률이 아주아주 높다는 것이다. 당사자를 비롯한 주변의 모든 멤버들이 가난에 굴복하는 관성에 과하게 잘 길들여져있기 때문이다.
10년 전의 내 주변 또한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때나 지금이나 나는 성질이 더러운 편이다. 그래서 진실을 직시할 수 있었다. 가족을 포함한 여러 캐릭터들이 볼멘소리를 하던지 말던지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그리고 그게 정답이었다.(서울에 올라와 내 일을 해가며 더더욱 이게 정답이라는 확신을 지니게 된다.)
독수리가 새끼를 벼랑 아래로 밀쳐 떨어뜨리는 것은 새끼가 독수리로 자라야만 할 숙명을 지녔기 때문이다. 다른 방도가 없기 때문이다. 독수리가 구구 닭처럼 다닐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나는 벼랑 끝에서 떨어지는 행동을 스스로 하는 것이며, 자수성가 인물들은 모두 이 길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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