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톡방

by 주댕맘

1.


아이가 첫 단톡방을 시작했다.


이전까진 만들어도 참여하지 못하게 했다. 꼭 일들이 발생하니까. 이번엔 친해지고 싶은 친구들이 있다고 하니 지켜보기로 했다. 아이들 대화를 읽고 있으니 학교 밖에서도 이어져 있어 좋다가도, 힘의 불균형이 보이는 지점에선 불편하다. 이게 단순한 장난인 것인지, 우습게 만들려는 의도인지가 불분명한 그런 지점에서.


고학년답게 수학 문제를 서로 물어보기도 한다. 늦게까지 숙제하고 있다는 하소연을 서로 나누기도 하고. 위로도 받고. 그런 것들을 이해는 하지만 밤 10시에 자는 아이 문자를 아침에 확인하면 50여개 이상이 그 후로도 쌓여있다. 아, 이게 맞는 걸까. 그리고 이 고난도 수학 문제를 보고 있노라면 아이는 더 조급하고 불안한 마음이 일지 않을까.


갑자기 나오라고 시키면 그 또한 반감이 들 것이고. 관계가 상할까 걱정도 일테고. 중학생 아들을 키우는 친구 말을 들어보면 중학생은 팀플이 많아 단톡은 당연한 거라고. 또 어디까지 개입할까, 개입병이 도진다. 환경을 가지치기하는 건 어디까지가 맞는 건지. 교육을 공부했어도, 내 아이의 기질, 성향, 발달 속도, 주변 환경에 따라 답을 내기가 무척 어렵다.


수학 문제처럼 답이 턱 하니 있으면 좋으련만. 늘 고심하고 선택하고 후회하고. 많이 알수록 더 많은 고민이 들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상황별 결과를 시뮬레이션하다 보니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다.


아이 폰을 덮는다. 보지 않으면 나는 모르는 일이다. 도움을 요청하면 그때 개입하자.


2.


일주일이 지났다.


아빠가 단톡방 싫어해서 나가야 할 것 같아.

아이가 단톡방 주인에게 말하고 드디어 단톡방에서 나왔다. 사실 거의 답을 하지 않는 아이보다 그걸 지켜보는 엄마인 내가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었다. 특히 비교 불안이 올라오는 걸 보고, 더는 안되겠다 싶었다. 이번 한 주간 아이 공부 속도와 그 양에 불쑥불쑥 화가 치미는 게 이전에 있다 지금 없는 환경의 단 한 가지, 그건 단톡방이었다.


밤늦게, 그리고 주말 내내 숙제하며 올리는 하소연 글들이 안타까우면서도, 이렇게 하면 안되나 싶은 마음이 이는 것이다. 뭐가 맞는 건지는 각 개인이 판단하는 것인데, 자꾸만 우리의 속도가 뒤처진다는 인식을 일으킨다는 게 문제였다.


맞다. 사실은 결국 내가 못 견딘 거였다.

아이는 사실 거기에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듯 했다. 일대일로 대화하면 되니까, 라고 툭 내뱉는 말이 어디까지 괜찮은 것일지, 관계가 일그러지지 않을지 다른 염려가 들지만. 어쨌든 이제 3주간의 단톡방 불편에 벗어나 일단은 해방감이 든다.


결국 내가 준비가 안 된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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