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터의 '전문성'에 대해
지금의 내 주변은 한창 대학을 막 졸업하고 회사에 취직을 시작하고들 있다. 문과 계열이라는 특성상, 오랜 기간을 두고 공무원 준비를 하는 친구나 동기가 아니라면 슬슬 취업 소식이 들려오는데, 오랜만에 연락 오는 많은 친구들은 안부를 전하며 자신이 마케터가 되었다고 했다.
현실적으로, 마케터라는 직업은 진입장벽이 낮다. 특별히 전공이나, 라이선스가 필요한 직업도 아니고, 마케터가 되기 위한 법칙 같은 매뉴얼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다른 말로 하면,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마케터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요즘은 SNS 운영 경험이 없는 사람은 거의 없다시피 하고, 온라인 채널과 트렌드에 안 익숙한 사람도 별로 없는 탓에 마케터라는 직업에의 접근성이 좋아진 탓도 있을 것이다. 물론, 같은 마케터 동료가 생긴 건 좋은 일이지만, 가끔 이 직업이 가진 낮은 진입장벽이 마냥 좋지는 않을 때가 있다.
마케터라는 직업의 무게를 모르고 '어쩌다 마케터'가 된 사람이라도 대단한 성과를 내는 경우도 있겠고, 오랜 기간의 빌드업에도 불구하고 성과를 못 내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그리고 때로는 나 자신도 후자가 될 수 있다는 걸 안다. 그렇기 때문에 마케터로서 '전문성'을 가지는 방법에 대해 항상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물론, 마케터라는 직업은 진입장벽이 낮다. 그렇기 때문에 그중에서, '좋은' 마케터가 되는 건 반대로 진입장벽이 아주 높다.
마케터로서 전문성을 가지고 '좋은' 마케터가 되는 방법은 바로 지속적인 개인 브랜딩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을 브랜딩 한다고 하면 직장과는 별개로 사업, 창업 등을 떠올리기 십상인데, 굳이 직장 밖에서만을 의미하거나 구분되는 것이 아니다. 마케팅의 종류와 방법은 엄청나게 다양하다. 개인 브랜딩이란 그중에서 본인이 남들보다 잘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내어, 해당 경험과 성과를 스스로, 대외적으로 증명하는 작업을 의미한다. 즉, 글, 혹은 SNS 운영, 타깃과의 소통, 데이터 분석 등, 특정한 분야에서 나와 다른 마케터와의 차별성을 더욱 뚜렷하게 하는 작업이다. 마치 개성이 강한 브랜드처럼, '나'를 떠올리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는지 명확하게 드러나게끔 하는 것이다.
누구나 마케터가 될 수 있는 이 험난하지만 흥미로운 생태계에서 살아남아야 좋은 마케터가 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다시 말해, 나 자신이 하나의 매력적인 브랜드가 되어야 하는 게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