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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에 대한 고찰

양육자의 마인드 / 교육은 어렵다.

by lena

25개월 딸을 키우고 있는 저는 요즘 교육에 대해 깊은 고민을 갖고 있습니다.

'교육'이란 분야에서 나름 10년 넘게 일을 하고 있고, 수많은 아이들을 가르쳤으며 수많은 양육자와 교육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는데 내 아이의 교육이라니... 자신감이 떨어지고 조급해짐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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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닙니다.

아이를 낳고는 뭐든 자신이 있었습니다. 드디어 내 아이를 교육할 수 있다는 것에 오히려 기뻤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아이의 발달과 처음 들어보는 다양한 사교육 속에서 갈피를 점점 잃어갔던 것 같습니다.

사교육에 대해 평소 회의적이었던 제가 수많은 제품과 기관을 찾아보며 고작 25개월 밖에 되지 않은 아이에게 다 시키고 싶다는 욕심이 나며 다른 아이들과 내 아이를 비교하기 시작하니 마음이 참 어려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것도 고민일까?라고 생각했던 수많은 양육자들의 고민이 매우 이해가 되며 공감이 되고 '내 아이의 일'에서만큼은 신중해지고 조심스러워 지기에 다들 당연할 것 같은 선택을 하기가 쉽지 않았겠구나 싶었습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어지러워진 제 마음을 가다듬기 위해 교육의 목적과 초심을 생각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어떤 교재를 선택하고 기관을 보낼지의 문제는 추후의 문제이며 양육자로서 가져야 할 마인드, 그것이 바로 서 있다면 수많은 정보의 시대에서 배가 산으로 가지 않고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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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추천하고 싶은 양육자가 가져야 할 마인드는

1. '지금 시기에 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라'입니다.

"5세가 되니 영어유치원을 가야겠다, 6세가 되니 수학학원에 보내야겠다." 이런 마인드에서 벗어나기를 추천드립니다. 예를 들어 유아시기는 언어를 이해하고 단어를 알고 적절히 사용하며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합니다. 글을 읽고 쓰고는 그 뒤의 문제이며, 영어를 알고 쓰는 것 또한 후순위입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모국어에 대한 이해입니다. 이해가 빠져있으면 그 뒤에 배울 모든 것들에 대해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유아시기에는 많은걸 체험하고 만져보며 느끼는 활동이 필요합니다. 호기심이 약하고 집에 있는 걸 좋아하는 아이들은 주변에 대한 관심이 약해 이로 인한 문제 해결 능력과 창의성, 다양한 사고력이 약해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산으로 들로 매일 나가세요.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뭐든지 목적이 있어야 합니다. 가끔 어떤 부모님은 아이를 자주 데리고 놀러 다녔는데 왜 주변에 대한 호기심이 약한지 모르겠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저 즐겁게 놀러 다니는 것과 내가 놀러 가는 것에 대한 의미를 알고 노는 것과는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예를 들어 가을에 산으로 여행을 가기로 했다면 여행을 떠나기 전 가을에 대한 것을 이야기 나누고 정보를 찾아봅니다. 계절의 변화, 계절에 따른 나무의 변화, 가을에 볼 수 있는 것들 등 알아본 다음 여행지로 출발합니다. 여행지에서 우리가 집에서 알아봤던 것들은 하나하나 살펴보며 가을에 대해 느끼고 이론을 체험으로 다시 알아본다면 더 많은걸 얻게 되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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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아이에 대한 파악으로 '흔들리지 않는 교육목표를 잡아라'입니다.

저도 교육정보의 홍수로 들어오게 되니 정신을 못 차릴 만큼 좋은 교재도 많고 기관도 많아 한동안 검색만 했던 기억이 납니다. 시키려고 하면 끝도 없는 교재와 기관, 여기서 중심을 잡으려면 '아이에 대한 파악'이 필요합니다. 좋다고 하는 교재가 우리 아이에게도 좋은가? 그건 아닙니다. 옆집 친구에게 좋았던 교재가 우리 아이에겐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좋다더라.."라는 말은 의미가 없다는 것입니다.

아이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다면 지금 현시점에서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감이 잡히실 것입니다.

아이가 놀이하는 것을 관찰하고 발문 하세요. 주로 놀이하는 것은 무엇인지, 어떤 놀이는 스스로 잘 되는 편이고 어떤 놀이는 개입이 필요한지 보시면 전부는 아니어도 대략 약한 부분은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저희 아기는 25개월이지만 퍼즐이나 도형 끼우기 같은 활동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게 보입니다. 책을 매우 좋아하며 앉아서 1시간도 집중하고 듣습니다. 미술활동도 좋아하고 소근육 발달도 어느 정도 잘 이루어져 끼적이기, 스티커 붙이기, 도장 찍기 등을 세밀하게 하려고 노력합니다.

대략 이 정도의 파악은 어느 부모님들이라도 쉽게 하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저희 아이는 어떤 책이든 좋아하기 때문에 전집을 더 구매할 필요는 없습니다. 집에 있는 책으로도 충분히 활용됩니다. 도서관을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집중력을 더 키우기 위해 다양한 미술활동을 제공해줍니다. (모자이크, 물감 롤러 등) 도형이나 퍼즐에 관심이 덜하다는 건 공간능력이 약할 수 있기 때문에 이때 그와 관련된 교재, 기관을 찾아봅니다. 쉽게 아이의 수준에서 접근할 수 있고 아이가 좋아할 만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봅니다.


25개월 아기를 예를 들어 매우 단순하기는 하지만 원리는 같습니다. 아이에 대한 파악이 어려우시다면 지능검사와 같이 아이를 파악할 수 있는 테스트를 하셔서 추가적으로 교육해야 할 것을 찾으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아이가 스스로 하고 있는 방향과 추가적으로 도와줘야 하는 방향을 파악하시어 정말 현시점에서 필요한 교재, 기관을 찾으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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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제 마음을 다 잡기 위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교육에 대해 생각해왔던 나의 마인드를 다시 꺼내고 초심을 잡으며 우리 아이에게도 적용하기 위한 시도였던 것 같습니다.

저와 같은 고민이 있는 분들에게도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더 많은 글을 보시려면 : 라엘엄마의 육아일기 (withlae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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