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싸움에 관하여.

by 언더독

2024년 설 연휴 2일 차이다. 나는 나의 거처를 벗어나지 않았다. 직장인과 사업자들로 붐볐던 거리는 한산하다. 오늘은 3가지를 이야기해볼 것이다. 손자병법, 이온입자 그리고 총 공휴일 일수이다.




나는 손자병법을 읽어보았다. 많은 내용들이 있다. 그중 오늘 꺼내고 싶은 이야기는 '보존'에 대한 이야기이다. 손자병법은 싸움에서 승리하는 방법에 대해 논하는 책이다. 그래서 용맹한 내용이 많을 것 같지만, 차분히 읽어보면 주로 권하는 내용은 '보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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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싸우지 않고 승리하는 것을 가장 효율적인 승리책으로 본다. 그리고 불가피하게 전투를 시작했다면, 최대한 빨리 그 전쟁을 마무리 짓는 것이 그다음으로 효율적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중반부부터 후반부까지 그렇게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을 논한다.


그 구체적인 전략의 핵심은 '본진 보존'이다. 사실, 진중히 읽어 보다 보면 병법은 용맹한 전면전보다는 각종 술수를 통한 적진의 와해를 추구한다. 예컨대, 적진에 전염병을 퍼트리거나 기동성이 큰 기병대 또는 원거리 무기 등을 사용할 것을 권장한다. 또는 적군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그들을 분열시키기 위한 책략을 적극 활용하라고 권장한다. 그래서 적진의 보급선을 끊고 한자리에 고립시켜 시간을 무기로 활용하라는 책략이 있다.


실제로 나의 군사를 대규모로 진격시켜 전면전을 펼치라는 내용은 가장 적은 분량을 차지한다.




현재 실현되고 있는 기술은 아니나, 우주선의 추진력에 적용할 수 있는, 미래에 거론되는 기술 중 '이온입자 엔진'이 있다. 이것은 지구 중력권에서 쓸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우주로 나가서 쓸 수 있는 추진력 기술이다.



현재 인류 기술력의 한계에서 보았을 때, 우주선을 추진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Mass'의 방출이 있어야 한다. 이것은 질량을 뜻하는 것으로 작용 반작용의 원리를 실현하는 것을 말한다. 기름을 태우든 뭘 태우든 우주선체를 밀어 올릴 반대방향으로 질량의 방출이 있어야만 한다는 뜻이다. 일론 머스크는 공상영화에서 나오는 중력장을 휘게 하여 선체를 이동시킨다는 개념은 이번 세대에서는 실현될 수가 없다고 말한다. 그렇게 하려면 목성이나 토성급의 질량을 에너지로 전환시켜야만 가능할 것이라고 말하며, 우리에게 희생시킬 목성은 하나밖에 없고, 그럴만한 기술도 없다고 말한다.


고체연료든 액체연료든 경제성이 아주 떨어진다. 그냥 태우면 끝나는 것이고, 그래서 우주를 범위로 보았을 때는 항속거리가 크다고 말하기 어렵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생각해 낸 방안이 이온입자 방출이다. 우주선을 중력장보다 먼 우주공간으로 이동시키고 나서부터는 화석연료를 사용할 정도로 큰 에너지가 필요하지는 않다. 그래서 먼 거리를 갈 생각으로, 상대적으로 Mass가 적은 이온입자들을 우주선체 꽁무니에서 지속적으로 발사한다는 원리이다. 긴 시간 동안 천천히 가속되는 것이다. 화성을 간다고만 해도, 6개월이 걸리니 이 정도 체류시간 동안 입자를 계속해서 내보낸다면 우주선체의 속도는 상당해지는 것이다. 적은 연료소모로 이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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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갑진년의 총 공휴일 수는 68일이다. 그래서 대강 잡아 연에 휴일이 70일이라 치면, 10년에 걸치면 총 700일이고 20년에 걸치면 1400일이다. 10년을 잡으면 2년이 좀 안 되는 시간이고, 20년을 잡으면 4년 정도가 되는 시간이다.




그렇다. 나는 휴일에도 돈을 쓰지 않는다. 휴식을 취할 수 있을 때 취하며, 이것저것 재정비를 하고 글을 쓰고 운동을 하고 영화를 보거나 뭔가를 읽고 있다. 명절 떡값으로 들어온 돈들은 계좌로 직행했다. 남들 다 놀고 돈 쓰는 휴일에 별달리 거창한 것을 하지 않더라도, 나의 상대적인 힘은 강해진다. 이런 날 길을 걸으면 잘 보인다. 모두들 돈 쓰느라 바쁘고, 와중에 돈을 쓸어 담고 있는 개인 사업자들도 보인다.


그런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돈보다 더 소중한 시간이나 경험을 희생시키는 것이 현명하지 않다고 말하는.


어떤 사람이 간절하거나, 어떤 사람이 평범한 사람이 아닐 경우, 그런 말을 듣지 않는다. 간절한 사람들은 하나의 목표에만 집중하기 때문에 그렇다. 평범하지 않은 사람들의 경우, 남들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하여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보다 더 큰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에 스스로를 산화시키려 한다. 그것이 자신의 역치를 더욱 만족시킨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하나 내지 두개의 차원이 높은 역치가 설정되어 있는 것이며, 역치는 상승하면 상승하지, 하강하지는 않는다.


eb0fd981adcea4973d5b60ef9d522517.jpg 그는 알면서도 감수하는 선택을 했고, 대가는 치뤄졌다.


나는 전후자 모두에 해당한다. 지금 밖에서 장사를 열심히 하고 있는 사람들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다. 2022년 통계 조사 결과, 흔히들 말하는 자유인은 무작위 100명 중에 채 1명이 되질 않는다. 그래서 나머지 99.2명이 하는 사고 또는 행동을 하면, 자유인이 되지 못한다. 숫자는 숫자이고, 통계는 통계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10년 20년을 보내는데, 자유인이 안되기도 참 힘들 것이다.


나는 나머지 99.2명이 평범하다고 말하는 삶을 사는 것에 대하여 부정적으로 보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그들의 소신대로 살도록 방임하는 것이 나에게 해될 것이 없기 때문이다. 또, 내가 그들의 삶에 참견할 권리는 없다. 내가 아무리 잘났더라도, 아무리 돈이 많다고 할지라도 말이다.


때때로 공휴일에 한산해진 거리를 쳐다보고 나의 척박한 환경과 전반적인 상태를 직시하고 있노라면, 갑자기 없던 에너지가 샘솟을 때가 있다.


20231122155135158osam.png 그럼에도, 잘 생각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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