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릴지언정 무너지지 말자

힘이 안 난다면 힘을 만들어 내자

by 시하

롯데자이언츠의 상황이 매우 안 좋다. 사실 5-6패까지만 해도 아직 3등이니까 괜찮다. 선수들 체력이 떨어졌나 보다. 타격사이클이 곧 돌아올 것이다. 긍정회로를 무한히 돌렸다. 그런데.. 10연패라니.. 10연패라니!! 승부욕이 많은 편이 아니라서 야구경기를 보며 속이 답답하다? 이상하게 화가 난다? 이런 감정은 순간일 뿐 경기 끝나면 에휴 어쩔 수 없지 하고 말았는데. 연패가 길어지니 이거 진짜 괜찮나? 이거 맞나? 가을야구 못 갈 것 같은데? 하는 부정적인 감정이 이어졌다.


보는 우리도 이런데 선수들은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감독님의 말처럼 잘 풀릴 때는 빗맞은 타구도 안타가 되고 잘 안 될 때는 잘 맞은 타구도 잡힌다. 선수들이 지친 것도 있지만.. 아니.. 진짜로 요즘 너무 안 풀린다. 야구를 보면서 잘 맞은 게 상대팀 수비 정면으로 가고 우리 팀은 점수 안 줘도 될 것도 미스 나서 주는 일이 많아졌다. 수비가 좋은 날은 타격이 안 풀리고, 타격이 풀린 날은 수비가 안 풀린다. 8월은 달 자체가 액운이 끼인 것 같다. 이 액운을 어찌 풀면 좋을까. 하지만 패배감과 좌절감에 빠진다고 누가 대신 승을 먹여줄 수도 없는 노릇이고, 결국 이 난관은 팀 스스로 헤쳐나갈 수밖에 없다.


10연패를 하며, 결국 우리는 3등의 자리를 SSG에게 내주었다. 그러고 맞이한 엘지와의 3연전 마지막날. 시작부터 우리의 타격이 살아나면서 점수를 만들었고, 그렇게 회차를 거듭하면서 6점을 내었다. 선발 이민석선수의 호투로 점수를 내주지 않아 6 대 0의 스코어를 5회까지 이어갔다. 아.. 드디어 액운이 끝났나? 연패 끝나나? 했지만 엘지가 4점을 내더니 추가 솔로 홈런을 연달아 내며 2점을 만들었다. 그렇게 동점 스코어가 됐다.


승부는 9회까지 나지 않았고 연장승부를 하게 되었다. 9회에 문을 잠근 우리 팀 마무리투수 김원중선수가 10회에 한 번 더 걸어 잠그기 위해 올라왔다. 공 하나하나 미칠 것 같은 이 이닝이 1사 만루까지 가게 되었다. 김원중선수는 흔들림이 있을지언정 잘 막는 선수이지만, 최근 점수를 꽤 내주었기에 편하게 볼 수 없는 스코어였다. 1사 만루 풀카운트. 김원중 선수는 밀어내기로 역전패를 당할 수 있는 포크볼로 아웃카운팅을 늘렸다. 정말 왜 최고의 마무리투수라 불리는지 증명하는 아웃카운팅이었다. 1점을 줘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던 불리한 스코어에서 둔 과감한 한수는 무실점 이닝으로 만들어주었다.


하지만 좋은 호투에도 불구하고 추가 점수를 내지 못해 무승부로 마무리되었다. 결국 연패를 또 끊지 못하게 되었다.


아쉽지만 이번 경기는 유독 타이트한 연장 속에 포크볼을 블로킹하느라 흰색바지가 갈색이 된 유강남선수의 유니폼바지가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타격하랴 수비하랴 상의가 늘 흙투성이인 야수들, 점수를 주지 않으려고 손과 모자가 하얗게 번진 투수들. 그리고 마지막까지 중계방송에 다 흘러들어오는 팬들의 응원. 참 우리 모두 열심히 하는데 안 풀려서 너무 속상한 요즘이지만, 가을야구 가서 그때 우리 힘들었잖아~ 하고 웃으며 서로 말할 수 있는 순간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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