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멈출 것 같더냐.
오늘도 어김없이 '흙수저 매뉴얼' 출판 준비를 했다. 원고를 완성했고 표지 디자인 시안을 협의 중이다. 내 인생 첫 출판이다. 자가출판이라 교보문고 온라인 판매까지도 시간이 걸리고 오프라인 매장에 오르려면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 예정이다. 인스타 유료 홍보와 지역 대학 무료 강연도 계획 중이다. 인플루언서 콘택도 계획 중 하나이다. 할 일은 많고 예산은 극하게 짜친다. 역경과 고난과 거절의 연속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걸 사면초가라 했던가. 치열하다. 등 날개뼈에 담이 걸려 움직이는 게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힘들고 외로운 시간을 견뎌가며 문득 그간의 독서가 도움이 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성공에 목말라 있는 나는 선구자들의 말을 늘 기억에 새겨놓곤 했다. 가장 도움이 되었던 내용은 일의 진척과 기분을 별개로 가져가라는 뜻이었다. 이제는 작년이 되어버린 22년. 경찰 공무원 시험 탈락, 그저 그랬던 한국 주식 도전, 브런치북 공모전 수상 실패가 나의 김빠진 훈장이 되어있다. 여자친구와도 헤어졌다. 알바로 연명 중이다.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는 것 외에는 모든 도전이 실패로 돌아왔다. 이 정도면 우울증 걸리기에 완벽한 조건이다. 그리고 실제로 우울 타고 있다. 그러나 그건 기분이라는 것이다. 대인기피, 우울과 무기력에 빠져있으면서도 계획한 일은 모두 해나가고 있다. 오히려 이 상황을 빠르게 극복하고 싶어 신속하게 하려고 한다. 그냥 자빠져 있기에는 내 성격이 너무 더러워서 그럴 순 없다. 그런 악을 생산성으로 승화하려고 노력한다.
다들 새해 복 많이 받아라 하긴 한다만 나에게 23년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내가 절대 멈출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잘 되든 말든 상관없다. 말라죽는 한이 있어도 끝까지 갈 것이다. 그냥 나는 그렇게 생겨먹은 사람이다. 긍정적으로 또는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개념이 없다. 그런 게 중요하다고 생각지도 않는다. 일을 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배웠기 때문이다.
억울할 것도 없다. 항해사 시절 나는 이미 몇 번 죽을 뻔했던 파리 목숨이었고 조국에 살아돌아와 뭔가에 계속 도전할 수 있다는 기회 자체가 나에게는 무한한 이득이다.
그리고 이제 29살이 되었다. 내년이면 서른이구나.
작년이 그리고 지금이 너무나 힘든 독자들에게 나의 이야기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런 나도 살아간다. 그것도 내 할 일 열심히 하면서 말이다. 기분과 일을 별개로 가져가길 바란다. 죽을 것 같긴 한데 정말 죽지는 않는다. 내가 증명하고 있다.
시 하나 읽고 올해를 시작하자.
"그리고 이제는 비록 지난날 하늘과 땅을 움직였던
그러한 힘을 갖고 있지 못하지만, 지금의 우리는 우리로다.
한결같이 변함없는 영웅적 기백, 세월과 운명에 의해 쇠약해졌지만,
의지는 강하도다.
투쟁하고, 추구하고 찾으라.
그리고 굴복하지 마라."
알프레드 로드 테니슨의 시 '율리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