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죽음 그리고 미래, 김영하 <작별인사>

by 달밤

김영하 작가의 책은 <여행의 이유>를 읽은 게 전부다. 여러 TV 프로그램을 통해 입담을 보여준 것처럼 굉장히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소설은 한 번도 읽어본 적이 없어서 나와 잘 맞을까, 어떤 이야기를 썼을까 궁금한 마음에 도서관에 입고되자마자 예약했다. 아마 4~5번째 순서로 읽게 된 것 같은데 책을 빌려와서 한참을 웃었다. 어찌 30페이지 이후는 빳빳한가요..? 나만 책 욕심에 왕창 빌려놓고 못 읽은 채 반납하는 건 아니었구나. 누군지도 모를 사람들에게 동질감을 느끼며 책을 읽었다.


근미래의 세상, 어느 날 인간이라고 철석같이 믿었던 철이가 우연한 계기로 자신이 휴머노이드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삶과 죽음, 만남과 이별을 겪는 이야기다.


끝이 오면 너도 나도 그게 끝이라는 걸 분명히 알 수 있을 거야. (p.293)


가장 인간과 가까운 하이퍼 리얼 휴머노이드 철이. 인간과 유사하게 감정을 느끼고 생각한다. 소설은 내내 인간과 로봇의 차이에 대해 다루는데, 그 과정에서 '인간다움'이 무엇인지, '인간으로 살아가는 의미'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인공지능이 발전하면 인간을 뛰어넘을까. 인간은 인공지능에게 지배당할까. 인간과 닮은 로봇은 인간으로 대우해야 하는가, 로봇으로 대우한다면 윤리적으로 위배되진 않은가 등등 종종 제기되어 왔던 문제들이 이야기 중간중간 툭툭 튀어나온다.


책을 많이 읽진 않았지만, <작별인사>처럼 술술 잘 읽히는 책은 거의 없었다. 글이 매우 깔끔하고 간결하다. 가독성이 이렇게 좋은데 내용도 몰입감이 넘친다. 결코 가볍지 않은 사색 거리가 가득하다. 무엇보다 작가가 따뜻한 시선으로 이야기를 끌고 나간다는 점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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