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란 뭘까?

헤어지고 싶어도 헤어질 수 없는 그대

by 시하

최근 개인 일정으로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고 있기에 아예 야구를 못 보고 넘기는 날이 이어졌다. 못 봐도 하이라이트는 꼭 봤었는데 그마저도 여의치 않아 스코어 정도만 보고 있었다. 2 무 12연패를 한 게 엊그제 같은데 언제 또 이리 새로운 연패를 이어가고 있는지. 우리 팀의 스코어를 보며 아쉬움과 속상한 마음이 이어졌다. 예상보다 순위변화가 급격하게 이루어지지는 않았지만, 과연 5위 안에 들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오랜만에 여유가 생긴 날, 한화와의 경기를 보게 되었다. 13:0의 스코어로 마무리된 경기였다. 분명 우리 팀인데.. 우리 팀 맞나? 싶을 정도의 경기력이었다. 분명 8월 이후 우리 팀이 전반적으로 경기력이 떨어졌고 승에 주요한 지원을 했던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했기에 3등 시절의 컨디션이 나오지 못한다는 건 너무도 알고 있었다. 이 상황을 감안하고 봐도 정말 낯선 경기력이었다. 우리 팀이 수비 실책이 없는 팀은 아니었지만, 이 정도까지의 수비 실책을 하는 팀이라곤 예상하지 못했기에 당황스러움의 연속이었던 것 같다. 이 경기의 여파로 팀 야간훈련이 진행됐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팬뿐만 아니라 팀 전체가 충격이긴 한 경기구나 싶었다.


다음으로 우리와 함께 가을을 바라보던 기아와의 경기가 이어졌다. 기아 팬과 롯데 팬의 마음은 아마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시즌 내내 가을을 희망적으로 바라보던 등수였는데 어쩌다 둘 다 5위 밖으로 밀려났는지ㅠㅠ 속상함을 안고 두 팀이 만났다.


처음부터 기분 좋은 경기력으로 시작했다. 점수를 넣은 것보다 1회의 위기를 안정적인 수비로 넘긴 것이 더 기분이 좋았다. 하루아침에 달라진 모습에 '그래 이거지'라고 외쳤다. 여유롭게 승기를 잡고 있는 스코어에서 기아의 3점 홈런으로 동점이 되었고 다시 우리가 1점을 넣으며 한 점 차 승부가 이어졌다. 최근 1점 차에서 뒤집힌 적이 많았기에 불안했지만 다행히도 이번엔 무사히 스코어를 지켜 연패를 끊을 수 있었다.


롯데 골수팬인 오빠의 말로는 롯데의 올해 목표는 5할 승률이었기에 가을을 가지 않아도 목표를 이룬 것이라고 알려주었다. 그리고 하루의 경기에 따라 하루치의 기분을 점령도 당해보고 이런저런 감정의 우여곡절을 몇 해를 보내고 나서야 현재의 초연함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고 했다. 이렇게 꾸준히 본지 얼마 되지 않은 나는 여전히 가을의 희망을 버리지 못하고 경기 하나 끝나고 등수를 확인하며 살고 있다.


야구란 뭘까? 뭐길래 야구 하나에 울고, 웃고, 기도하고, 응원하고, 좌절하고 하는 것일까. 사실 우리 팀이 가을에 가지 못한다고 해서 팀이 해체가 되는 것도 아니고, 선수들 밥줄이 당장 끊기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내 인생이 꼬이는 것도 아닌데.


이제 9월의 끝이 보이고 곧 우리 팀이 가을에 갈지 말지가 결정될 것이다. 진출 확률이 많이 떨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마지막경기를 보는 순간까지 희망을 품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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