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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간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10

희망의 시인에 대해

by 쥬디

모차르트 피아노소나타 16번 2악장~~


약해지지 마

있잖아, 불행하다고 한숨짓지 마

햇살과 산들바람은 한쪽 편만 들지 않아

나도 괴로운 일 많았지만 살아있어 좋았어

너도 약해지지 마

시바타 도요


아들~~

엄마는 오늘 작가님들과 하는 북토크 때 모차르트 음악을 배경으로 이 시를 낭송하는 거부터 시작했단다. 오늘 엄마가 선택한 이야기는 일본시인 '시바타 도요'와 그분의 시에 관해서였거든. 오늘 서울 강동구 솔향기북카페에서 세 번째 북토크 시간을 가졌어. 처음 할 때 긴장감은 이제 조금씩 여유로움으로 바뀌고 있는 게 느껴져. 소박한 장소에서 인원이 많지 않은 속에 하는 거지만 나름 재밌고 즐겁단다. 아침부터 서둘러서 지금 눈꺼풀이 무겁게 내리누르는걸 간신히 참고 편지를 쓴다.


아들은 오늘 어떤 하루 보냈니? 아무도 없는 집에 들어서니 쓸쓸함이 사무친다. 엄마와 아들은 지금 각자의 공간과 시간 속에서 지내는구나. 노고가 많네 우리 아들. 오늘 ‘시바타 도요’ 시인이 그런 시를 지었더라. 타인에게 받은 친절함을 저금해 두었다가 힘들 때 꺼내 쓴다고. 연금보다 좋다고 하는 재밌는 시였어. 친절함도 좋고, 즐거웠던 기억을 꺼내보면 조금 기운이 난다.



오늘도 엄마는 완전히 연소했다. 좋은 사람들과의 교류는 에너지를 뿜뿜 얻게 되는구나. 아들도 소중한 하루였을 거야. 잘 지내고 내일 다시 찾아올게. 사랑과 기원을 보내며.


2025년 6월 27일 열흘째. 사랑하는 엄마가.


#군대 #사랑하는아들 #안전기원 #북토크 #좋은교류 #아들보고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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