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인디언

남자

by 언더독

아메리칸 인디언들은 친절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할 때, 이렇게 말한다.


당신의 영혼이 당신 안에 있고, 나의 안에 있습니다.


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숙인다.





나는 남자다. 남자의 삶, 그 의미를 찾는 과정에 있다.


나의 10년 전 과거를 돌아보면, 의미를 여자에서 찾았던 것 같다. 그래서 여자를 많이 만났다. 서른이 된 지금의 나는 그때를 기준으로 10년을 더 살았다. 그간 많은 고난, 실패, 좌절, 결별, 박해를 겪었다. 중견 정규직 3년은 지옥이었다. 계약직 1년은 내 인생 향방을 결정할 수 있게끔 하는 확인이었다. 조직에 몸담는 것이 불가능한 사람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여러 명의 여자와 헤어지기도 했다. 그 뒤로 작가활동, 사업, 투자에 전념하고 있다.


내외적인 발전이 있었다. 내적인 발전은 인생에 대한 가치체계가 질서 있게 자리 잡힌 것이다. 외적인 발전은 경제적인 힘이 차츰 증강되고 있다는 점이다. 작가로서의 영향력은 아직 미미하다 볼 수 있으나, 속도가 붙고 있다. 지난 한 달간 구독자가 빠르게 늘었다. 여름에 있을 출판도 준비하고 있다.


오늘은 내적 발전에 대해 좀 더 논해보려 한다.



내적 발전


현재 나의 가치체계는 다음과 같다.


공동체(가족, 형제, 벗), 자유, 독립 > 돈 > 여자 > 집, 자동차, 여행, 맛집, 사치제


이것이 반드시 옳다는 말을 하려는 것은 아니다. '언더독'이라는 사람은 왜 이런 순서의 가치체계를 가지게 되었는지 설명을 해볼 테니 구경을 권해본다는 말이 적절하겠다.


나는 지독한 가난과 폭력 속에서 성장했다. 어떠한 기반이 없이, 지금까지 왔다. 대부분의 남자들이 저 가치체계를 이해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이해하는 것과 실천하는 것은 다른 것이다.


나는 관찰한다. 그리고 깨닫는다. 많은 남자들은 실제로는 저 순서대로 살고 있지 않아 보인다.


부모의 노후가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독일 3사 자동차를 끄는 또래 남자들을 본다. 자신의 어머니보다 외간 여자에게 훨씬 많은 돈을 쓰는 것을 본다. 형제의 불상사보다 만나고 있는 외간 여자가 우선시되는 모습을 본다.


나는 이런 선택들이 긴 시간 서서히 누적되면 궁극적으로는 그들 공동체에 파멸을 불러들인다고 믿는다. 근거는 나의 폭력적인 유년기 경험에서 두었다. 남자가 저러한 가치체계의 순서를 뒤바꿔 오래간 살게 되면, 종래에는 파멸이 일어났었다. 특히 장남, 장손이 저러한 선택을 누적시키면 파멸은 더욱 선명하게 발생한다.


나에게 내적 발전이 있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일치성에 있다.


나는 가족과 형제(벗 포함)를 최우선 시 한다. 그다음 돈을 우선시한다. 아직 목표한 수준의 힘을 달성하지 못했기에, 돈에 집중하고 있다. 여자는 없다. 차도 없다. 옷, 신발, 여행, 휴식도 없다. 내 공동체와 자주 전화한다. 서로의 처지에 집중하고, 미래의 비전을 모색한다.


남자가 인생에 있어 가장 큰 쾌락을 맛볼 때가 언제일지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 있는가.


또는 실제로 경험해 본 적이 있는가.


나는 있다.


자신이 사랑하는 아녀자, 사랑하는 형제를 완벽하게 수호했을 때이다. 그래서 그들이 온실 속 화초처럼 잘 보존되어 있는 관리된 모습을 볼 때, 가장 큰 쾌락을 맛볼 수 있다. 가장 큰 쾌락이었기에, 나머지 것들로는 만족할 수 없게 된다. 역치가 상향되었기 때문이다.


30년 간, 또래에 비해 많은 일을 겪으며 믿게 되었다. 남자는 남자 그 홀몸으로서는 아무런 의미를 찾을 수 없다. 메르세데스 8 기통 AMG를 타도 금방 감흥을 잃게 된다. 선하지 않은, 현명하지 못한 얼굴 반반한 여자를 데리고 다니면 성적 쾌락을 얻고 치명적인 재무적, 정신적 손실을 떠안게 될 확률이 높다.


남자는 누군가 또는 무언가를 수호하는 삶을 살 때, 가장 크고 지속적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몸과 정신이 부서지는 고통이 있더라도 진정 지킬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 또는 철학을 수호할 때를 말한다. 그래서 그 대상은 부모형제가 되고, 벗이 되고, 지혜로우며 사랑스러운 여자가 된다.



이는 영혼과도 상관관계가 깊다. 이러한 삶은 기본적으로 선한 삶이 된다. 스스로가 공동체에 미덕을 행함을 완전히 납득할 수 있을 때, 영혼에 평화가 깃든다. 이 평화는 죽음도 막지 못한다. 떳떳하고 후회 없는 죽음을 죽음이 막을 수 있는가. 그럴 수 없다.


그래서 내가 현재 지니고 있는 나의 공동체를 온전히 수호할 수 있는 힘을 마련했을 때, 집안의 가족으로 어떤 여성을 들여야 하지 않겠다 싶다. 30대 후반 정도가 그 시기가 될 것이라 보고 있다. 많지는 않겠지만, 이러한 세태에도 지혜로운 여자는 남아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나는 그런 여자를 내 모든 힘을 동원해 수호할 것이다.


수호자. 그것이 내 인생 최대의 목적이다.





서두에 아메리칸 인디언의 말을 인용했다.


영혼이 무엇인지에 대해 함축적으로 잘 표현했다고 느꼈다. 내가 선한 영혼을 가지면, 나의 미덕을 받는 사람도 그것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영혼이 나와 당신의 안에 있다고 말한다고 본다. 인디언들의 언어에는 깊은 철학이 있다고 보인다.


마지막에는 '티컴세의 시'를 넣으면, 좋겠다. 나는 성질이 아주 더러워서 내게 주어진 운명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내게 주어진 운명은 가난, 불행, 굴복, 침묵이었고 그에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운명을 거스르는 관성을 일으키고 있기에 많은 고통과 고독이 수반되어 왔고, 지금도 여전하다. 진정으로 나와 같은 길을 걸을 소수의 남자들을 위해 준비했다.



인디언 추장 'Tecomseh'의 시


죽음이 두렵지 않은 인생을 살아라


남의 종교를 욕하지 말고

모두의 의견을 존중하며 너 또한 그들에게 존중을 받아라


너의 인생을 사랑하고, 완벽하게 만들고, 아름답게 하라


결단의 순간이 오는 날을 위해, 죽음을 늘 준비하라


친구를 만날 때나, 떠나보낼 때, 심지어 그가 외로운 이방인일지라도, 경의가 담긴 인사를 해 주어라


세상 모두를 존중할지언정 절대 굴복하지 마라


매일아침 일어날 때 양식과 삶의 즐거움에 감사하라

감사할 이유를 알지 못한다면, 그 잘못은 오로지 너에게만 있을 것이다


그 누구도 그 무엇도 악용하지 마라

악용함은 현자에게서도 통찰력을 빼앗아가 결국 그를 멍청이로 만든다


죽음의 순간이 다가온다면

남들처럼 죽음의 공포를 느끼지 마라

남들처럼 엎드려 구걸하며, 조금 더 살게 해 달라며 추하게 굴지 마라


죽음을 환영하라. 집으로 돌아가는 영웅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