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만남에는 '더하기 이론'과 '곱하기 이론'이 있다네."
20대 중반, 사회생활의 첫발을 내디뎠을 때 존경하는 선배님이 건네주신 이 말씀은 평생 내 삶의 나침반이 되었습니다. 다양한 직업과 연령대의 사람을 만나는 것을 두려워 말라는 당부였지요. 낯선 이들과의 만남은 '1+1+1...'이 되어 내 세계를 무한히 넓혀주지만, 끼리끼리 익숙한 사람들만 만나는 것은 '1×1×1...'과 같아서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내 시야는 숫자 '1'에 갇히고 만다는 가르침이었습니다.
요즘은 온라인을 통해 빠르고 편리하게 정보를 공유하는 시대입니다. 하지만 평생을 곁에 둘 체온이 담긴 인연을 만나는 일은 여전히 오프라인의 영역에 남아 있습니다. 물론 직접 부딪히는 만남은 때로 번거롭고, 서로 다른 정서 때문에 마음이 불편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삶의 진짜 지혜는 언제나 생생한 현장에서 길어 올려지는 법입니다.
나에게는 보물 같은 다섯 개의 모임이 있습니다. 신앙 공동체, 직장 선후배, 미국 지인들, 그리고 대학평생교육원 타로 모임과 퀼트 동호회입니다. 특히 퀼트와 평생교육원 타로 모임은 구성원들의 나이와 직업, 경제적 배경이 그야말로 무지개처럼 다채롭습니다.
처음 퀼트를 시작했을 땐 저도 온라인 패키지를 사서 혼자 만들거나 유튜브 영상을 찾아보곤 했습니다. 아이가 어리고 직장 생활로 바빴던 시절에는 그것이 최선이었지요. 하지만 아이가 중학생이 된 후, 용기를 내어 오프라인 퀼트 샵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매주 한 번, 직접 얼굴을 마주하며 바느질하는 시간은 혼자일 때보다 훨씬 깊은 몰입과 정서적 안정감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 (각자가 만드는 것도 좋지만, 여럿이 함께 만들면 더 크고 완성된 작품을 넘어 그 과정이 더 행복하답니다. 내 벽걸이 'Mama's quilt' 작품 중 일부모습)*
내가 스승으로 모시는 한 분께 어떻게 하면 그런 깊은 믿음을 가질 수 있는지 여쭌 적이 있습니다. 그분은 과묵하게 답하셨지요. "그저 몸으로 먼저 움직였을 뿐입니다." 청소하고, 장을 담그고, 김장을 하며 사람들과 부대끼다 보니 비로소 믿음이 마음 안으로 들어오고 세상과 연결되었노라고 말입니다. '따라쟁이'였던 저 역시 그 발자취를 따라가며 조금씩 인간다운 사람으로 변모해올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평생교육원에서 강사가 되어 수강생들을 만납니다. 낮에는 일터에서, 밤에는 배움터에서 직장인이자 학생으로, 또 부모로 1인 다역을 해내며 소중한 시간을 채워가는 그분들을 뵐 때면 경외감마저 듭니다. 가르치러 간 자리에서 오히려 제가 배우는 것이 더 많습니다.
우리의 삶은 남녀노소 두루 어울려 살아야 풍성해집니다. 다소 번거롭더라도 직접 얼굴을 보고, 목소리의 떨림과 표정의 변화를 느끼며 나누는 대화는 온라인의 연결과는 비교할 수 없는 힘이 있습니다. 흑백의 배경 같던 인생이 다채로운 칼라의 풍경으로 바뀌는 마법은 바로 그 연결 속에서 일어납니다.
자, 이제 주변을 둘러보고 그 문을 가볍게 노크해 보세요. 바늘 한 땀이 천과 천을 잇듯, 당신의 용기가 새로운 세상을 당신의 삶에 이어 붙여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