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숙

by 주댕맘

[지극히 주관적 해석 주의]


이번 30기 정숙을 보면서 여러 감정이 교차했다.


영철의 어리숙함과 유니크함에 경악하고 도망가는 다른 여자들과 달리, 그를 이해하려 노력한다. 이상한 지점은 이해가 어렵다고 이야기는 하면서도 영철이 좋은 사람이고 그것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되려 미안해한다. 사실 가장 많이 이해하는 게 본인인데도 불구하고.


영철의 말대로 정숙은 안나였다. 아주 세심하게 그를 안심시킨다. 그의 의도를 한 발 앞서 생각하고, 당황하는 그를 괜찮다고 위로한다. 그의 순수하고 깊은 마음을 알아채준다.


알아채준다.


나는 그 지점이 정숙과 다른 여자들을 크게 구분하는 점이고, 영철도 정숙에게 반한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상대의 어설픈 행위 속 본심을, 사려 깊음을 알아채고 고마워해주는 것. 오해를 불러일으킬만한 것들을 다 걷어내고, 그의 선한 의도를 바라봐주는 것. 우선 상대가 좋은 사람임을 전제하고 해석하는 정숙식 생각과 태도에 박수를 보냈다.


물론, 뭐 재미없다고 툭 내뱉거나, 이상하다고 솔직하게 말하는 장면도 있다.


자신은 성인군자가 아니며, 느끼는 불편함 감정을 그대로 인정하는 태도마저 멋졌다. 뭔가 속이 깊으면서도 자신의 한계는 제대로 감각하고 인정하는 단순함이라고나 할까. 그 어려운 걸 정숙이 해내고 있었다. 물론 편집의 힘일 수도 있으니, 진짜 정숙은 어떤 사람일지 모르지만, 적어도 연출가가 담아내고자 했던 정숙의 깊은 면모가 이런 거지 싶다.


그러니 영철에게 정숙은 꼭 연인이 아니더라도 곁에 두면 참 좋을 사람일 것 같다. (물론 서로의 동의 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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