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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 빈 Sohnbin Oct 28. 2022

과포장

소비자의 지위

명품에 중독되어 인터넷상에서 상품 사진만 게시하고 주문받은 다음 상품을 보내지않고 입금된 돈을 가로채고 사이트를 폐쇄하거나 할 수 없는 경우 받을 대금을 대신 송금케하는 등의 사기를 친 한 여대생이 검거된 뉴스가 있다. 물론 사기 전과가 많은 한 여성 사기꾼이 붙잡힌 간단한 사건 뉴스에 지나지않고 미디어는 유사 범죄에 불이익을 받지않게 계도하는 뉴스일 수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우리 사회의 불합리한 소비의식이 사회현상으로 자리잡고 있는 구조적 모순을 보여주는 말단의 사례다. 왜 소위 명품에 누구나 끌리고 계층적 상승 욕구에 쉽게 매달리는가? 누가 명품이란 지위를 부여하고 그 지위를 누리는 구체적 대상은 무엇인가? 강제적 마케팅 힘으로라도 인구에 회자되고 소수 판매 방식을 지향하는 이미지 구축에 나서면 일단 명품 대열에 끼일 기회가 있다. 명품이란 용어는 언제부턴가 상품중의 제왕으로 군림하게 되어 유통과정에서건 소비자 개인의 의식 속에서건 변함없는 최상의 위치를 구축하고 있으며, 소위 명품을 소유하기 어렵거나 부담되는 일반적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소유하고 싶은 욕망을 갖게 부추긴다. 명품을 널리 이름난 우수제품 정도로 이해한다면 그 범주는 분야별로 매김이 가능할 것이다. 특히 패션에서는 해외 고급 제품에 이 명칭을 전부 얹어주고 있는데 대량생산 되거나 적정규모 이상의 양산체제를 갖춘 경우 개별적으로 수작업 생산하는 제품들과는 구분하는게 옳다. 우리나라에선 백화점 중심의 유통구조를 갖춘 이들 제품은 가장 낮은 수수료를 부담하면서 최상의 매장 입지를 선택하고 과하게 넓은 면적을 할애 받음은 물론 시장 가치와 이미지의 힘에 따라 매장 개설 인테리어 관련 비용도 백화점으로부터 제공 받고 자신들의 의지대로 영업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받는다.

시장 논리에 의해 그들이 만든 제품의 디자인 과정이나 광고 홍보등 마케팅 비용의 지출로 구축한 이미지의 가치를 생각하면 브랜드 자산을 인정해줘야겠지만 가격 결정권은 물론 판매에 관한 재량권도 없이 일방적으로 제품 생산자의 의지에 따라야 하는 국내 유통의 현실은 소비자를 대신한 유통업체의 힘이 균형이 갖춰지는 때까지 참아낼 수 밖에 없다. 그 일방적 선호는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상위 지향적 성취동기의 비이성적 돌출이다.무엇이나 누구나 주목받는 위치에서 서비스 받는 생활을 기대하는 심리적 평균지향 의식이다. 패션을 만들고 전세계에 고급 상품을 공급하는 유럽 주요 국가는 물론 거대한 소비시장인 미국의 경우도 일부 유명인사나 연예계 인사들에 국한된 소비가 럭셔리 상품의 특성인데 무늬만 상위지향을 하더라도 그 가치를 과하게 평가하는 사회 심리이며 때로 이런 경향은 우리 삶의 전분야 걸친 현상으로 나타난다. 개인별 다른 의견을 존중하고 각자의 개성을 사회 자산으로 하는 열린 사회 기능은 건전한 사회로 나아가는 방법론이다.

최근 일련의 특정 지역 부동산 사태도 위 현상과 닮은 점이 많다.구분 짓고 가능한 희소대열에서 배타적인 지위를 누리려는 의식, 포장된 이미지에 자신을 얽매지 말고 자신만의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성숙함을 귀히 여기는 사회로 나아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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