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계절이 움직이는 소리
유니
3월의 밤
고요히 내리는 봄비는
겨울의 끝자락을 지나
조심스럽게
새로운 계절이 문을 두드리는 소리처럼
한옥 처마 끝에서
빗물을 한 방울씩 떨어트린다
서두르지 않고
잠시 머물다
조용히 내려오는 물방울들
그 빗물은
바닥의 작은 불빛 위에 닿아
잠시 반짝거린다
그 모습은 마치
계절이 한 방울씩
세상 위로 내려오는 것처럼 보인다
봄은 늘 이렇게 온다
소리 없이
조금씩 조금씩
그리다 어느 순간
우리가 미처 알아차리기도 전에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다
그래서 봄비가 내리는 밤에는
괜스레 오래 서 있게 된다
처마 끝에서 떨어지는 빗물 소리에
겨울이 떠나고
또
봄이 스며드는 시간을
조용히 바라보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직
코끝이 시리고
손이 시리다
떠나가는 겨울이
끝내 정을 다 내려놓지 못해
미련을 남기며 가는 겐가 보다
유니
겨울의 끝자락에
조용히 내리는 비
차갑던 계절의 기억을
한 방울씩 풀어놓으며
마른땅과 마음을 적신다
처마 끝에서 떨어지는 물소리는
잠들어 있던 시간을 깨우고
어둠 속에서도
작은 빛 하나를 번지게 한다
겨울을 녹이는 비
만물을 깨우는 숨결
오늘
봄이
비로 먼저 찾아왔다
유니
우리는 자주 남한산성을
들릅니다
이곳엔
아름다운 사계절이 있고
역사의 숨결이
살아 숨 쉬고 있기에
그 기운은 언제나
우리를 강하게 세워 줍니다
오늘도 우리는
이 역사의 현장을 찾았습니다
남한산성의 봄비는
우리 마음속에
살포시 스며들며
희망을 속삭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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