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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지능의 아이

원인, 지도방법

by lena

얼마 전 초등학교 1학년 남자아이를 대상으로 지능검사를 진행했습니다. 검사 의뢰서에는 아이의 강, 약점을 파악하여 앞으로 지도하는데 도움이 되고자 한다는 내용이 적혀있었고, 저도 그 아이의 능력적 특성에 대해 파악하기 위해 관찰하며 검사를 진행하였습니다.

밝은 성격을 가진 아이는 처음부터 거부감 없이 검사실에 입실해 적응하였고 수많은 문제를 마주하면서도 힘들어하는 내색 없이 즐겁게 검사를 수행하였습니다.

다만 전반적인 기초능력은 충분하나 그 이상의 것을 측정하기 위한 문제에서는 쉽게 포기하는 모습이 보이거나, 많은 생각을 요구하는 문제에서 단순하게 생각하며 쉽게 풀어버리는 경우가 있어 관련된 아이의 행동을 조금 더 유심히 살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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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검사의 결과는 평균 수준, 전체의 지능을 구성하는 지표들(언어이해, 시공간, 유동 추론, 작업기억, 처리속도)의 지표도 대부분 평균, 지표들의 지능을 구성하는 소 검사들의 지표도 대부분 평균이었습니다.

아이의 어머니는 강, 약점이 없이 대부분 평균인 능력에 당황하셨고 이 부분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 것인지, 이런 게 좋은 것인지 질문하셨습니다.

이러한 부분을 어떻게 해석하고 지도하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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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나쁠 건 없습니다. 전반적인 능력이 평균이라고 하는 것은 그 나이에 가져야 할 능력, 지식들을 또래만큼은 가지고 있고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학교 수업에서 선생님 말씀을 이해하고 또래와 상호작용하는데 특별한 어려움은 없을 것입니다.

다만 아이의 능력이 왜 평균 수준이 되었는지 파악했을 때 아쉬웠던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은 도와주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들마다 특성은 다르고 도와주어야 할 부분도 다르기 때문에 제가 여러 아이들을 만나며 보였던 특성을 요약해보려고 합니다.

1. 다른 능력에 비해 언어이해가 약하다.

언어이해는 공부를 하는데 기본 요소입니다. 선생님의 말씀도 듣고 이해를 해야 하고, 교과서를 보고 이해를 해야 공부를 할 수 있습니다. 언어이해가 되지 않아 다른 능력이 향상되는데 방해가 되고 있을 수 있습니다.


2. 오래 앉아서 충분한 생각을 할 기회가 없었다.

기본적인 이해력은 있지만, 자신이 이해한 것을 토대로 뻗어가는 다양한 생각의 줄기를 가져본 적이 없으면 심층적인 것을 해 볼 기회가 없어 평균의 능력만 가지게 됩니다.


3. 쉽게 포기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어려운 것을 도전하는 게 두려운 아이들은 자신의 할 수 있는 쉬운 과제만 수행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더 나아갈 수 있는 능력이 평균에 머물게 됩니다.


4. 주의력이 약하다.

주의력도 공부의 기본 요소입니다. 주의력이 흐트러지기 쉬우면 쉬운 건 이해하나 어려운 건 이해하지 못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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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공부에 지쳐있다.(수동적으로 공부를 한 아이들)

자신이 원해서가 아닌 부모님에 의해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공부를 한 아이들은 심층적인 내용의 공부를 하는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이러한 특성은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요?


1. 어휘력을 높이고 문장의 중심 내용을 파악하는 연습을 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

어휘력을 높이는 것은 공부의 자신감을 높이는데 도움이 됩니다. 아는 단어가 많으면 문장을 이해해보려고 노력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 다음 문장을 끊어 읽기 하며 그 문장에서 하고자 하는 핵심을 파악하는 연습을 합니다. 짧은 문장부터 긴 문장까지 끊어 읽기, 해석을 해봅니다.


2. 아이가 능동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어 몰입의 즐거움을 알게 합니다.

이 부분은 제가 '뭘 해도 시큰둥한 우리 아이, 왜 그럴까요?'파트에서 말씀드렸던 부분과 유사합니다.

https://brunch.co.kr/@d369aa97f53e477/25

동기 부여는 공부하는데 필수요소입니다. 동기부여에 가장 좋은 것은 아이가 좋아하는걸 스스로 찾아보며 쉬운 것부터 어려운 것까지 알아보는 것입니다. 그 과정은 혼자 할 순 없습니다. 아이가 알고 있는 지식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더 많은 걸 알아갈 수 있도록 부모님께서 가이드해주셔야 합니다.


예를 들어 <곤충>에 대한 것을 알아가기로 했다면

-곤충에 대한 지식책을 함께 읽는다.

-곤충에 대한 동영상을 함께 본다.

-곤충 박물관을 다녀온다.(곤충 박물관에서 인상 깊었던 것을 사진 찍을 수 있도록 사진기를 제공한다.)

-다녀온 후 사진을 함께 보며 느낀 점을 이야기 나눈다.

-사진 속 곤충들을 인화하여 나만의 곤충 책(사전)을 만든다. 책 내용은 곤충 지식책, 동영상을 참고하여 스스로 필기하여 채워갈 수 있게 한다.

-자신이 만든 책을 가지고 또 다른 곤충 박물관을 다녀온다. 그 박물관에서 새롭게 알게 된 지식을 자신이 만든 곤충 책에 기록할 수 있게 한다.

-곤충채집을 나간다.

-채집을 한 곤충을 직접 키워본다. 키우기 전에 그 곤충을 키우기 위한 방법을 스스로 찾아 기록한다. 이 내용은 '곤충 관찰일지' 맨 앞쪽에 기록하고 그 다음장부터는 곤충을 관찰하며 느낀 점, 달라진 점, 내가 한 행동, 모습 등을 매일 관찰일지에 기록할 수 있게 한다.

-'내가 00 곤충이라면' 주제를 가지고 그 곤충이 된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여 움직이고 역할극을 할 수 있게 한다.(글로 써보는 것도 괜찮다.)

-곤충을 그리거나 만들어본다.

-곤충에 대한 이슈가 있는 기사들을 스크랩한다.

-곤충에 대한 소개를 파워포인트를 만들어 발표하게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알아가는 즐거움을 알게 하고 단순한 것부터 어려운 것까지 가는 사고의 과정을 거쳐볼 수 있게 도와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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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추론 과제들을 경험해봅니다.

모르는 것을 알아가는 과정은 막연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 정보를 하나로 묶는 추론의 과정을 자주 경험하며 막연한 감정을 줄여봅니다.

예를 들어

책을 읽으며 그다음의 나올 내용 추론해보기, 책의 표지를 보고 무슨 내용일지 얘기해보기, 스무고개 놀이하기, 일상 속에서 일어난 사건을 아이가 스스로 해결할 방법 말해보기(주유소가 없는데 자동차 기름이 없다, 어떻게 할 것인가? 등) 등 다양한 추론을 해봅니다.


4. 부모님께서 공부를 할 때 옆에서 가이드합니다.

혼자서 학습하는 아이들은 어려운 과제가 나올 때 대충 이해하고 끝내버릴 수 있습니다. 부모님과 하루의 30분이라도 기본 내용이나 문제를 함께 읽으며 해결방안을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가집니다. 어려운 문제를 풀지 못하는 경우 아이가 이해하지 못한 개념이 무엇인지 파악하여 다시 설명해주시고 그다음으로 나아갈 수 있게 도와줍니다.


5. 아이에게 '왜?'라는 질문은 자주 합니다.

아이가 하는 행동이나 생각에 "왜?"라는 질문을 자주 하시어 단순하게 생각하고 행동했던 모습을 다시 한번 더 점검하고 자신의 논리를 가질 수 있게 도와줍니다.


6. 주의력을 향상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다른 회차에 주의력 관련 내용이 있습니다. 참고 부탁드립니다.

https://brunch.co.kr/@d369aa97f53e477/15


제가 오늘 말씀드린 내용은 평균인 지능이지만 아쉬운 부분이 있는 아이들을 중심으로 말씀드렸습니다.

이러한 것들과 상관없이 지능 자체가 평균일 수도 있습니다.

부모님께서 아이의 특성을 면밀히 관찰하시어 이러한 특성이 보이신다면 관련하여 도와주시되, 아쉬운 부분 없이 평균이라면 기본은 잘 되어있지만 과도한 선행을 어려울 수 있겠다 생각하시고 연령의 진도에 맞춰 차근차근 공부할 수 있게 도와주신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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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글을 보시려면 : 라엘엄마의 육아일기 (withlae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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