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불가능한 나만의 마케팅은 언제쯤

그리고 내가 마케팅을 좋아하는 이유

by 마케터 와이

나는 내 직업이 마케터라서가 아니라 여러 가지 이유로 마케팅이 좋다.


가장 큰 이유는 마케터가 나와 천직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는 음식을 먹을 때도, 여행을 가도, 운동을 할 때도, 심지어는 누가 길거리에 해 놓은 낙서만 봐도 이건 어떻고 저건 어떻고 하면서 아주 많은 생각들을 한다. 아주 많은 일상의 영감들이 나를 따라다닌다. 그냥 너무 사소한 것들일 때도 당연히 많고 실제로 내 인생에, 일에 정말 중요한 것들일 때도 있다. 나라는 사람이 원래 가지고 태어난 성격 자체가 그렇다. 그리고 마케터는 그때의 영감을 현실화할 수 있는 직업이라 좋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내가 대체 불가능한, 나만의 영감들을 멋지게 현실화시키며 일하는 줄 알았으나 문득 돌아보니, 아직은 한참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회사에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맡게 되며 현재는 기획 단계에 있는데, 어느새인가부터 내가 만들어낸 것들이 기존에 없던, 나만의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 게 아니라 그냥 기존의 이미 너무 훌륭한 것들을 짜깁기해 놓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최근에는 왜 나만 할 수 있는 것들을 만들어내지 못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계속해서 나를 괴롭혔다.


때마침 내가 속한 마케팅 모임에서 기존에 없던 새롭고 획기적인 방식을 추구하는 마케팅의 유효성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다양한 업계에 있는 현업 마케터들과 이야기하며, 문득 기존에 없던 새로운 것이 언제 어떤 상황에나 통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애플의 줄 없는 에어팟이 처음 등장할 때 그랬고, 즉석밥 햇반이 처음 등장할 때 그랬던 것처럼 새로운 것이 오히려 반감을 일으키는 순간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내 위치에서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것들을 해 나가다 보면 기존에 없던 새로운 것이 필요한 시점이 분명 있을 것이다. 그리고 바로 그때야말로 새로운 걸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덧붙이자면 현재 우리 브랜드가 속한 시장의 위치와 상황에 따라 새로운 것이 필요한 시점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언젠가 정말 새롭고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실현해야만 하는 때가 왔을 때, 대체 불가능한 나만의 것들을 만들어내는 마케터가 되기 위해 지금부터 열심히 빌드업을 해야지,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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