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 나가볼까?

도마뱀과의 조심스러운 첫 외출 이야기

by 네쎄파

도마뱀을 키우며 한 번쯤은 해보고 싶었던 일이 있었다.
밤이는 어렵고, 써니와 크림 중 한 녀석과 함께 외출을 해보는 것.
강아지나 고양이처럼 산책까진 아니더라도,
짧은 외출 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처음엔 나조차 망설였다.
혹시라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어떡하지,
괜한 욕심을 부리는 건 아닐까.
하지만 아이들이 외출 준비를 돕겠다고 적극적으로 나섰고,
가족이 함께 충분히 준비해서 해보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래서 마침내 도마뱀과의 짧은 피크닉을 준비하기로 했다.



작지만 철저한 준비



도마뱀은 따뜻한 온도가 필수인 생명체다.
짧은 외출이라도 온도가 떨어지면 컨디션에 바로 영향을 준다.
가장 먼저 한 일은 이동장을 준비하고,
안에는 딱딱하지 않은 털로 된 은신처를 넣어 이동장이 움직여 써니가 다칠 상황을 예방했다.
외출 파트너는 가장 차분한 성격의 써니가 맡았다.
써니는 평소에도 조용히 우리를 바라보는 편이었고,
아이들의 손길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이동장에 들어간 써니는 처음엔 조금 당황한 듯 보였다.
조금씩 몸을 움직이며 새로운 곳임을 인지한 듯 여유롭게 밖을 구경하였고
그 모습에 나와 아이들도 긴장을 덜었다.



아싸에서 인싸로



장소에 도착해 피크닉 준비를 한다.
적당하게 우리 가족만의 공간이 만들어지고
써니가 있는 이동장의 문을 열어본다.
도마뱀은 온도가 중요하다 보니 써니와 크림의 경우 무더운 여름이 아니면 외출은 어렵다.
더운 걸 싫어하는 아이들인데 써니와 함께한 첫 외출이라 무더운 날씨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아 보였다.
아이들은 써니를 모래바닥에 올려보고 관찰도 해본다.
처음 느껴보는 바닥의 질감에 조용한 써니도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신기해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주변에 아이와 어른이 몰렸고
써니의 종과 먹이등 이런저런 질문을 하는 사람들에게 아이들이 능숙하게 대답을 하는 모습을 보니
나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외출에서 배운 것들



물론 모두가 외출을 좋아할 수는 없다.
하지만 작은 외출을 통해 도마뱀도 외부 자극을 견딜 수 있고,
충분한 준비만 있다면 짧은 외출 정도는 문제가 없다는 걸 배웠다.
그리고 그 작은 외출은 우리 가족에게도 특별한 경험이었다.
집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만 보던 써니를
밖이라는 넓은 환경에서 바라보니
또 다른 교감을 느낄 수 있었다.
도마뱀과의 외출은 무리할 필요가 없다.
가끔 대형 도마뱀이 강아지처럼 산책을 하는 모습을 보기도 하지만 한계는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사람들의 시선을 받을 준비도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 가족에겐, 한 번쯤 경험해 볼 가치가 충분한 일이었다.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길



집으로 돌아가는 길, 이동장 안에서 조용히 졸고 있는 써니를 바라보며
아이들이 말했다.
“다음엔 크림이도 같이 나가보자.”
아마 써니는 알까?
오늘의 외출이 우리 가족에겐 얼마나 설레는 경험이었는지.
도마뱀과의 첫 외출은 그렇게 따뜻하게 마무리되었다.
그 경험 덕분에, 우리는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
짧으면 짧을 수 있는 여름, 가볍게 산책 겸 동네를 나올 때라도 자주 함께 나와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