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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계의 남자.

by 언더독

매수를 진행한 사람이라면, 지금은 주식에 그리 큰 신경을 쓸 때가 아니다.


시장의 전반적인 추세로 보나, 차트에 빗각, 페러럴 라인, 지지 / 추세선을 놓고 보나 지금은 저점 구간이라서 그렇다.


지금은 삶에서 다른 것들에 신경을 쓰는 것이 현명한 시기이다. 나머지는 시간과 트럼프가 해결해 줄 것이다.


스크린샷 2025-03-28 192059.png 페러럴 바운더리 안에 진입하고 나서야 수익이 좀 날 거다. 며칠 전에 들어 올려다 털렸다. 기다려야 한다.


그래서 오늘 서울 시립 미술관을 다녀왔다. 평일에 가야 사람이 없다.


혼자 3시간을 관람했다.


나에게는 가끔 이런 시간을 강제로 주어야 한다.


필요하다.




로비에는 백남준의 작품이 있다. 크게 있다.


KakaoTalk_20250328_185844503.jpg 2005년 당시, 한화 7억 정도의 가치를 지녔다.


보통 백남준의 작품은 장면의 서사가 있기 때문에, 한동안 보고 있어야 한다. 작품 이름이 '서울랩소디'인 만큼, 한국 서울의 역동적인 모습을 전달하고자 하는 연속된 화면들이 이어진다.


작품의 연식 자체도 제법 되었고, 서울의 발전 서사를 다루니만큼 레트로적인 화면들이 많이 나온다. 좌우 그리고 중앙이 분리되어 진행된다.


특이한 것은, 저 많은 화면들 중에 가장 작은 화면 2개는 계속해서 같은 영상만이 나온다.


영상은 내용도 특이하다.


서양 누님이 시원하게 벌거벗고 관능적으로 누워 몸매를 뽐내고 있다. 찾아보니, 백남준이 직접 항공사 여 승무원을 섭외해서 찍은 영상이라고 한다.


속으로 '백 씨 아저씨는 D컵의 글래머 백마를 좋아했구나...' 했다.


합리적인 것 같아서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음 작품을 보러 갔다.





일부 독자들은 알고 있겠지만, 나는 돈과 관련된 모든 일들을 관할하다가 뚜껑이 터질 것 같으면 아주 가끔 혼자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간다. 오케스트라 공연이 있는 때이면, 거기도 간다.


이유가 있다.


박물관, 미술관, 오케스트라에는 공통점이 있다.


3가지 모두 규모가 크다는 것이다.


박물관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아득히 먼 과거의 유물이고 역사 내용이다. 그래서 시간적인 규모가 거시적이다.


미술관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류는 유화이다. 유화는 캔버스 위에 그려진다. 주로 캔버스 작품이 크기가 크다. 큰 것 중에서는 층고를 완전히 다 차지하는 작품도 있다. 그래서 목을 뒤로 꺾어 한참을 올려다보아야 한다. (내가 유화를 좋아하는 것은 작가의 감정선을 살펴볼 수 있을만한 증거가 많기 때문이다. 페인트가 어디에서 어떻게 짓이겨져 있는지 눈으로 살필 수 있고, 그것과 캔버스의 질감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지 살필 수 있다. 단순한 색감이나 구도를 넘어, 그러한 장치가 하나 더 있기 때문에 즐길 수 있는 맛이 더 있다.)


오케스트라는 여러 가지 종류의 현악기, 타악기, 피아노가 동시에 연주되기에 규모가 크다. 각각의 포지션들이 해내는 소리가 아주 정교하면서 바쁨에도 불구하고, 거시적으로 살폈을 때는 모든 주체가 시작부터 끝까지 조화로운 소리를 내기에, 그것이 더더욱 거시적으로 다가온다.


사람은 모름지기, '압도적인 거시적 규모' 또는 '압도적인 미시적 규모'를 접하게 되면 탄성을 자아내게 되어있다.


나는 '규모의 영적 탄성'을 자아낼 수 있는 곳을 일부러 찾아가는 것이다.


그 이하로는 별다른 기별을 느낄 수 없는 역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


대중적인 것들이 지루한 것이다.


돈 몇 푼 주고 먹고 마시고 놀러 다니고 즐긴다고 하는 게.


저렇게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며 거대하게 그리는 것 같다.




글에서 가끔 양자역학이나 천체 물리학의 내용을 쓰는 것도 그래서 그렇다. 양자 역학은 압도적인 미시 규모의 학문이다. 천체 물리학은 압도적인 거시 규모의 학문이다.


규모를 관찰하며 그것에 경탄을 느끼는 것에는 장점이 있다.


상대성을 느낄 수 있다.


상대적이라는 것은 무엇인가. A와 B 사이의 속성에 괴리가 있다는 것이다.


비교 특징점의 종류가 무엇이 되었든 괴리가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처럼 규모의 사이즈를 키우게 되면, 그 괴리의 폭이 더욱 커진다. 내가 더 큰 규모를 찾으면 찾을수록, 아득할 정도로 벌어진다.


그러면 우리 인간이 거의 매시간 신경 쓰는 삼라만상의 문제들, 특히 돈과 인간관계(가족, 연인, 배우자, 자녀 등)의 어젠다들이 속절없이 별 것 아닌 게 된다.


이 글의 서두에 이렇게 썼다.


'돈과 관련된 모든 일들을 관할하다가 뚜껑이 터질 것 같으면 아주 가끔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간다.'


그래서.


우리는 절대계가 아닌, 상대계에 살고 있다는 점에 감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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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큰 죄를 지은 사람이 처벌을 받는 형벌 체계가, 사람을 상대계에서 절대계로 강제하는 방식이다.


미국에 'ADX 플로렌스 교도소'라고 있다. 사형 판결을 받지 않았지만, 악질적인 범죄자를 수감하는 보안 최고 레벨의 감옥이다.


법원에서, 재사회화 교육을 받을 자격조차 없다고 판결을 한 인간 이하의 범죄자들이 이곳에 수감된다.


'깨끗한 지옥'이라고도 불린다.



재소자는 거의 모든 시간을 저 독방 안에서만 홀로 보내게 된다. 수감 기간 내내 다른 재소자와 접촉 자체가 불가능하다. 더해, 어떤 교도관도 말을 걸지 않는다.


보통의 교도소에서는 재소자들에게 간단한 노동이나 재사회화 교육, 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해주지만.


여기는 그런 것들도 금지된다.


그래서 정신적으로 붕괴하게 된다.


독방의 구조는 자살조차 불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들은 아무런 자극을 일으킬 수 없는 상태에 갇혀, 수명이 다해 죽을 때까지 정신적 고통을 받아야만 한다.


이것이 인간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형벌인 것을, 미 사법부는 알고 있다.


절대계라는 것이 저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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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립 미술관 좋다. 덕수궁도 바로 옆에 있고.


옛날에 쓸데없이 덕수궁 길 따라 걸었다가 진짜로 헤어져버린 여자 있었는데.


잘 살겠지 뭐.



Max Frost - Nice and Slow

https://www.youtube.com/watch?v=nix1nEZhpZ4



<8차 총회 >


장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 ***

시기 : 2025.04.19 토요일 2pm(2h 진행)

비용 : 5만 원


* 총회 누적 참가자 수 : 40명

* 컨설팅 누적 진행 횟수 : 6

* 컨설팅은 총회 실 참가자 중에서만 진행합니다.


참여 희망자는 아래 채팅방 입장, 채팅방 공지 참조하여 예약해주시면 되겠습니다. 입장 시, 프로필명을 '브런치 계정명'으로 달아주시면 되겠습니다.


입장 코드 : 0728

https://open.kakao.com/o/gLGt97wg


[ 총회 진행 목차 ]


- 돈은 무엇인가(Gold standard, Fiat currency, Fractional Reserve bank system, 연준 통화정책 등)

- 한국의 세금은 무엇인가(실 참여자 외 완전한 비공개)

- 개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대응 방안(하나마나한 소리 말고. 개인 또는 가구가 할 수 있는 구체적 자원 배치 및 주식 투자 전략.)

- 주식, 현물, 비트코인, 부동산, 파생상품, 레버리지에 대한 거시적 인사이트 제공

- Q&A


2024년 AMAZON 출판작(국내 판매본 - 한글) < From Zero > : https://kmong.com/gig/58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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