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소리
아주 먼 세계, 아주 먼 옛날에 작은 마을에는 엘더라는 소녀가 살고 있었다. 그녀는 모험을 꿈꾸는 용감하고 열성적인 16살 소녀였다. 그러나 외딴 마을에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소녀는 그녀가 원하는 모험을 즐길 수 없었다. 대신 그녀는 가끔 아버지가 큰 마을의 시내에서 사오는 소설을 읽으며 모험을 대신했다.
아버지가 사온 책에는 수 많은 세계가 펼쳐져 있었다. 그녀는 책 속의 용사가 되기도 불을 뿜는 용이되기도 했고 어떨 때는 불우한 공주, 지략이 뛰어난 책략가, 거대한 괴물, 아주 오래된 나무 등 원하는 모든 존재가 되어갔다.
그녀는 매일 책 속에서 꿈꾸며 살았다. 엘더는 행복했지만 사람들은 엘더를 나무랐다. 심지어는 그녀의 아버지도 더 이상 그녀에게 책을 사다주지 않았다. 사람들은 엘더에게 ‘올바르게 살아야지!’라고 말했다. 엘더는 그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엘더는 아버지에게 물었다.
“아버지, 어째서 더는 책을 사다주지 않으세요?”
“왜냐면 나는 네가 행복하길 바라거든.”
“저는 책을 읽을 때 행복한 걸요.”
엘더는 아버지는 그 말에 크게 인상을 썼다. 엘더는 아버지의 표정에 슬퍼졌다.
“그건 행복이 아니란다. 엘더!”
엘더의 아버지는 애써 다정스럽게 말했지만 표정에는 못마땅함이 가득했다. 엘더는 아버지의 말에 행복에 대한 정의를 잃어버렸다.
엘더는 아버지를 사랑했기에 아버지가 원하는대로 살아갔다. 앨더는 책을 읽는 대신 숲에서 버섯을 따와 요리를 하고 그네를 탔고 동네 아이들과 어울려 놀았다. 엘더는 항상 미소지었지만 텅 비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그 텅빈 웃음마저 잃는데에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엘더는 조금씩 조금씩 그러나 깊게 병들어갔다. 엘더는 점점 마르고 웃음을 잃었으며 몸과 마음은 약해져만 갔다. 마을 사람들과 엘더의 가족들은 엘더를 걱정했지만 정작 왜 그녀가 아픈지 이유를 알지 못했다.
엘더는 불행하고 불행했다. 너무 오래 꿈을 꾸지 않은 탓에 더 이상 꿈꿀 수 없었다. 그녀 곁을 멤돌던 상상속의 요정들과 그녀를 지켜주던 천사들, 향기로운 꽃들과 바람, 정의롭고 용맹한 친구들은 이제 존재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들의 존재를 다시 떠올리기 힘들었다. 엘더는 자신이 이야기를 버렸기에 이야기 또한 자신을 버렸다고 생각했다. 엘더는 그날 밤 슬피 울었다.
엘더가 슬피 울고 일어난 다음날, 엘더는 세상이 여전히 똑같다는 것을 깨달았다. 여전한 아침식탁, 작은 마을과 사람들, 엘더가 할 일들은 매일 똑같게 느껴졌다. 엘더는 묵묵히 일어나 축쳐진 어깨로 해야할 일들을 해갔다. 엘더는 매일매일 자신의 발만 보며 걸어갔다. 엘더는 집으로 걸어가는 걸음을 걸으며 잠시 눈을 감았다.
그러다 엘더는 자신을 부르는 낮선 목소리를 들었다.
“엘더”
그 목소리는 엘더를 깜짝 놀라게 했다. 왜냐하면 엘더의 마을은 너무 작아 엘더는 마을사람들의 목소리를 모두 알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목소리는 지금까지 엘더가 들어본 적 없는 아주 낮선 목소리였다. 게다가 그 목소리는 아주 독특했다. 동굴에서 말한 것처럼 깊이 울리는데도 마치 종소리처럼 명랑하고 명확하게 엘더의 귀를 파고들었다.
“누구야?”
엘더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러나 주변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엘더는 이상한 감정에 사로잡혔다. 엘더는 주변을 살펴보았지만 그 목소리는 다시 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엘더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 목소리를 잡지 못하면 안될 것 같다는 예감이 든 엘더는 열심히 목소리를 찾았다. 엘더는 그렇게 숲속입구까지 들어섰다. 숲속입구에는 ‘절대 들어가지 마시오! 매우 위험함.’이라고 적힌 나무 표지판을 보고 깜짝놀라 멈췄다.
‘이 숲은 너무 위험해서 절대 들어가면 안되는 곳이라고 했어.’
엘더는 숲앞에 멈춰서서 까만 숲을 바라보았다. 그 숲은 오래전부터 전해오는 아주아주 무서운 숲이었다. 전설에 따르면 숲에는 무서운 괴물들이 살고 미로처럼 복잡해서 들어가면 살 수도 다시 나올 수도 없는 곳이었기에 아무도 숲에 들어가지 않았다.
“엘더”
엘더가 뒤도려는 그때, 엘더는 다시 그 목소리를 들었다.
“누구야?”
엘더는 다시 물었다. 목소리는 대답이 없었다. 엘더는 눈 앞에 숲을 바라보았다. 그곳에 들어가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엘더는 자신도 모르게 숲을 향해 한걸음 내딛었다. 너무 위험하고 무서운 숲이었지만 엘더는 자신이 읽었던 책을 떠올렸다.
‘내가 용사였을 때 위험한 가시나무들을 베어가며 위험에 빠진 공주를 구하러갔지. 거대한 용일 때는 눈 앞에 모든 것을 불태워보기도 했고 괴물이 되어 엄청난 속도로 대지를 뛰어다니기도 했어.’
엘더의 걸음은 점점 더 빨라졌다. 엘더는 걷고 걸었다. 숲에는 신비로운 많은 식물들이 살고 있었다. 엘더의 눈에 더 이상 두려움이 없었다. 오히려 그녀는 책을 읽던 때보다 더 밝고 명료하게 빛나고 있었다. 엘더는 감탄하는 눈으로 숲을 바라보았다. 숲에 식물들은 아주 조용히 잠자고 있었다. 엘더는 식물들을 깨우듯 작은 손으로 그들을 매만지며 지나갔다. 그렇게 점점 더 숲 깊은 곳으로 엘더는 들어갔다. 그러다 엘더는 깜짝놀라 멈춰섰다. 엘더의 눈 앞에 거대한 유리정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유리정원은 투명히 빛나는 유리와 넝쿨들로 이루어져 있었고 안에는 아름다운 꽃과 나무들로 가득 채워져있었다. 유리정원은 어두운 숲을 반짝반짝 빛내고 있었다. 그것은 건물이라기에는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느껴졌다. 엘더는 뭐에 홀린 것처럼 유리정원의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정원의 안에 들어 온 엘더는 더욱 감탄했다. 건물 안에는 봄처럼 따스한 바람이 불었고 꽃들이 엘더를 환영하듯 바람에 방실 흔들리며 엘더를 향해 얼굴을 들었다. 엘더는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안녕, 엘더.”
다시 목소리가 들렸다. 엘더는 깜짝 놀라 주변을 둘러보았다.
“넌 누구야? 네가 날 부른거니?”
“맞아, 내가 널 불렀어.”
목소리가 대답하며 유리 정원은 다시금 반짝였다. 꽃 사이 요정들이 나타나며 춤추고 음악을 연주했다. 몇명의 요정은 엘더의 근처로 다가와 같이 놀자는 듯이 옷깃을 잡아당겼다.
“어서와, 엘더. 이곳은 숲에 숨겨져 있는 아름다운 유리정원이야. 아무도 이곳을 찾지 못했지만 넌 찾아냈지.”
“정말 아름다워! 어떻게 이런 공간이 있을 수 있을까! 그런데 넌 대체 누구니?”
“날 모르겠니?”
엘더는 질문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넌 내 책속에 나오던 요정이니?”
그러자 목소리가 꺄르르-소리를 내며 웃었다.
“아니야, 엘더.”
“미안해. 난 네가 누군지 모르겠어.”
“난 널 숲으로 이끈 존재야.”
“그건 나도 알고 있는걸?”
“널 누가 숲으로 이끌었는지 잘 생각해보면 내가 누군지 알 수 있을거야. 엘더, 난 바로 네 마음의 소리야.”
“마음의 소리?”
“넌 언젠가부터 내 소리를 듣지 않았지만 오늘은 달랐어! 드디어 내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날 따라와 주었구나!”
“아아, 네가 내 마음의 소리구나!”
엘더는 그제야 깨달으며 눈물을 흘렸다.
“그래, 맞아! 넌 모험을 떠나고 싶어했고, 드디어 그걸 행동으로 옮겼지. 그래서 넌 숲속에 아름다운 이 정원을 찾아낸거야. 모두들 겁을 냈지만 넌 용감했구나!”
엘더는 그제야 자신이 자신이 마음의 소리를 잃어버리고 살아왔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시 자신의 마음의 소리를 찾아낸 엘더는 기뻐하며 정원의 요정들과 함께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며 향기로운 꽃들과 미소지었다. 엘더가 잃어버렸던 행복이 다시 엘더의 가슴속에 충만하게 넘쳐 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