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도 언니도 처음이라
2025년 7월 7일. 4살 터울의 서자매 엄마가 되었다.
둘째는 사랑이라는 말, 주변에서 많이 들었는데 진짜였다.
살다 보면 겪어보지 않으면 모를 말들이 있다.
"부모님 돌아가시기 전에 잘해드려야 한다"
"애기는 뱃속에 있을 때가 제일 편하더라"
"둘째는 발로 키운다"
"둘째는 사랑이다"
이 말들 중에 요즘 가장 체감하는 건, 둘째는 사랑이다 라는 말.
첫째 낳았을 땐 앞으로 무슨 바람이 불지 몰라서 우산을 꼭 쥐고 바들바들 떨고 있는 기분이었다면,
둘째는 이제 비가 언제쯤 올지 일기예보 보고 준비하는 기분이랄까?
첫째 때는 출산도 회복도 다 처음이었고, 겪어보지 못한 아픔에다 얼마나 더 아플지 모르는 불안감이 컸다. 100일의 기적을 기다리며 매일 새벽에 그렇게까지 우는 아기를 보면서 이게 육아인가 싶기도 했다.
둘째도 당연히 아기인데 둘째라고 해서 태어나자마자 통잠 자는 것도 아닌데 그런데도 마음이 한결 편한 건 이미 알고 있다.
'이 시기엔 원래 그렇다는 걸'
그래서 그냥 마음이 좀 너그러워진 것 같다.
근데 첫째는 이번에도 나한테 과제를 준다.
이제 언니가 된 첫째. 우리 첫째도 겨우 다섯 살, 아직 어린 아인데 어느 날 갑자기 ‘언니’가 되어버렸다.
내 배가 불러올 때 “엄마가 동생 때문에 아픈 것 같아…” “속상해요…” 라고 어린이집 선생님께 말했던 아이였다.동생보다 엄마가 아플까봐 먼저 걱정하던 모습이 고맙고, 대견하고, 그 와중에 혹시 동생을 미워하게 되면 어쩌나 괜히 걱정되기도 했다.
둘째가 태어난 뒤 “엄마 배 이제 작아졌네~ 안 아프겠다~” 하며 좋아하는 첫째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조리원 퇴소하고 남편도 나도 출산휴가 중이라 다 같이 집에 있는 와중에, 첫째는 아침마다 어린이집에 가야 한다.
그날도 바쁘게 등원 준비를 하는데 첫째가 말했다. “엄마도 있고 아빠도 있고 애기도 집에 있는데
왜 나만 어린이집 가? 나도 엄마랑 있고 싶어.”안된다고 토닥이며 말했지만 소용없었다.
울음은 점점 커졌고 결국엔 소리치듯 말했다. “나도 엄마랑 있을래~!!” 그 말이 너무 마음에 남았다.
정말 공감도 되지만 그렇다고 둘째 태어났다고 어린이집을 안 보낼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울고 떠난 날, 동생을 이뻐해주며 웃다가도 엄마가 동생 안고 있으면 질투 나서 얼굴 찌푸리고
그러다 또 애써 마음 다잡는 모습이 진짜 지킬앤하이드 같았다.
동생을 사랑해줘야 한다는 걸 마음으로는 아는데 그 존재 자체가 싫은 느낌. 그게 느껴졌다.
'첫째야, 너도 언니가 처음이라 많이 힘들구나.'
오늘 아침엔 “제발요… 나도 집에 가고 싶어요…”하며 울고 떼쓰는 걸 봤다.
울고불고 난리인 너를 빨리 등원시키려는 내 모습이 못난엄마처럼 느껴졌다.
“떼쓰지 마, 어서 등원해야지” 라고 말한 내가 하루 종일 마음에 걸렸다. 훈육이라는 게 도대체 어디까지가 훈육이고, 어디까지 공감해야 하는 건지 나도 정말 모르겠다.
이럴 때마다 첫째와 눈 마주칠 때 괜히 미안하고 또 괜히 마음이 짠하다. 가끔 이런 생각도 든다.
자매라는 것도 결국 같은 뱃속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로 가족이라는 이름을 가진 ‘타인’ 아닐까?
더 사랑받고 싶은 마음,
더 안아달라는 마음,
이런 건 당연한 건데
그래도 오늘 하루 잘 견뎌낸 너도, 나도, 정말 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