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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모임과 위대한 과학자 스토리

인문학향기충전소

by 쥬디

어제 나는 인문학향기충전소 모임에서 유시민 작가의 ‘문과 남자의 과학공부’를 미니강연했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인문학적 질문아래 나는 무엇인가?라는 과학적 질문이 필요하고 나와 타인 그리고 사회를 이해하려면 과학적으로 우리를 알아야 한다면서 인문학과 과학의 통합, 통섭을 주장하는 책이다. 과학과는 별로 안 친하다가 읽은 책이라 신선했고 유전자나 진화론, 뇌과학등을 통해 내가 무엇으로 이루어진 존재인지 새삼 알게 되어 관점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나는 인간을 너무 도덕이나 도리 의무 등으로 판단하고 평가하기 전에 생물학적으로 왜 그런 말이 나오고 행동하는지를 생각해 본다면 서로를 더 이해할 수 있는 폭이 커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연을 마치고 후기가 이어지며 한 작가님은 눈부신 과학기술 발달의 폭주가 오히려 전쟁의 도구로도 쓰여 인류를 말살하고 절멸할 수도 있는 원자폭탄까지 만들어낸것을 이야기하며 인문학적 윤리가 과학에 앞서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또한 아주 중요한 이야기란 생각이다.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상상만 했던 세상이 만들어지고 어마어마한 혜택을 받으며 살고 있지만 동시에 전쟁이나 살육의 도구가 더 잔인하고 교묘하게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나와 타인을 구분하기 좋아하는 사피엔스 종인 우리가 과연 얼마만큼 과학에 윤리의 옷을 제대로 입힐 수 있을까. 커다란 사명감이 필요하다.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여러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어서 독서모임이 좋다. 집단지성의 힘이 중요하다.



문학을 좋아하는 이유가 스토리를 좋아해서다. 문학에는 그럴법한 세계를 산책하는 수천 수만길이 있다. 비슷하기도 하고 전혀 다르기도 한 길을 걸어가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요즘 어렵다고 생각한 과학을 스토리를 통해 전해 듣는 재미에 빠졌다. 우리나라 최고의 생물학자인 최재천 교수의 영상을 많이 찾아보는데 위대한 과학자들의 과학이야기뿐 아니라 그들의 삶에서 전해지는 스토리가 아주 흥미진진하다.


‘종의 기원’에 찰스 다윈의 세계는 정말이지 무궁무진하다. 원래 유명 인사라 나중에 스토리가 풍성하게 붙어서 전해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다윈의 아버지는 다윈이 신학자나 의사가 되길 바랐다고 한다. 다윈은 의학보다 지질학에 관심이 있었고 산이나 들로 나가서 자연을 관찰하고 자연물을 주워 와서 관찰하는 걸 좋아했다고 한다. 그 당시 대영제국이 아프리카를 포함한 다른 대륙의 나라를 식민지 하는데 열광하던 때였는데 정부는 타국의 정복과 함께 관찰도 중요시해 탐험대를 자주 보냈다고 한다. 배이름은 저 유명한 ‘비글호’. 타 대륙의 지질이 어떠한지 알아 갖고 오라는 사명을 받고 20대 초반의 다윈은 장장 5년간이나 청춘 시절의 뜨거운 한때를 보내기 위해 기꺼이 배에 올랐다. 물론 배멀미로 많은 고생을 했다한다. 탈 때는 지질학을 공부하는 학생으로 탔지만 대양과 대륙을 탐험하고 내릴 때는 동물학자로 내렸고 런던 교외 집에 정착해 살 때는 온실을 만들어 온갖 식물을 키우며 연구하는 식물학자로서의 삶을 살았다고 한다. 그는 단순히 재야학자로서 계속 연구만 하며 산 것도 아니고 그 위대한 ‘종의 기원’으로 신이 인간을 빚었다고 믿었던 이천 년간의 굳센 믿음에서 진화설을 주장해 세상을 깜짝 놀라게만 한것도 아니었다. 아버지에게 받은 돈을 여기저기 투자해 돈을 잘 굴리며 살았다는 점이 흥미로왔다. 그리고 하루에도 거의 편지를 쓰지 않는 적이 없을 정도로 많은 과학자나 지인들과 끊임없이 소통했으며 자신의 이론을 널리 퍼트리기 위해 주변사람들을 많이 활용했다고 한다 한다. 다윈이 지금 시대에 살았으면 하루종일 sns를 하는 과학커뮤니케이터였을 거라는 말도 덧붙였다. 두꺼운 책 표지에 수염이 덥숙한 근엄한 다윈의 사진만 봐서는 전혀 상상이 안 간다. 그 두꺼운 책도 연구만 더 하게 두었으면 브래태니커 같이 더 거대한 사전식으로 나왔을지도 모른다고 하니 연구의 방대함이 어떠했는지 짐작하기 어렵다.


또 하나 재밌는 건 누군가 진화설을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을 때 혼자 짜잔 하고 엄청난 이론을 들고 나타나는 게 아니라 -그런 상황, 분위기가 조금씩 조성이 되는 속에, 즉 다윈 외에도 진화설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나타났다는 말,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 경쟁적인 흐름에 이론이 발표된다는 점이다. 즉 이 말은 다윈이 아니었어도 얼마 안 가서 다른 학자가 진화설을 발표할 수도 있었다는 점이다. 엄청난 비판과 비난의 폭풍우를 받기도 했지만 단숨에 최고의 관심을 받아 책이 하루 만에 다 판매되었다고 한다. 어쨌든 다윈의 스토리가 재밌다. 자신이 좋아하고 하고 싶은 연구를 생활도 돌봐가면서 끈기 있게 해 나갔다. 젊은 시절 낯선 대륙에서 만난 비슷하면서도 환경에 따라 변이와 진화가 이루어지는 다른 여러 종의 동물들을 자세히 관찰하고 표본을 보내는 등 그는 묵묵히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했을 뿐인데 그것이 인류 과학의 역사를 획기적으로 바꾸는 일이었다니 놀라지 않을수 없다.


다윈에게서 닮고 싶은 점이 그것이다. 내가 좋아하고 선택해서 묵묵히 하는 일이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고 좋은 영향을 줄수 있다면 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 어쩌면 세상은 그런 사람들이 이끌어가고 있는지 모른다. 최재천 교수는 말한다. 남들이 원하는 일 말고 자신이 좋아하고 남들이 잘하지 않는 거를 찾아 온 힘을 다해 노력해 보라고. 이 말에 공감한다. 모순 가득한 세상의 시류를 크게 뛰어넘어 흔들리지 않는 자신을 완성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위대한 과학자의 에피소드를 통해 사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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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kaoTalk_20250208_221405695_01.jpg LS자기계발(인문학향기충전소) 카페 큐알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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