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집에 욕실 세면대 교체공사를 했단다. 한 시간 정도면 된다던 공사가 두 시간 세 시간이 넘어 겨우 마무리 됐는데 그것도 미완료가 되고 말았구나. 연세 드신 두 분이 오셨는데 한분은 사장님으로 지시하고 한분이 혼자 공사하는데 뭔가 일이 원활히 안되는지 입에서는 짜증과 불평 그리고 한탄하는 말이 계속 나오더라. 귀청이 떨어질 정도의 기계음을 간신히 참아가고 있는데 거기다 그런 짜증의 말까지 들으니 기분이 팍팍 나빠지기 시작하더라. 게다가 벽을 뚫는 과정에서 엄청난 시멘트 먼지가 한꺼번에 터져 나와 온 거실을 뿌옇게 만들었지 뭐니. 이게 무슨 상황인지 알 수도 없고 난감했단다. 월요일에 다시 와서 마무리한다고 하며 가는데 기술자님 얼굴이 눈썹까지 하얀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는 거 보고 늘 이런 일상 속에 살아가시는구나 싶더라. 마치 분장을 한 사람 같았어. 깔끔하고 편리하게 쓰는 시스템 뒤에 저런 분들의 먼지 섞인 땀이 있는 거지.
오후에 회합을 가야 는데 초고속으로 걸레질을 몇 번씩 하느라 온몸을 땀으로 샤워했네. 부랴부랴 회합 참석하고 나오는데 사람들이 엄마보고 얼굴이 누렇게 떴다고 하네. 어제 북토크와 오늘 공사까지-내가 한건 아니지만 신경 쓰느라- 강행군이어서 그런가 봐. 얼른 쉬어야겠다.
내일 드디어 아들 목소리 듣는 날이다. 두근두근. 일주일치 이야기 많이 들려줘. 일기도 보고 싶다. 아날로그식 생활에 조금은 익숙해졌는지 모르겠구나. 오늘도 사랑과 기원을 보낸다. 잘 자 아들.
2025년 6월 27일 사랑하는 엄마로부터.
#먼지뒤집어쓴거실 #공사 #땀 #드디어내일 #궁금해아들 #사랑해아들