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바닥 염증이 다 안 나았지만, 다시 출근을 하고 있다. 항생제와 연고가 잘 방어해 준다. 절긴 해도 다닐만하다. 며칠 좀 더 이르게 복귀를 할 걸 그랬다.
일주일을 부여잡고 묶여있다가, 어제부터 나서기 시작했다. 오전 8시쯤 일을 하다가, 현장에서 회장님을 뵙게 되었다. 전에 글에 언급한 적 있다. '빚 500억의 사나이'라고... 있다. 중소건설사 회장님이시다. 서로 면을 트게 돼서 일을 하다 뵈면, 먼저 인사를 드리고는 한다.
나는 알고 있다. 이 아저씨 회장님의 자산은 내 추산에 최소 3000억 이상 될 것이라는 것을. '빚 500억의 사나이'라는 것은 그의 집무실 책상 위의 회사부채서류를 보고 나 혼자 지은 별명이다.
환갑 가까이 되셨을 것이다. 오전 8시부터 반팔, 청바지, 허리춤에 공구띠, 안전화를 신고 자기 건물 주변을 쏘다니고 계셨다. 땀을 삐질삐질 흘려가며.
쪽팔렸다. 몇 천억 대 자산가 영감님도 저러고 다니는데, 아직 순자산 10억을 못 만든 서른 살인 내가 발바닥 칼로 좀 찢었다고 쉬었다는 게.(물론 쉰 게 아니긴 하지만.)
쉬면 안 됐었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중간중간 땀범벅으로 책상에 앉아 서류를 확인하는 회장님 뒤통수를 보며, 나는 쓰린 표정을 지었다. 스스로에 대한 주체할 수 없는 한심함이 느껴졌다. 발바닥보다 가슴속 어딘가가 더 쓰렸다.
나는 물리적인 최선을 다해야 한다. 철학적으로 완벽한 인간이 되기 위하여.
영미권에 번역 판매될 전자책(한글 원문)은 크몽에서 판매 승인이 났다. 오고 싶으시나 사정이 있어 총회에 참석이 어려운 분들께 권한다.
10대 자녀가 있으시다면, 꼭 읽혀보셨으면 한다. 아이들의 가까운 미래의 청춘 10년을 아껴줄 수 있다.
나는 그들보다 가장 최근의 10년을, 그 누구보다도 치열하며 절박하게 살아왔다고 100% 자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