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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언더독 Oct 21. 2024

젠틀해서 젠틀맨이 아닌 젠틀맨

일 마치고 집 오던 길에, 아이와 아줌마를 보았다. 여자 아이는 홀로 떨어져 주차장에서 큰 차도로 아장아장 나아가고 있었다. 세네 살 정도 되어 보였다.


아줌마는 아이를 불렀다. 가서 붙들거나 잡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저 가만히 서서 부르고 있었다. 


아이는 계속해서 차도로 나아갔다. 


나는 먼발치에서 운전자 시점에서 아이를 볼 수 없는 사각지대를 통해 미끄러져 들어오는 승용차를 보았다. 브레이크를 쓰지 않는 상태로 들어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반사적으로 뛰어갔고, 적시에 아이를 가로막아 섰다. 


승용차는 별 일 없이 잘 지나갔다.


숨을 고르고 난 후, 아이에게 최대한 차분하게 말했다. 엄마랑 같이 다녀야 한다고.


아마 제 때 아이를 가로막지 않았다면, 아이는 승용차에 깔렸을 것이다. 크게 다쳤을 것이다.


아줌마는 내게 고맙다는 인사 한마디 없었다. 


그냥 갔다.


나는 화를 표출하지는 않았다. 저와 같은 아줌마들을 다수 봐왔기 때문에.


소용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저 가만히 잠시 서서 혐오감을 느끼고, 얌전히 갈 길을 갔다.





집으로 돌아오며 생각해 보니, 요즘은 의사 파업 중이다. 2천 명이 넘는 의사가 일을 안 하고 있다고, 뉴스에서 본 것 같다. 


서울 시내 도로 위를 내달리는 구급차들을 자주 보게 되었다. 치료해 줄 의사 수가 적으니, 환자가 이 병원 저 병원 뺑뺑이 도는 현상이라고 들었다. 


예전에 매체에 자주 나오셨던 외과 의사 '이국종' 교수님은 구급차를 이렇게 표현하셨다.


바퀴 달린 관짝


차가 흔들거리기 때문에, 제대로 된 조치를 할 수 없어서 응급환자가 이송 중에 잘 죽는다고 말씀하셨다.


아무리 저런 아줌마들이 싫다고 해도, 어린 아이가 차에 치일걸 뻔히 알면서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지금 같은 시국에 중증 외상 당하면, 사망할 확률이 아주 높다. 체구가 내 무릎밖에 안 되는 작은 아이이면, 더 그럴 것이다.


자신의 아이인데, 어찌하여 부모로서의 책임감이 부재한 지 이해할 수는 없지만.


잠깐의 혐오스러움과 아이가 멀쩡하게 되는 결과를 교환한 것이라면, 괜찮은 것 같다.


내 아이는 아니지만.


그래도.





모든 부자가 책임감이 있는 사람들은 아니다. 모든 가난한 자가 책임감이 없는 사람들도 아니다. 사람마다 다르다. 그래서 일반화하는 것은 짧은 생각에 지나지 않는다. 


나는 숫자를 믿는 사람이다. 그래서 파생되는 개념인 확률과 통계도 믿는다.


이제껏 살아오면서, 가난한 사람들과 부자들을 만나보았다. 확률적으로 부자 중, 책임감이 강한 사람들을 더 자주 본 것 같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았을 때, 책임감이 부재한 사람 곁에 부가 머물게 되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이다. 


스노우폭스 그룹, 김승호 회장님이 쓴 '돈의 속성'이라는 책에도 나와있다. 돈에도 인격이 있다고. 그래서 자기를 함부로 대하는 사람에게는 머물지 않게 된다고.


이래서 내가 부자가 되려고 하는 것도 있다.


나는 기본적으로 속에 화가 많은 사람이기에, 화가 날 상황에 노출되고 싶지 않다. 가능하면 최대한 그렇게 하고 싶다. 


고로 부자들, 성공자들, 승리자들 곁에 있는 것이 확률적으로 낫다고 보는 것이다.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려면, 나도 그러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열망이라는 것은 목표 자체에 간절함을 느끼는 것도 있지만, 목표와 상극되는 것들로부터 자신을 멀리 위치시키기 위한 목적도 있다.


이러한 인과요소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깨우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성격이 둥굴둥굴한 사람들이 있다. 아무나하고도 잘 지내는, 웃는 상인 사람들이 있다. 


내가 본 부자들은.


자수성가, 명맥 부자 다 포함해서.


저런 사람 한 명도 못 봤다. 


웃고 있어도, 내면으로부터 날이 서있는 힘이 엿보이는 사람들이었다. 


예전에 글에서도 언급한 적 있지만, 성격이 좋아서 누구와도 적이 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그만큼 동기가 없게 된다. 현재 위치에서 불합리한 일이나 처사가 벌어져도, 그냥 넘기는 것이 체득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을 보통 사람들 말로, '사람 좋다.'라고 표현한다. 


이게 나쁘다 좋다 판단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사람들은 부와 성공과는 거리가 멀게 되는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어떤 사람을 불구덩이에 집어넣으면, 극심한 고통을 느끼고 뛰쳐나올 것이다. 자기보다 덩치가 큰 장정들이 그를 에워싸고 못 나오게 막더라도, 어떻게든 빠져나오려고 할 것이다.


내 통찰로는.


부와 성공을 거머쥐려고 할 때, 좋지 못한 성미는 경쟁자를 압도하는데 있어서 유리한 에너지 소스가 된다.


물론, 그것을 올바르게 다룰 줄 아는 훈련이 되었을 때 그러하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내가, 내제한 화를 해결하기 어려운 일이나 격한 운동에 연소시키지 않고 술 먹고 길거리에서 쌈박질했으면 인간 떨거지 되는 것이다. 여자나 아이들 앞에서 감정 컨트롤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게 되면, 역시나 떨거지 되는 것이다. 





일적인 문제가 있다면, 그를 해결하기 위해 빠르게 계속해서 시도하면 될 일이고.


여자친구가 속을 썩인다면, 젠틀하게 두 세번 차분히 타이르면 된다. 그래도 개선이 안되면, 차분히 집에 돌려 보내고 안 보면 된다. 여자에게 소리칠 필요도, 화를 낼 필요도 없다. 


가족이나 친구가 속을 썩이면, 여자친구의 경우와 똑같이 하면 된다.


그 이상, 할 수 있는 더 좋은 수가 있기는 어렵다.




자기 스스로를 쇄신하는 사람들은 극소수이다. 


자기 자신을 쇄신할 수 있는 사람도 극히 소수인데, 하물며 어찌 남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기대할 수 있겠는가.



Bloddy mary

 https://youtu.be/X5kqBMD4AB4?si=kOhsixl5SA3ejV7i



< 5차 총회 개요 >


장소 : 서울 영등포구 ---- ---

시기 : 주말 중

비용 : 5만원


* 총회 누적 참가자 수 : 19명

* 컨설팅 누적 진행 횟수 : 3회 + 1회 (11/2 1팀 진행 예정)

* 컨설팅은 총회 실 참가자 중에서만 진행합니다.


참여 희망자는 아래 채팅방에 입장하여 대기 바랍니다. 입장 시, 프로필명을 '브런치 계정명'으로 달아주시면 되겠습니다.


입장 코드 : 0728

https://open.kakao.com/o/gLGt97wg


[ 총회 진행 목차 ]


- 돈은 무엇인가(Gold standard, Fiat currency, Fractional Reserve bank system, 연준 통화정책 등)

- 한국의 세금은 무엇인가(실 참여자 외 완전한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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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식, 금, 비트코인, 부동산, 파생상품, 레버리지에 대한 거시적 인사이트 제공

- 정신 개조(정신 강화, 신체 강화에 대한 인사이트 제공)

- Q&A / 팬미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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