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의 법칙
한국 드라마가 과거 일본을 시작으로 지금은 전세계 시청자를 움직이는 강력한 문화적 무기가 되고 있다. 젊은 시절에 드라마를 보며 울고 웃는 어머니 세대를 이해할 수 없었지만 나도 이미 그런 반열에 들어간 듯한다. 사소한 항변을 하자면 그 당시의 드라마와 지금의 드라마는 너무나 큰 차이가 있다. 투자금액에서 세계관까지 너무나 일취월장해 버린 느낌이다. 과거 어머니들의 전유물이었다면 지금은 많은 세대가 즐길 수 있는 내용이 차고 넘친다. 미드 일드를 찾아 볼 필요도 없다. 이제 한드의 시대다. 드디어 한국은 전세계를 움직이는 문화강국이 되었다. 이 글의 독자들이 몸담는 패션도 이 범주에 들어간다고 본다. 이웃 일본의 청소년들이 한국 사람들처럼 입기를 유행처럼 하고 있다. 실로 놀라운 변화를 살면서 즐겁게 겪고 있다. 덩달아 기업교육을 하는 필자도 동남아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고 최근 한 건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많은 눈이 한국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고 새로운 콘텐츠 손꼽아 기대하고 있다. 기업의 젊은 세대들이 그들 상사의 리더십을 주목하듯 말이다.
한드중에 3부작까지 제작된 낭만닥터가 있다. 한석규를 비롯 최고의 배우들과 연기력 그리고 긴장감 넘치는 내용까지 어느 하나 버릴 수 있는 최고의 드라마중 하나가 아닐까 한다. 목표를 향해 갈등하고 해결책을 찾고 화해해 나가는 모습은 현재 조직에서 벌어지고 상황에도 좋은 귀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중 2부에서 나온 코이의 법칙이 큰 울림을 주었다. 자기를 키워주겠다며 다시 내 밑으로 오라고 말하는 선배 의사와 후배의 대화에 나온 말이다. “코이의 법칙이라고 아세요?” “그게 뭔데?”
코이(Koi)의 법칙에서 코이는 일본산 비단 잉어를 말하다. 이 물고기의 재미난 점은 환경에 완벽하게 적응해서 살아가는데 그 적응의 정도가 예사롭지 않다. 30-40센티 정도의 어항에 두면 그 정도로 자라고 큰 강에 풀면 1미터까지 자란다고 한다. 실로 놀라운 범주이다. 낭만닥터에서 코이는 후배 자신을 말하고 환경은 선배 의사를 말한다. 선배의 역량과 리더십의 크기에 따라서 후배의 성장은 엄청난 차이를 가져온다는 말이다. 수술실에서 졸고 쓰러진 후배를 멀리 산골 돌담병원으로 전근을 보내버린 선배에게 저는 이제 너무 커버렸다고 너스레를 떤다. 김사부란 리더밑에서 배우고 영감을 받다 보니 일취월장했음을 시사하고 있다. 졸고 쓰러지던 후배가 당당한 의사가 되어 스카웃제의를 받는 상황을 여러분들은 어떻게 해석해 볼 수 있겠는가?
병원을 떠나 현실 조직에 들어가 보자. 기업교육을 업으로 한지 제법 되다보니 제법 다양한 세대와 대화할 기회가 많다. 한 조직은 최소 3개의 세대가 공존하면서 서로가 서로에 대한 불만이 해소될 기미를 보이기는커녕 점점 더 산불처럼 옮겨붙는 지경이다. 좋은 리더가 되기위해 애쓰는 분들을 폄하할 이유는 없으나 더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해 애쓰는 사람을 찾기는 쉽지 않다. 체계적으로 교육을 한다는 대기업도 그리 상황은 다르지 않은 듯하다. 좋은 성과를 내는 것에 최고의 집중을 기울이는 만큼 직원의 성장에 관심은 상대적으로 초라해 보인다. 일년에 많아야 한 두 번 접할까 말까한 리더십 교육은 리더와 조직 환경에 어떤 변화를 보장할 수 있는가? 젊은 세대가 끊임없이 그리고 쉽게 조직을 이탈하는 이런 상황에서 거대어로 성장시킬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조직은 얼마나 구체적 노력을 하고 있는가? 수천억의 회사도 교육을 등안시하는 상황을 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길지 않은 지면 한 편을 통해 모든 것을 다 말할 수는 없겠다. 잘 짜여진 16부작의 드라마 같이 각본을 짜야 최소한의 이야기를 전달 할 수 있을 것이다. 짧게 라도 직원의 성장과 영감을 불러 일으키려면 무엇을 해야하나? 스티브 잡스가 했던 말에서 좋은 영감을 받을 수 있었다.
‘관리란 직원들이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도록 설득하는 일이고 리더십이라 그들이 해 낼 수 있을까 의심했던 일들을 해내도록 영감을 주는 것이다’ Management is about persuading people to do things they do not want to do, while leadership is about inspiring people to do things they never thought they could.
속된 말로 ‘어리바리해’ 보이는 젊은 세대들을 큰 비단잉어로 키워내려면 그들의 잠재력을 테스트해 볼 수 있는 여러 가지 시도를 부지런히 해 보는 것이다. 자신이 뛰어나고 경험 많은 노련한 리더라고 믿는 사람들이 저지르는 실수는 속단이다. 이 친구는 딱 봐도 우리 팀이나 회사에 맞지 않아. 가망성이 없어. 내 앞길을 막을 것 같아요. 같이 말이다. 딱 봐서 그들의 미래까지 모두 알 수 있는 것 신의 영역이 아닐까? 필자의 군대 이병 시절이나 나이키에서 신입사원이었을 때 업무상 큰 실수를 저지르기도 했다. 부끄럽게도 공장에 내는 의류 오더를 색상을 바꾸어 낸 적도 있었다. 색상의 차이가 2배나 나기에 수주를 한 대리점에 큰 항의를 받을 수밖에 없는 실수였다. 그때 사수였던 대리 선배는 걱정하지 말라고 내가 알아서 처리해주겠다고 하는 것이었다. 내가 만약 그의 자리였다면 나는 이런 말을 하기보다 이런 친구는 위험하다는 속단을 먼저 하지 않았을까? 제법 느리게 시동이 걸리는 필자의 경우는 어떤 선배를 만나느냐에 따라 20~30센티도 안 되는 그저 그런 물고기가 되거나 혹은 1미터가 넘는 대어가 될 수 있는 상황에 쉽게 처하게 된다. 그 이후로도 나를 속단하지 않고 기회를 주고 가르침을 준 좋은 선배들을 만나면서 직장인의 최종 목표지까지 도달하는 기쁨을 누리게 되었다. 직원을 대어로 키워내기 위해서는 리더인 나부터가 먼저 대어로 성장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아토믹 해빗(atomic habits)에서 저자 제임스 클리어는 말한다. 매일 하는 원자처럼 작고 보잘것없어 보이는 노력이 시간이 지나면 엄청난 차이를 만든다고. 이 글을 읽는 리더여러분, 혹은 리더가 아닌 팔로워라도, 오늘 하나의 작은 노력을 해 보라고 제언해 드린다. 쉽게 접근해 보겠다. 오늘도 많은 시간을 쓰는 유튜브를 끊을 수 없다면 하루에 하나씩 자기 계발, 리더십에 관련된 내용을 찾기 시작해 보라. 자연스레 알고리즘이 형성되고 연관된 좋은 내용들이 줄지을 것이다. 알고리즘이야말로 습관의 다른 말이 아닐까? 영감을 주는 행동을 하고 직원을 성장시키는 과제를 주거나 좋은 관계를 만드는 겸손한 언어를 사용하는 것을 습관으로 만들어 보라. 체계적으로 시간 관리하는 모습을 보여주라. 구체적으로 감사의 표현도 아끼지 마라. 그리고 여러분의 알고리즘이 직원을 만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인내심을 갖고 지켜보라.
대나무는 30센티까지 자라는 데 무려 4년이 걸리지만 그 이후 20미터 넘게 자리는 데는 6주면 충분하다. 회사의 미래를 이끌 직원들을 30센티에서 예단, 속단하지 말기를 간청하며 오늘 여러분의 하루도 멋진 알고리즘이 지배하기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