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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쥬디 May 21. 2024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와
그의 작품들

(호프맨 작가님 인문학강의 5차시)

자칭 문학소녀였던 나는 고등학교 시절, 책을 좋아하는 몇몇 아이들과  세계 문학작품을 경쟁하듯 읽었다. 그중에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은 –햄릿, 리어왕, 맥베스, 오델로-  마치 불문율과 같았다. 고 1 때 햄릿을 읽고 영글어 가고 있던 나의 뇌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이제껏 듣도 보도 못한 언어들의 향연에 신세계를 접한 느낌이었고, 넘사벽이라는 말이 그때는 없었지만 비슷한 느낌에 빠졌던 거 같다. 사춘기 감수성이 한참이던 때라 햄릿이 사랑하는 오필리어를 결국 죽게 만드는 부분에서 가슴 아팠던 기억이 있다. 고등학교 주변 대학 연극 서클팀이 ‘햄릿’을 무대에 올린다 해서 친구와 함께 보러 갔다. 꽤 재밌게 보고 나왔다. 그리고 ‘로미오와 줄리엣’도 비극인데 왜 이건 제외했을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 20대 때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은 몇 번을 봤는지 모른다. 차례차례 베니스의 상인, 한 여름밤의 꿈, 말괄량이 길들이기 등을 읽었다. 엘리자베스 여왕이 식민지였던 인도하고도 바꿀 수 없다고 할 정도로 셰익스피어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문호 중의 한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오늘 호프맨 작가님의 5차시 강의는 오랫동안 잊고 있던 강렬한 스토리와 언어의 만찬을 맛보게 하는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우선 문학은 역사적 배경과 떼려야 뗄 수가 없다. 유럽에서 르네상스가 일어났지만 아직 신과 인간 중심의 시대가 혼재해 있다가 셰익스피어가 활동한 시기에 드디어 진정한 인간중심 시대가 도래했다고 한다. 엘리자베스 1세가 등장해 대영제국을 전 세계에 떨치며 화려한 경제부흥과 문화부흥을 이룬 시대이기도 했고, 반대로 극심한 전염병이 돌면서 연극을 한 곳에서만 하지 못하게 되어 ‘글로브’라는 유랑극단이 유행했는데 그곳에서 언론이 탄생하고 작가들과의 만남이 이루어지며, 대중들과 접점을 만들어 내면서 셰익스피어가 등장하게 되는 흐름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는 하층민과 보통민,  귀족들의 언어를 두루두루 흡수하면서, 20여 년동안 무려 37편의 작품을 탄생시켰다. 

리어왕     

리어왕이 두 딸 들이 배신한 것을 알고 분노에 치를 떨며 외치는 대사를 내가 읽었는데, 아직 몰입이 안 되어 교과서처럼 읽고 말았다.

“천지를 진동시키는 천둥이여, 두껍고 둥근 이 세상을 납작하게 짓이겨라. 자연의 틀을 깨어 은혜도 모르는 인간을 태어나게 하는 모든 종자들을 없애버려라.”

와! 읽으면서도 정신이 번쩍 나는 대사다. 아직 잠에서 덜 깬 나의 뇌가 놀랐다. 아! 이런 대사들이었지. 어렴풋이 기억이 살아났다. 대문호의 글은 범접하기 힘든 세상이었다는 걸. 리어왕은 모두를 파멸과 파국으로 몰아간다.     

햄릿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 

아마 인류가 계속되는 한 이 대사는 영원히 쓰이지 않을까! 햄릿의 고뇌 어린 대사다.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가혹한 운명의 화살을 맞고도 죽은 듯 참아야 하는가.

아니면 성난 파도처럼 밀려드는 재앙과 싸워 물리쳐야 하는가.”

햄릿은 수많은 고민을 하는 데 여기서 햄릿형 인간이라는 말이 나왔다고 한다. 즉 번민과 고민을 하며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사람을 그렇게 부르는데, 문학작품이 캐릭터 유형에까지 영향을 미친 셈이다. 파멸과 파국으로 치닫는 비극에서 무엇을 얻을 것인가? 단순히 스토리 만을 볼 게 아니다. 인간의 어리석은 판단, 감정에 지나치게 매몰되는 모습 등 인간의 다양한 감정들을 다양한 인간군상들이 등장해 서슴없이 표출해 간다. 강렬하면서 빠져들게 만드는 요소가 존재한다.

비극은 약점을 가진 주인공이 나오고 선한 인물도 희생되게 하기에 비극이라고 한다. 즉 선한 인간이 행복해지는 해피엔딩이 아니다. 햄릿에는 유령, 주술적 요소, 광기, 시적인 요소 등이 많이 나온다. 그리고 인간의 본성을 건드려 주며 해방을 맛보게 하는 유머와 정곡을 찌르는 내용들이 나오는데. 이런 보편성이 있기에 시대가 지나도 사람들이 찾는 고전이 되는 것이라 했다. 작가님의 이 말씀으로 내 머릿속에 그냥 작품으로 흩어져서 ‘이해가 되지만 너무 세다, 읽으면 머리가 어떻게 될 거 같아’라는 등등의 생각들이 비로소 정리가 되는 기분이었다.      

베니스의 상인     

기독교인 안토니오와 유대인 샤일록의 대립 구도이지만, 단순히 두 인물의 대립으로만 보면 안 된다고 한다. 안토니오라는 기존 기득권을 가진 사람과 기득권에 도전하는 샤일록의 대립으로 그 당시 사회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 그리고 종교대립으로 볼 수도 있다. 이 작품을 처음 읽었을 때는 단순히 샤일록이 나쁘다고만 생각했었는데, 세상을 조금 알게 된 후에 다시 읽었을 때는 안토니오 편만 드는 작가가 선입견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는데, 당시 기독교 사회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 거라고 했다.           


오늘의 강의를 통해,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위대하다고 하니 그런가 보다 하며 지나쳤던 생각에서, 왜 위대한 것인지 알게 되었다. 의문이 풀렸다. 거기에는 시대적 배경과 함께 적나라한 인간의 본성이 그려져 있는데 그런 보편적 진리는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다. 그래서 고전으로 살아남은 것이다.     

끝으로 문학에서 독자와 작가의 차이점에 대한 어록 명언     

4 상호보완적 관계

작가는 독자 없이 존재할 수 없으며 독자는 작가 없이 존재할 수 없다. (윌리엄 워즈워드-영국 시인)     

아무리 작가가 뛰어난 작품을 써도 독자가 읽지 않는다면 존재한다고 할 수 없다. 셰익스피어의 작품들도 끊임없이 읽고, 연극이나 영화로 만들어져 보는 속에, 독자들의 다양한 해석과 감동이 불러일으켜지면서 위대한 작품으로 살아가고 있다.     


대문호의 강렬한 언어의 유희가 번개처럼 번뜩이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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