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일요일 밤에 전하는 소소한 이야기 6
일요일 밤에는 마음 한편에 얼키설키 얽혀있는
무거운 관계를 정리하는 것이 좋다.
대인관계를 떠올릴 때 자주 시절인연(時節因緣)이란 말을 많이 한다. 모든 사물의 현상이 시기가 되어야 일어난다는 불교 용어이다.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시절인연(時節因緣))]
사물뿐만이 아니라, 우리네 관계도 마찬가지다. 10대, 20대는 학교를 중심으로, 30대 이후에는 직장을 중심으로 관계가 새롭게 형성된다. 공유하는 시간과 장소가 오래될수록 인연은 자연스레 이어지고, 진학/이직/이사와 같은 공간의 이동으로 인한 시간의 공유가 덜해지며 관계의 농도가 옅어지는 게 순리이다.
일요일 밤에 관계를 정리하자는 말은, 시절인연들과의 추억에 심취해 이미 놓아줘야 할 인연의 끈을 지나치게 움켜쥐고 있는 관계에 대해 받는 스트레스를, 지금의 시절인연이 평생 동안 이어질 것만 같은 착각 속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차분히 정리해보자는 뜻이다. 당연히 시공간을 초월해 이어가고 싶은 인연(e.g 베스트 프렌드) 또는 이어갈 수밖에 없는 인연(e.g. 가족)에 대한 정리를 이야기하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경험한 일요일 밤에 받는 관계적 스트레스의 주된 원인은 지금의 시절인연이 평생 이어질 것만 같은 걱정에, 좌절하는 나날들이었다. 마주하기 싫은 직장 상사나 동료로 인해 내일의 출근이 무거워지던 무기력한 시절. 시간이 지나 그때를 떠올려보면, 그때의 불편함은 내가 스스로 짊어진 것들이었다. 그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그 사람에게 따끔하게 알려줄 수도 있었고, 내가 그 장소를 벗어나는 행동을 결정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나 스스로를 보호하지 않았던 행동으로 인해 나를 괴롭히고 있었던 것이었다.
일요일 밤에는 나를 위해 관계를 정리하자.
주변에 있는 사람을 만날 것이 아니라 나를 아끼는 사람들을 만나고,
그렇지 않은 사람과의 관계는 과감히 싹둑 끊어내야 한다.
이전 이야기
05 일요일 밤에는 꿈에 다가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