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년의 일상
오랜만에 아들 친구 엄마(A, B)들을 만났다. 아들의 초등학교 때 만난 엄마들, 30대 때 만나 어느새 중년이 되었다. 요즘 우리들의 대화는 자식들 결혼, 손주, 며느리 이야기에서 쇠락해진 부모들 이야기로 바뀌었다.
A의 친정아버지가 90세가 되면서 조금씩 자연 치매가 진행되고 있는데, 가정적이었던 그는 폭력적으로 변해 온통 그 폭력이 어머니에게 향한다고 한다. 화가 나시면 물건을 던져 걱정이었는데, 하루는 어머니가 시간이 되면 함께 병원에 갈 수 있냐는 전화에 가보니, 아버지가 던진 물건에 어머니 다리에 심한 피멍이 들었다고 한다. 어머니는 도저히 함께 있을 수 없겠다며 자식들에게 요양병원에 입원시키는 게 좋겠다고 하셨다.
그래서 아버지께 말씀드렸더니, “내가 너희를 어떻게 가르치고 키웠는데!” 라며 노발대발하시며 한참 노여운 일장 연설을 하셨고, 결국 포기하게 되었다. 그래서 네 명의 자식들이 돌아가면서 부모님 집에서 함께 지내겠다고 했지만, 그것도 거부하셔서 걱정이라고 말하는 A.
치매에 심장 투석까지 받으시는 친정어머니를 돌보시던 친정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신 후, 자매들이 당번을 정해 돌보고 있는 B는 주 3일을 친정어머니가 계시는 고향에서 지낸다고 한다.
요양보호사가 오긴 하지만, 정신이 없는 상태에서도 정확하게 이번에 누가 오는지를 알고 기다리시기 때문에 가야 된단다. 같은 말을 끊임없이 하시는 것이 너무 힘들어 얼마 전에 있었던 이야기를 하며 하느님께 용서해 달라고, 기도했다고 하며 들려준 B의 이야기에 한바탕 웃었다.
식사하시다 어머니 이가 절반 이상 부러졌다고 한다. 다행히 전혀 시리지는 않아서 발치도 할 수 없었는데, 어머니께 아무리 설명해도 어머니는 잠시 후 다시 “내 이가 왜 이러냐”라고 계속 물어보시는 것에 지쳐, B는 자기도 모르게 “이제 늙으면 머리도 검은 머리가 나는 것처럼 이도 새로 자라요.”라고 했더니, 그때부터 수긍하시면서 다시는 물어보지 않으셨다고 한다.
그 후 어머니는 당신을 만나러 오는 모든 이에게 내 이가 자라고 있다며 자랑하신단다. 요양사에게도 자랑하시자, 이 요양사는 한 술 더 떠 “나이가 있어서 더 늦게 자랄 거예요.”라고 했단다.
B의 가족 톡방에서 B의 남동생이 “누가 어머니 이가 자란다고 했냐?”라고 물었을 때, “나”라고 했더니, 모두 한결같이 잘했다고 했단다. 어머니를 속이는 게 죄송스럽지만, 이렇게 또 치매 어머니와 잘 지내는 방법이라며, 웃었다.
항상 우리는 이렇게 노인들을 모시면서 겪는 이야기를 하면서, 오래 사는 것이 결코 행복하지 않다고, 그게 바로 우리의 미래라서 슬프다고 이야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