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미지의 서울'을 보고
“엄마, ‘미지의 서울’이라는 드라마가 괜찮다는데?”
“응”
며칠 후
“엄마, ‘미지의 서울’ 재방송 하는 거 봤는데 괜찮은 거 같아”
“응”
또 며칠 후
“엄마, ‘미지의 서울’ 같이 안 볼래?”
“그렇게 괜찮아?, 그래, 그럼 같이 보자, 봐”
결론부터 말하면 안 봤으면 어쩔 뻔 했어.... 간만에 본 괜찮은 아니 좋은 드라마다. 얼굴 빼고는 모든 게 다른 쌍둥이 자매가 인생을 맞바꾸는 거짓말로 진짜 사랑과 인생을 찾아가는 로맨틱 성장 드라마이다.
이 드라마는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이 성장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주인공인 미지, 미래, 호수, 세진뿐만 아니라 어머니들까지 등장하는 모든 인물은 삶에 있어서 자신의 올바른 위치와 있어야 할 자리 등을 찾는다. 그럼 이제부터 본론 시작!!!
1. 미지(박보영1) – 성격이 밝고 씩씩해서 동네에서 캔디로 불린다. 육상 선수를 하다가 부상을 입은 후 자신의 삶에 대한 절망으로 마음의 병을 얻는다. 방에 틀어 박혀 몇 년을 지내다 쓰러진 할머니를 살리기 위해 방 밖으로 나오게 된다. 여전히 힘들 때면 마음의 병이 도지지만 호수, 할머니, 로사식당 할머니 등의 도움으로 자신의 길을 찾아간다. 20대 초반을 허비하는 듯 보이지만 마침내, 마음의 병을 앓으며 느낀 것을 토대로 스스로 심리학을 선택하고 공부한다. 물론 드라마에서 빠지면 안 되는 사랑도 찾는다.
2. 미래(박보영2) - 미지의 쌍둥이로 태어날 때부터 신체가 허약하지만 공부를 잘해서 집안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다. 고시를 준비하다가 실패하고 공기업에 취업한다. 회사 내 내부 고발을 이유로 회사에서 괴롭힘을 당하다가 미지와 인생 바꾸기를 통해 자신을 찾아간다. 고향에서 미지로 살아가며 한세진을 만나고 가족이 원하는 삶이 아닌 자신이 원하는 것,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는다. 딸기 농사를 지으며 자신이 원하는 경제 블로그를 만들고 경제 분야에 대해 연구를 시작한다. 처음으로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간다. 물론 미래도 사랑을 찾은 듯하다.
3. 호수(박진영-갓세븐) – 새어머니가 들어오신 지 얼마 안 되어 사고로 아버지가 돌아가신다. 사고의 후유증으로 몸도 안 좋은 상태, 낯선 새어머니와의 동거가 시작된다. 사춘기 그리고 새어머니가 자신을 짐으로 여길 것이라는 오해로 항상 떠다니는 풍선처럼 정착하지 못한다. 자신의 건강 문제가 계기가 되어 어머니와 오해를 풀고 자신의 개성을 살린 능력 있고 양심적인 변호사로 자리 잡는다.
4. 한세진(류경수) - 이 드라마에서 가장 멋진 캐릭터이지 않을까 싶다(물론 나의 피셜) 잘 나가던 해외파 투자 컨설턴트였지만 자신을 키워주신 할아버지의 죽음으로 멘탈이 무너진다. 마지막 순간에 할아버지께서 자신을 찾았지만 자신이 무시했다는 죄책감을 가지고 할아버지의 고향에서 농사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간다. 미래를 만나면서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얻어 다시 투자 컨설턴트로 돌아간다. 예전보다 한껏 성숙한 모습으로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고 미래의 계획을 세우고 그 미래를 미래와 함께 하고자 한다.
5. 미지의 어머니 – 모두들 미지와 미래를 구별하지만 유일하게 끝까지 구분하지 못해서 속상한 엄마. 어머니로부터 사랑받지 못했다는 그래서 자식을 사랑하는 법을 모른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에 어머니의 사랑을 확인하며 자식에 대한 마음이 열리는 츤대레 캐릭터이다. 어머니와 자식의 사이에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한다.
6. 호수의 어머니 – 처녀인 상태에서 자식이 있는 돌싱과 결혼한다. 결혼한 지 얼마 안 되어 남편이 죽고 남편의 아들인 호수를 키운다. 동성도 아닌 사춘기의 아들을 키우는 건 쉽지 않지만 그래도 자신의 방식대로 소통하려 노력한다. 아들과의 오해를 풀며 진정한 엄마로서의 자리를 찾는다.
모두들 혼돈과 어둠을 뚫고 자신의 자리를 찾아간다. 결론만 보면 너무 뻔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겠지만 그들이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하다. 결과보다는 과정이 더 애틋해서 11, 12화보다는 10화까지가 더 재밌게 느껴졌다. 11화를 보고 나서 딸에게 이야기했다. “딸, 엄마는 뻔하다고 해도 이 드라마가 해피 앤딩이었으면 좋겠어. 현실에서는 그러기 힘들다는 거 알지만 그래도...” 나의 바람대로 드라마는 해피앤딩으로 끝을 맺는다.
여기에 한 가지 더하자면 1인 2역을 완벽하게 소화한 박보영을 비롯하여 모든 배우들의 연기가 돋보였다. 탄탄한 구성과 역할에 어울리는 캐스팅으로 잘 만들어진 웰메이드 드라마다. ‘이강’이라는 작가를 나의 리스트에 기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