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정취
가을이 익어가는 계절
우리는 가을이 머무는 자리마다 남기고 간
그들의 흔적에 머물러 본다
스산한 듯 포근한 가을 정취에
우리는 자꾸 멈춰 서게 된다
가만
이것이 무엇인가
박이 열리는 나무가 아닌가
허허
어느새 박이 넝쿨이 아닌
나무에 열리는 시대가 된 것인가
아니지 아니야
넝쿨이 넝쿨째 나무를 타고 올랐네 그려
가을이 익어가는 계절답게
감들은 주렁주렁 탐스럽게 열리고
하늘의 새들은 자유로이
가을을 만끽하는데
탄천 안 물고기들은
어찌하여 다리밑을 떠날 줄 모르는 겐가
맑은 물 가득한 상적천 두물머리에는
부티나는 오리들이 나들이 나와
가을을 즐기고
다리 아래 둥지를 튼 오리 가족은
오손도손 티타임을 갖고 있는 겐가
나무에 반 땅 위에 반
올봄에 싹을 틔웠던
벚나무의 잎들은
그렇게 가을을 빛내고
잦은 비로 풍성해진 상적천은
떠나가는 벚잎의 친구가 되어 주네
온통 가을이 스며드는 이 계절에
우린 가을의 길을 걸으며
우리의 삶의 가을에 대해 이야기하네
가을은 가을다워야 그 모습이 아름답듯이
우리의 인생 가을도 가을다워야 함에
조금은 서글퍼하며 가을다운 오늘을 걷고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