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화 희한한 이모님들
음식점에 가면 종종 희한한 일이 벌어진다.
어제 두 달 만에 친한 선배들을 만났다.
살코기를 잘 먹지 않는 선배가 웬일로 삼겹살집을 잡았다.
한두 번 와 본 집이고 인상이 나쁘지 않아 기대가 있었다.
서빙하는 이모님이 꽤 열심히 고기를 굽고 이것저것 밑반찬도 가져다준다.
열심히 하는 사람에겐 보상이!
선배가 먼저 파란 잎을 뽑아 든다.
나이 먹으면 베푸는 게 보기 좋다.
답례로 몇 가지 반찬을 더 가져다준다.
조금 있자니 다른 이모님이 이런저런 참견을 하며 하이에나처럼 어슬렁거린다.
아까 그 이모님은 코빼기도 안 보인다.
우리를 호구로 본 모양이다.
의리를 지키려면 자기들끼리 나누면 되지 호의를 가진 사람 마음을 이토록 상하게 하나?
머리에서 긺이 난다.
2화 이상한 옷가게
성수동 카페거리가 요즘 핫한 동네란다.
한번 가 봐야겠다 싶어 올 초 갔을 때는 유명세를 치르는 몇몇 음식점만 줄을 서있고,
별 손님이 없거나 문 닫고 공사하는 집이 꽤 있었는데 요즘 휴일에는 바글바글하단다.
지난 주말 둘째가 거길 다녀와서 씩씩댄다.
옷 가게에 들어가다 제지를 당했단다.
손님도 없고 손 놓고 있는 종업원도 여럿인데 예약을 해야 들어갈 수 있단다.
망둥이가 뛰니 꼴뚜기도 뛰는 건지?
희한한 마케팅도 다 있다.
명품 오픈런도 짜증 나는데 무명 브랜드가 뭐 하는 짓인지?
겉멋 든 아이들이 정신 나간 마케팅을 한 건가? 아니면 내가 시대에 뒤떨어진 건지?
불합리한 일이 한두 가지도 아닌데 괜히 덩달아 심통이 난다.
제3화 성질머리
난 진정한 드라이버다.
앞에서 알짱거리는 차는 참을 수가 없다.
옆 차선이 비어있으면 바로 날라 들어가야 하고 도로는 물 흐르듯 일사불란해야 한다.
빠른 차선을 예상하고 추월해야 하고 예상이 빗나가면 가슴에서 불이 올라온다.
누군가 때문에 갈 길이 막히면 창문을 닫아 놓고 욕을 날린다.
그렇다고 바쁜 일이 있는 것도 아니다.
답답한 운전을 지켜만 보고 있는 것은 내겐 너무 고문이다.
다짐하고 다짐해도 어느 순간 말참견이 시작된다.
그리고 결국 말싸움이 된다.
나이를 먹으면서 아내는 더 이상 참지 않는다.
내려!
심한 닦달만이 내 불을 끈다.
제 4 화 부에 대한 생각
<사기> 화식열전에는
"사람은 재산이 자기보다 10배 많으면 질투와 시기를 하고,
100배 많으면 두려워하고,
1000배 많으면 그를 위해 일을 하고,
10000배가 많으면 그의 노예가 된다.”라고 했다.
또 “부는 사람의 성정으로, 배우지 않아도 모두 바라는 것이다”라고 했다.
부자가 되는 방법도 가르치는데
가진 게 아무것도 없을 때는 몸으로 노력하고,
그렇게 해서 조금 모이면 머리를 써서 재테크를 하고,
자본이 축적되면 시류의 흐름을 타는 투자를 한다."
이 3가지 법칙으로 슬기롭게 분발하면 큰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관자> 목민편에 부에 대해 한 걸음 더 나가는데
“창고가 가득 차면 예절을 알고, 입을 옷과 먹을 음식이 풍족하면 영광과 치욕을 안다.”라고 했다.
또 칠법편에는 "재물이 천하를 압도해야 천하를 바로잡을 수 있다."라고 얘기하고 있다.
부유해지고 싶은 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물질적인 면이 뒷받침이 되어야 사람의 정신 또한 존재할 수 있음을 모두가 안다.
그럼에도 올바르게 부자가 된 사람들까지 경시하는 사회는 거짓된 사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