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관하여]사랑과 증오

프리다 칼로와 디에고 리베라의 이혼

by 예그리나

진한눈썹아래의 커다란 눈이 나를 바라본다.

몽툭한 코와 다문입술이 그녀의 고집스러운 면모를 나타낸다.

한 없이 자유로우면서도 강박스러운 면모를 종종 보이는 종잡을 수 없는 사랑스러운 여인, 나는 그녀를 사랑한다. 웃지않는 표정 속 열정적인 면모와 꼿꼿히 세운 자세마냥 굳건한 신념, 반으로 가른 저 단정한 머리칼까지... 빛나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아름다운 여인을 사랑하지 않을 남자는 없을 것이다.


“우리 이혼하자.”


나는 사랑하는 여인에게 그렇게 말했다. 그녀는 절대 내게 헤어지자는 말을 하지 못할 것이다. 그것은 내가 해야하는 말이었다. 그녀의 빛나는 눈은 지쳐있었다. 몸만이 아니라 그녀의 영혼까지 지쳐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그녀는 눈을 감지 않고 나를 바라보았다. 나의 답변을 기다리는 그녀를 보자 심장이 두근거렸다.


“날 두고 다른 여자를 만나고, 내게 이혼하자고 말하는 군요.”


그녀는 분노했다. 나는 그녀의 그 분노까지 사랑했다.


“맞아. 하지만 내가 사랑한 건 너뿐이야. 내 영혼은 너의 것이지.”


“당신은 날 불행하게 만들고 있어!”


“넌 그정도로 나약하지 않아. 난 알고있지. 네가 누구보다 강하다는 것을.”


“당신을 사랑해요.”


“나 또한 마찬가지야.”


“...난 당신만 사랑하는 여자로 살고 싶진 않아요. 아니, 사실은 당신만 사랑하는 여자로 살고 싶었죠. 당신을 위해 머리를 기르고 요리를 하고... 당신이 좋아하는 옷을 입었죠. 남편이 집에 오기를 기다리는 여자로 살아도 좋다고 생각했어요. 한때는 그랬죠. 아니, 사실 지금도 그래.”


그녀는 정신을 놓은 사람처럼 중얼거리다 고개를 숙였다.


“그렇게 살 필요없어. 넌 재능있고 뛰어난 사람이야.”


“그래서 이혼하자고 하는건가요?”


숙였던 고개를 쳐들고 날 바라본다.


“우린 서로 사랑하고 있어. 하지만 난 널 불행하게하겠지.”


“당신은 또 다른 여자를 만나겠죠.”


“그럴지도 모르지.”


“말이라도 아니라고 하지 않는군요.”


“그래, 내가 사랑하는 건 너뿐이야. 그건 진심이야.”


“내 여동생이나 다름없는 애와 바람을 피우고 날 사랑한다고?”


“어쩌면 그래서였을지도 모르지. 너와 닮았으니까.”


“짐승같은 말을 하는군요.”


“네 말이 맞아. 나와 함께하면 인생에 평화는 없어. 난 계속해서 갈구하고 얻어내지. 인간은 욕망하는 존재야. 그건 너도 마찬가지.”


그녀는 내게 분노하고 실망하면서도 나를 사랑했다.


“당신이 미워요.”


나는 그녀가 나를 사랑함을 알았다.


“내 여동생과 살림을 차렸나요?”


“너도 알고 있잖아.”


나는 의자에 눕듯이 기대었다. 나는 그녀가 아파 누워서 지낼 때에도 그녀를 떠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그녀를 떠나야 했다. 그녀는 고통스러워 보였다. 나는 미안하면서도 미안하지 않았다. 그녀는 나와 다르지만 나와 같다. 나는 그녀가 나의 욕망을 이해할 수 있는 유일한 여자라고 믿었다.


“당신의 말을 받아들이겠어요.”


“사랑해.”


나는 이 말이 그녀에게 얼마나 큰 상처와 족쇄가 될지 알면서 내뱉을 수 밖에 없었다. 아아, 나의 프리다, 나는 그녀를 사랑했다.


-디에고 리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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