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어 마케터의 인스타그램 운영기
나는 이제 2년 차 정도된 주니어 마케터이다. 보통 몇 년 차까지 주니어라 하는지 모르겠으나 콘텐츠 마케터로서, 주요 프로젝트를 메인으로 담당했던 적은 없다. 예를 들면, 이미 만들어져 있는 브랜드 온라인 채널의 운영은 해 본 적 있으나 브랜드의 온라인 채널을 A부터 Z까지 직접 만들어본 적은 없다.
하지만 최근, 브랜드 공식 인스타그램의 담당자가 되었다. 물론, 개설이나 운영에 걸친 모든 것 말이다. (내 기준에서) 중대한 프로젝트의 담당자가 내가 된다는 게 감사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네? 제가 브랜드 인스타그램 운영을요?라는 말이 턱 끝까지 나올 만큼 책임감이 막중하고 부담스러운 업무이기도 했다.
브랜드의 공식 인스타그램을 만든다는 것은 어려운 줄은 알았지만 내 생각보다 훨씬 어려운 일임을 뼈저리게 느끼는 요즘이다. 방향성, 콘셉트, 운영의 목적과 목표 정도만 정리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인스타그램이 사람이라면 그건 겨우 사람의 '영혼' 정도가 만들어진 수준이었다.
인간이 영혼으로만 이루어질 수 없듯이, 인스타그램도 내가 마치 조물주가 되어 영혼, 성격, 생김새를 담당하는 모든 부분을 완성시켜야 한다. 방향성, 콘셉트, 운영의 목적과 목표가 영혼이라면 생김새는 인스타그램 콘텐츠의 통일성 있는 색감, 혹은 타이포그래피와 같은 시각적인 요소들을 의미한다. 또한, 성격은 계정을 운영하고, 텍스트를 쓴다고 가정된 가상의 페르소나를 설정하는 일과 같다. 적어도 이 요소들은 갖추어져야 브랜드 인스타그램이 겨우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는 듯하다.
이건 브랜드 인스타그램 운영의 첫 발을 디딘 수준이며 앞으로 갈 길은 아득할 정도로 멀지만 어찌 되었든 한 단계 한 단계 해답을 찾아나갈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